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성명] 우파 박해하더니, 우파 정부에 자리를 달라는 사람
[MBC노조 성명] 우파 박해하더니, 우파 정부에 자리를 달라는 사람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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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7.2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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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각계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소개하는 차원에서 mbc노조의 성명을 원문 그대로 올립니다. 기울어진 언론 운동장을 바로 세우기 위한 작업의 일환입니다. 편집자주

 “외교부가 성과 최우수 개방직 인사에게 해직을 통보했다.” 동아일보 7월 24일 자 기사 내용이다. 전후 사정을 모르는 독자들은 기사를 보고 외교부가 뭔가 잘못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파 정론지라는 동아일보 기사이니 외교부가 곤혹스러워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해당 인물에게 피해를 입었던 MBC 전현직 직원들은 사려 깊지 못한 기사에서 오랜 상처를 달군 쇠로 헤집는 고통을 느꼈다.

 ‘외교부 개방직 인사’ 그는 누구였던가. 그는 2017년 민노총 언론노조 MBC본부 간부였다. 민주당 집권 후 방문진 이사들을 협박해 사퇴시키고, 임기가 한참 남은 MBC 임원들을 해임하고, 우파 직원들을 차별하고 처벌하고 해고한 난동과 결코 무관하지 않았다.

 언론노조는 우파 정당이 우파 인사를 추천하는 것도 막으려 했다. 2018년 최기화 김도인 방문진 이사가 첫 출근하던 날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몰려가 에워싸고 모욕했다. 그때 사무실 앞 복도를 막고 두 이사에게 사퇴하라고 윽박지르던 자가 바로 그였다. 그는 최기화 이사의 얼굴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 “본인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MBC를 파괴한 주범이 사과도 하지 않는다.” 이제 그 말을 고스란히 돌려주고 싶다.

 

 동아일보 기사는 그가 대단한 업적을 이룬 것처럼 묘사했다. 외교 정책을 설명하는 숏폼 콘텐츠 등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외교부 직위 명부’에 나오는 그의 업무는 ‘대국민 홍보계획의 수립 시행 및 대내외 온라인 홍보’였다. 업적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업무였다.

 동아일보 기사는 그가 일반 공무원직 전환 절차를 밟고 있었다며 계약 종료가 이례적인 것처럼 설명했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개방직 공무원들은 대부분 계약 기간이 끝나면 본업으로 돌아가지 않았었나. 문재인 정부 때 MBC 기자직을 버리고 개방직 공무원이 된 숨은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지금 그가 왜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동아일보는 기사는 또 그가 작년에 정규직 전환을 목전에 두고 계약 기간이 ‘갑자기’ 1년 더 늘어났다며 억울하게 불이익을 받은 것처럼 보도했다. 작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동아일보 기자가 모르는 것 같다. 작년에 그는 타 부처 장관을 동원해 외교부에 인사 청탁을 했다가 MBC 시절 사상 편향적 행태가 드러나면서 무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노조의 우파 탄압에 적극 가담했던 그가 우파로 정권이 교체된 뒤 자리를 청탁하고, 들어주지 않으니 부당한 인사라고 주장한다면 양심을 의심해야 할 것이다. 

 동아일보 기사와 거의 비슷한 기사가 7월 25일 새벽 한국일보에도 게재되었다. MBC 우파 직원들에게는 모질었던 그가 외교부 출입 기자들에게는 살가웠던지, 아니면 이것도 진영의 힘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좌파 정부 때 우파를 공격하는 선봉에 서고, 다시 우파 정부 때 정규직 공무원으로 눌러앉겠다는 사람을 어떻게 용납할 수 있겠는가. 그에게 깊은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있는데, 아직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는데, 다시 세상이 바뀌면 완장을 차고 나올 것 같은데 어떻게 외면하며 참으라고 할 수 있겠는가. 

 문제의 ‘외교부 개방직 인사’는 자리를 탐하기 전에 먼저 그동안 저지른 과오를 돌아보고 인격 수양부터 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공직자가 되려는 사람의 기본자세라고 본다.

2023년 7월 25일
MBC노동조합 (제3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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