지난 3분기 주가와 환율 변동의 영향으로 대외금융부채가 크게 줄면서 대외 지급 능력을 반영하는 순대외금융자산이 증가했다.

아울러 단기외채 비율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낮아지고, 단기외채 비중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대외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2조2천43억달러로 전 분기 말(2조2천251억달러)보다 208억달러 감소했다.

대외금융자산 중 거주자의 해외 직접 투자는 11억달러 감소했고, 증권 투자는 글로벌 주가 하락과 미국 달러 대비 주요국 통화 가치 하락 등으로 69억달러 줄었다.

대외금융자산 증감분을 구분하면 주가, 환율, 채권 가격 변동 등 비거래 요인(-323억달러)을 지분 투자 등 거래 요인(+114억달러)이 일부 상쇄했다.

3분기 말 기준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조4천189억달러로 전 분기 말(1조4천611억달러)에 비해 422억달러 감소했다.

국내 주가 하락, 미국 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 등으로 증권 투자가 367억달러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대외금융부채가 대외금융자산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7천854억달러로 전 분기 말(7천640억달러) 대비 214억달러 증가했다.

이 순대외금융자산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8천107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집계됐다.

3분기 말 기준 대외채권은 1조20억달러로 전 분기 말보다 169억달러 감소했다.

계약 만기 1년 이하의 단기 대외채권은 153억달러 감소했다. 중앙은행 준비자산(외환보유액)이 73억달러, 예금취급기관의 대출금이 47억달러 각각 줄어든 영향이다.

장기 대외채권은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험사, 공기업 등 기타 부문의 부채성 증권이 39억달러 줄어 전체적으로 15억달러 감소했다.

대외채무는 지난 2분기 말 6천651억달러에서 3분기 말 6천493억달러로 157억달러 감소했다.

만기별로 단기외채가 203억달러 줄고, 장기외채가 46억달러 늘었다. 이 중 단기외채 감소에는 예금취급기관의 현금 및 예금의 79억달러 감소가 반영됐다.

유복근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브리핑에서 "예금취급기관의 현금 및 예금은 이란의 국내 동결 자금 회수 등으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대외채권은 현재 국내 거주자의 비거주자에 대한 확정 금융 자산을 의미하며, 대외채무는 확정 금융 부채를 의미한다.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지분, 주식과 펀드, 파생상품 등은 제외된다.

이런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3분기 말 기준 3천527억달러로 전 분기 말(3천538억달러)보다 11억달러 감소했다.

대외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단기외채 비율(단기외채/준비자산)은 2분기 말 기준 38.4％에서 3분기 말 34.2％로 4.2％ 포인트(p) 하락했다. 준비자산 감소에도 단기외채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결과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 말 기준(33.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유 팀장은 설명했다.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단기외채 비중(단기외채/대외채무)도 2분기 말 기준 24.3％에서 3분기 말 21.8％로 1994년 4분기 말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외채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다"며 "국내 은행의 외채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도 올해 3분기 말 기준 143.3％로 규제 비율인 8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관계기관 간의 긴밀한 공조 속에서 대외 채무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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