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의 물갈이론 "혁신 단골 메뉴...총선 승리의 방정식 될 수 없어"
인요한의 물갈이론 "혁신 단골 메뉴...총선 승리의 방정식 될 수 없어"
  •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
  • 승인 2023.11.14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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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3선~5선 중진 이상 "원유철.한선교.김성태.홍일표.김재원 등 불출마 선언 및 필패...민주당이 자리 차지하고 있어"

[정성남 기자]국민의힘 전직 당 대표를 지낸 이준석 씨는 지난해 8월 13일 “이 정권이 위기인 것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이 바라는 것과 대통령이 바라는 것, 그리고 많은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것이 전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씨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핵관들이 꿈꾸는 세상은 우리 당이 선거에서 이기고 국정동력을 얻어 가치를 실현하는 방향이 아니다. 그저 본인들 우세 지역구에서 다시 공천 받은 세상을 이상향으로 그리는 것 같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핵관들을 향해  “권성동‧이철규‧장제원 윤핵관들과 정진석‧김정재‧박수영 등 윤핵관 호소인들은 윤석열 정부가 총선 승리를 하는데 일조하기 위해 모두 서울 강북지역 또는 수도권 열세지역 출마를 선언하라”며 더 정치적 승부수를 걸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아시타비(我是他非-나는 옳고 타인은 틀렸다는 의미로, 내로남불의 사자성어)’라고 했던가. 윤핵관들의 수도권 험지 출마를 앵무새 같이 읊어대던 이준석 씨는 최근 대구를 기반으로 한 신당 창당, 나아가 내년 총선 대구 출마를 공식화했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핵관을 향해 그는‘수도권 열세지역’ 출마를 주장했으나 정작 본인은 ‘국민의힘 우세지역’ 출마를 선언한 것인 데. 이쯤 되면 이준석 씨야 말로 그저 국민의힘 우세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세상을 이상향으로 그리는 게 아닌가.

이는 동일한 행태를 연출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필적할 만큼 겉과 속이 다른 모양새라는 말이 나오는 와중  그는 최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Mr. Linton’이라고 영어로 응대해 인종차별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인요한 위원장도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지역에 어려운 곳에 와서 출마하는 걸로 결단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는데 이쯤되면 서로가 서로에 대한 아바타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혁신위원장이 공개적으로 국민의힘 지도부 및 중진 의원, 친윤 인사들을 향해 총선 불출마 내지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권고한 것이 반대급부인 민주당에게도 불씨가 옮겨 붙는 모양새다. 

총선때 마다 불거지는 험지 출마에 따른 총선 희생 강요가 ‘물갈이’론?...혁신의 단골 메뉴 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그간 ‘영남권 중진 스타 수도권 출마’를 주장해 왔다. 최근엔 당 지도부와 친윤 인사들까지 범위를 확대시켜 공개적으로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촉구하며 압박을 이어나가고 있다.

인 위원장은 지난 6일 채널A ‘라디오쇼’와의 인터뷰에서도 “희생해서 서울로 올라와 출마하고 떨어져도 다른 (임명직 등)할일이 많고, 4년 후에 출마할 수도 있다”며 “당과 나라를 위해 왜 못하느냐”며, 거듭 특정 인사들에 대한 희생을 요구했다.

으레 총선 때만 되면 여야를 막론하고 ‘물갈이’가 화두로 떠오르곤 한다. 인요한 위원장의 당 지도부 및 중진, 친윤 인사들의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출마 권고도 물갈이의 일환이다.

그렇다면 당 지도부 및 중진, 친윤 인사들에 대한 과감한 물갈이가 단행된다면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혁신위가 쏘아 올린 공이 일시적으로 ‘국민의힘이 변화하고 있구나’, ‘혁신하고 있구나’라는 쇄신 여론을 조성할 순 있을 수는 있겠지만 다만, 선거공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이러한 쇄신 노력이 내년 총선 수도권 승리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직전인 지난 21대 총선 사례를 토대로, 당 지도부‧중진‧친윤 인사들의 수도권 출마를 뒤돌아 본다면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김형오 위원장은 기득권에 머물러 있는 당내 중진들로는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판단속에 이들에게 희생을 강요해 자진 불출마 형식의 물갈이를 밀어붙였다.

이에 따라 5선의 원유철(경기 평택시갑), 4선의 한선교(경기 용인시병), 3선의 김성태(서울 강서구을), 홍일표(인천 미추홀구갑) 전 의원 등 당 원내대표나 국회 상임위원장을 지낸 중진 인사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랐다.

그런데 희생 운운하며 중진 인사들의 물갈이를 밀어붙인 결과가 어땠나. 현재 이들 지역구는 홍기원(평택갑)‧정춘숙(용인병)‧진성준(강서을)‧허종식(동구미추홀구갑) 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로 자리가 차 있는 실정이다.

원칙.선거전략.조직도 없는 수도권 출마 무조건 권고 인가 강요인지?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한 지역구에서 다선을 했다는 건 그만큼 지역구 관리를 잘해왔다는 변할수 없는 성적표요 그 성적표에 대한 증빙인 것이다. 특히 선거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조직력이 탄탄하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다선 의원이 당으로부터 희생을 강요당해 불출마한다고 해서, 그간 다선 의원이 탄탄하게 일궈온 조직이 새롭게 공천 받은 후보를 전력을 다해 도와주지 않는다. 자칫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상대당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고, 4년 뒤 재도전을 노리는 게 객관적 현실이다.

또 국민의힘은 현역 수도권 의원이 민주당 보다 훨씬 적다보니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원외 위원장 체제이다. 이는 선거 승패를 좌우할 조직력 측면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열세라는 얘기다.

결국 인요한 위원장 요구대로 총선을 3~4개월여 앞두고 당 지도부‧중진‧친윤 인사들이 기존 지역구를 벗어나 수도권에 출마한다면 조직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탓에 당선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에 통과하는 것과 같다는 것으로 원칙.선거전략 그리고 조직도 없는 출마는 필패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한편에서는 당 지도부‧중진‧친윤 등 인지도를 갖춘 인사들이 수도권에 출마할 경우 수도권 원외 위원장들보다 경쟁력이 있지 않겠냐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다시 시계를 돌려, 21대 총선으로 돌아가 보자. 경북에서만 3선을 했고,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는 등 나름 인지도를 쌓아온 김재원 전 의원은 당의 험지출마 요구를 받고 서울 중랑을에 출마했으나 경선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아울러 당 지도부‧중진‧친윤 인사들을 수도권 지역에 배치시킨다고 하면, 내년 총선 출마를 목표로 오랜 시간 해당 지역에 공을 들여왔던 원외 위원장들의 반발만 불러와 혼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특정 인사들에게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수도권 출마를 요구하기 보다는 되레, 이들이 기존 지역구에서 재차 당선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줌과 동시에 ▶김포발(發) 서울 편입으로 촉발된 뉴시티 프로젝트 ▶공매도 일시해제 ▶GTX 조기개통 ▶소상공인들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한 저리융자 예산 반영 ▶통신비 부담 완화 ▶고금리 대출→저금리 대출 전환 ▶전기‧가스요금 동결 등 현재와 같이 수도권 민심을 움직일만한 정책으로 승부해 수도권 원외 위원장들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게 내년 총선에서 의석수를 늘릴 방편일 수 있다.

수도권 민심이 국민의힘으로 기운다면, 사퇴 압박 국면에서 뉴시티 프로젝트를 승부수로 띄운 김기현 대표 정도는 수도권 출마를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 국민의힘이 열세라는 지역에 오히려 참신한 젊은 인재등용이 미래의 국민의힘과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한 인재 투자 우선 원칙론이 앞선다는 지적에 귀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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