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 대법관 후보자는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보라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는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보라
  • 이준규
    이준규
  • 승인 2023.07.1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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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의를 바라는전국교수모임(정교모) 헌정법제위원회 논평

권영준 신임대법관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났다. 권 후보자는 5년 동안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김앤장 법률사무소ㆍ법무법인 태평양 등 국내의 7개 대형 로펌으로부터 5년 동안 18억원의 부수입을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 댓가는 63건의 의견서였다.

그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볼 때 고액의 소득을 얻게 된 점에 대해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인.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겸직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서 급여의 대여섯배의 수입을 별도로 얻는 행위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별개로 하고, 법원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면 그가 굳이 국민에게 송구한 마음까지 가질 필요는 없다.

그러나 법관, 그것도 대법관이 되겠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는 말이 있다. 대법관 후보는 그가 살아온 것으로 말해야 한다.

김명수 류(類)의 특정법 연구회 출신이 아니라는 사실만으로 판사로서의 공정과 중립ㆍ윤리성이 저절로 보장되지는 않는다. 급여로만 보면 교수라는 직업이 부업처럼 보이게 한 그의 행적은 김명수라는 함량 미달의 사람이 망가뜨린 대한민국 사법부에 또 다른 ‘타산적인’ 판사 한 명을 대법관이라는 이름으로 보태주는 것밖에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저절로 자아내게 한다.

지금과 같은 우리 사회의 퇴행에는 돈과 권력을 다 가지려는 자칭ㆍ타칭 엘리트 지도층의 타락이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대법관은 그냥 단순히 최고법원의 판사가 아니다. 신뢰할 수 있는 사회의 심판자, 중재자, 나아가 어른으로서의 역할도 이 공동체는 기대하는 것이다. 그래서 판사는 고독하고, 누군가의 말처럼 수도승과 같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권 후보자에 대하여 ‘굳이 털을 불어 흠을 찾을(吹毛求疵, 취모구자)’생각이 없다. 다만, 법관이 기대는 최후의 이성은 이성이고, 그 이성은 ‘평균인, 보통사람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경험칙’인 만큼, 후보자 스스로 자신이 걸어온 길에 이 평균인의 상식을 적용하여 대한민국 사법부에서 자신이 꼭 필요하고, 해야 할 사명이 있는지, 하기에 적격인 인물인지 진지하게 자문자답하여 거취를 결정하기 바라는 것이다.

2023. 7. 13.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헌정법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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