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서울' 공약의 파괴력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민주당
'메가서울' 공약의 파괴력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민주당
  • 인세영
    인세영
  • 승인 2023.11.0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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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발 '메가시티 서울' 구상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이 초대형 이슈로 부상하며 정국을 집어삼키고 있는데도 민주당은 아직 공식적으로 찬반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일단 여론의 향방을 지켜보겠다는 전략이지만, 당 일각에서는 이처럼 어정쩡한 모습으로는 총선 앞 이슈 주도권 경쟁에서 뒤쳐졌다는 탄성이 나온다.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포의 서울 편입 문제는 신중하게 검토할 사안"이라며 "이는 단순히 던질 이슈도, 바로 결정하고 판단할 문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먼저 들고 나온 공약인만큼 반대하고 싶지만 섣불리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가 이른바 '서울 위성도시' 표심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정부 때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이 구사한 '서울 뉴타운 전략'에 속절 없이 참패했던 트라우마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김포시 숙원 사업인 '지하철 5호선 연장'으로 맞불을 놓았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5호선 연장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및 착수'를 정부·여당에 촉구했다. 그는 "지하철 9호선 연장 검토"는 물론 "국회 국토상생발전 TF(태스크포스) 설치" 등 역제안도 추가로 내놓았다.

여당이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당위성을 주장하고자 내놓은 근거가 틀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유기홍 의원은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포 출퇴근 인구의 85%가 서울로 출퇴근한다'는 여당의 주장을 두고 "202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김포 인구 47만명 중 14.6%인 6만 명이 서울로 출퇴근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출퇴근 숫자를 갖고 반박하는 것은 잘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높다. 

매일 아침 김포발 서울행 저녁 지하철과 버스 승객을 봐도 금새 얼마나 출퇴근 인구가 많은지 피부로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국민의힘 홍철호 경기 김포을 당협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김포시민 1천750명을 조사했더니 (서울시 편입에) 84%가 찬성했다'고 한 데 대해서도 "알고 보니 국민의힘 당원 교육 후 그 당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것이다. 84% 안 넘은 게 이상하다"고 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명확히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는 데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는 '의사 정원 확대'에 이어 '메가 서울'까지 번번이 여당에 이슈 주도권을 내주고 있다는 불만과도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좌파 언론을 비롯한 친민주당 성향의 정치 평론가들은 국민의힘의 메가서울 공약이 나오자, 김포가 서울에 포함되면 쓰레기 매립장을 비롯한 오염시설이 들어올 수 있다는 선동에 가까운 주장을 펼치면서 메가시티 구상의 파괴력을 애써 진화하는 모습마저 보였다.  

KBS1라디오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오마이뉴스 출신의 장윤선과 신인규 변호사 등 좌성향 패널들은 국민의힘의 메가시티 구상에 대해 탐탁치 못한 반응을 보이면서 애써 폄훼하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및 친 민주당 패널로 나오는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비난하고 폄훼하는 걸로 볼 때, '메가서울구상'은 매우 잘 된 기획이다" 라면서 "흔들림없이 해당 정책을 고도화하고 갈고닦으면 내년 총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본지가 만난 여의도 정치권 인사 10명 중 7-8명은 "메가시티 구상은 내년 총선의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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