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전 기자, 김만배 수사 무마 보도...이준석 징계 때도 ‘왜곡 보도’
JTBC 전 기자, 김만배 수사 무마 보도...이준석 징계 때도 ‘왜곡 보도’
  •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
  • 승인 2023.09.0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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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 되지 않은 비보도 파일 사용…“저희 갖고 놀았다” “묵과할 수 없다” 취재원 압박도

[정성남 기자]‘김만배 허위 인터뷰’ 의혹을 시작으로 불거진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 보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발언과 보도 내용이 다른데다가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준 사건이기 때문이다. 조우형씨도 JTBC 측에 1시간 동안 사실을 설명했지만, 보도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JTBC는 당시 해당 사건을 보도한 봉지욱 기자(현 뉴스타파)를 두고 “중요한 진술 누락과 일부 왜곡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봉 기자는 “반론요청이 없는 사과보도”라고 맞섰지만 실제 발언을 조작했던 증거가 남아 반론에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8일 더펴블릭 단독보도에 따르면봉 기자는 지난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심의하는 윤리위원회가 열렸던 당일에도 ‘윗선’을 포인트로 하는 보도를 했었다. 그런데 이 녹음파일은 보도용도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취재 과정에서 취재팀과 함께 협박성 발언을 했던 것도 드러났다.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조우형 씨는 지난 대선을 보름 앞둔 2022년 2월 21일, “JTBC가 보도한 자신의 인터뷰가 사실과는 다르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당시 JTBC 소속 봉 기자가 보도해 최근 논란인 이른바 ‘김만배 허위 인터뷰’ 의혹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2과장이었던 지난 2011년, 조씨에게 커피를 타주며 대장동 사건 수사를 무마시켰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봉 기자가 대장동 수사를 무마하려는 ‘대장동 몸통’이 윤 대통령인 것처럼 보도한 셈이다.

그러나 조 씨는 자신의 주요 인터뷰 내용을 봉 기자가 누락했다고 지적했다. 조 씨가 지난 2021년 10월 봉 기자와 1시간가량 진행한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다. 수사 무마는 말도 안 된다”고 설명했지만, 봉 기자는 이에 대해서는 묵인한 채 의혹 보도만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7일 JTBC는 ‘허위 인터뷰를 보도했다’며 사과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원인 조사에 나설 뜻을 밝혔다. 다만 봉 기자는 JTBC가 근거 없이 사과했다며 “JTBC 사과보도가 허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김만배 허위 인터뷰’의 원본이라 할 수 있는 72분 분량의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여론 조작용 가짜뉴스가 생산된 것 아니냐는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녹취록에선 사실상 윤 대통령이 조 씨에게 커피를 타 준 적도, 봐주기 수사를 한 적도 없다는 것이 충분히 파악 가능했지만 봉 기자는 이를 묵살한 것으로 보인다.

봉 기자의 허위 보도는 처음이 아니었다. JTBC 소속이었던 봉 기자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관련 윤리위가 열리는 지난해 7월 7일 당일에도 “성 접대 의혹 폭로 배경에 ‘윗선’이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며 관련 음성 파일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당시 ‘정치권의 누군가가 이 전 대표를 의도적으로 겨냥한 것 아니냐’는 프레임이 형성됐다.

그런데 본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봉 기자가 공개한 음성 파일은 악의적으로 편집됐을 뿐만 아니라 언론 보도용이 아니었다. 봉 기자가 불법적으로 보도한 것이다.

이 전 대표에 대해 성 접대 등을 제공한 아이카이스트 김성진(구속)씨의 의전을 담당했던 장 모씨와 연락을 하고 있던 김소연 변호사는, 그 무렵 봉 기자가 자신에게 접근하며 장 씨와의 접촉을 지속해서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 씨는 당시 언론 인터뷰의 ‘악의적 편집’을 우려하며 취재를 일절 차단했었다. 김 변호사는 장 씨가 취재진의 접근을 꺼린다며 거절 의사를 전했지만, 봉 기자는 ‘김 변호사가 중간에서 막고 있는 것 아니냐’며 압박까지 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봉 기자에게 ‘장 씨 본인이 언론 접촉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을 보냈다.

녹취 파일에서 김 변호사는 장 씨에게 “언론 인터뷰 한 번만 좀 해주시라”라고 말한다. 이에 장 씨는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윗선에서 안 된다”라고 답한다. 이어 김 변호사는 “그 윗선 제가 하겠다”고 맞받으며 장 씨에게 언론 인터뷰에 응해줄 것을 설득한다. 김 변호사가 해당 녹취 파일을 봉 기자에게 보낸 것은 ‘장 씨의 언론 접촉 거절은 본인의 뜻임’을 강조하려는 취지였다.

그런데 봉 기자는 이같은 내용을 다른 내용과 붙여 편집했다. 봉 기자는 이 전 대표의 윤리위가 열린 날 “이 전 대표의 측근이 성 상납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장 씨를 찾아 써줬다는 7억 원 투자 각서가 장 씨 등을 거쳐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 비서실 윤석대 정책위원에게 전달됐다”는 주장을 JTBC를 통해 보도했다. 김 변호사와 장 씨가 몰려오는 인터뷰를 거절할 때 핑계 삼아 했던 농담인 ‘윗선에서 못하게 한다’라는 말을 봉 기자가 마치 이 전 대표 성접대 의혹에 정치권 배후가 있다는 것처럼 교묘하게 편집해서 보도한 것이다.

그러면서 봉 기자는 후속보도를 통해 “김 변호사는 해당 보도가 허위라면서도 정작 본인이 파일을 (저에게) 건넸단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해당 녹취 파일을 언론 보도용으로 보낸 것이 아니었다. 정작 봉 기자 본인이 ‘보도용이 아니었다’는 말을 밝히지 않은 것이다.

김 변호사는 또 이 전 대표의 징계일 당일 봉 기자가 텔레그램을 통해 자신을 압박하는 듯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도 밝혔다. 그는 보도가 나가던 7월 7일 오후 4시 8분 경 텔레그램을 통해 김 변호사에게 “장 씨는 저희를 갖고 놀았다. 이미 다 나간 파일을 보내질 않나. 조치하려고 한다. 만났을 때 다시 연락주기로 약속을 하더니 또 잠적하고. 묵과할 수가 없다”라며 위해를 가할 것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장 씨에게 접근한 JTBC 탐사팀 PD A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장 씨가 형사재판을 받고 있던 당시 문자메시지로 사건번호를 보내며 “이것 때문은 아니다”라거나, “내일 재판이시군요. 힘내십쇼”라며 지속적으로 심리적 압박을 해댔다. 보도가 나가던 당일 오후 2시 54분에는 “말씀하신 윗선이 누구냐”라고 묻기도 했다. 장 씨는 당시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봉 기자와 탐사팀 PD A씨는 ‘김철근 7억 투자각서’의 배경인 대전의 피부과 원장 이 씨와의 인터뷰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씨는 ‘윗선’에 대해 언급했다. 취재 결과 해당 윗선은 피부과에 투자한 건설업자다.

JTBC는 이 원장의 입에서 7억 각서가 전달됐는지 여부에 대해 들었다. 그런데 해당 사실 전부 이 원장이 어디선가 듣고 말했던 이른바 ‘전언’이었다. 이 원장도 들은 얘기일 뿐 확인된 사실이 아니었다. 봉 기자가 조우형 씨의 발언을 묵살하고 조 씨의 사촌형과 측근들의 말을 더 믿었다는 항변과 방식이 같다. 법정에서도 ‘전언’은 신뢰를 갖지 못한다는 건 일반적인 상식이다.

한편, 당시 이 전 대표는 봉 기자의 JTBC 단독보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당 기사를 거론했다. 이 전 대표는 다소 울먹이며 “한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을 보고 제가 지난 몇 달 동안 뭘 해온 건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성 접대 의혹 폭로 배경에 정치인이 있다고 한 봉 기자의 보도에 즉각 가세한 것이다.

이핵관(이준석 핵심 관계자)도 거들었다. 대표적 ‘이준석계’로 불리는 김용태 당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의혹과 ‘윗선 개입 의혹’을 함께 수사해야 한다며 “당 차원에서 고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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