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지는 지구 온도, 더 오르지 않도록 경각심 가져야
더워지는 지구 온도, 더 오르지 않도록 경각심 가져야
  • 전정희 소설가
    전정희 소설가
  • 승인 2023.05.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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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희 소설가, 푸른아시아 홍보대사 맡아 활동

 

                                                                                                                                                 글/전정희 소설가(푸른아시아 홍보대사)

요즈음 지상파 방송 채널을 돌리다 보면 환경에 관한 프로그램이 많이 방영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곰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장면을 비롯해 이상기후에 대해 경고를 하기도 한다. 필자는 평소 환경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에 푸른아시아 홍보대사를 맡아 우리 지구에 대한 경각심을 알려야 한다는 각성을 하게 되었다.

현재 지구의 평균 온도는 약 15℃ 정도이다. 20세기 초까지 오랫동안 약 14℃ 정도를 유지했던 지구 온도는 100년 만에 벌써 1℃가 올랐다. 서두부터 지구의 온도를 논하는 이유는 그만큼 지구 온도가 우리 인류에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구 온도가 1℃ 상승하면 북극의 빙하가 녹는 속도가 빨라져 북극곰이 멸종 위기에 놓이게 된다. 2℃ 상승하면 그린란드 전체가 녹아 마이애미, 맨해튼이 바다에 잠기고 수십만 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하게 된다. 3℃ 상승하면 아마존 숲이 사라지며 4℃ 상승하면 해수면 상승으로 뉴욕이 물에 잠기게 되고, 5℃ 상승하면 정글이 모두 불타고 가뭄과 홍수로 인해 거주 가능한 지역이 얼마 남지 않게 된다. 그리고 6℃ 정도가 상승하면 생물의 95%가 멸종하게 된다고 한다.

지난 500만 년 동안 지구 온도가 16℃를 넘어선 적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구 온도가 2도만 올라도 인류가 멸망하게 된다고 생각하면 섬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지금도 지구는 점점 더워지고 있고 지난 150년 동안 지구의 평균 온도는 1℃나 올라갔다. 앞으로 남은 1℃를 얼마나 천천히 오르게 만드느냐가 바로 인류의 존속 여부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의 온도를 올리는 주범은 바로 이산화탄소로 대표되는 온실가스로 인한 온실효과인데 바로 이 점을 중요시하게 여겨 창립 이후 기후위기 대응 활동에 매진해 온 단체가 있다. 바로 한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푸른아시아다. 푸른아시아의 주 활동 무대는 아시아의 기후위기•사막화 현장인 몽골과 미얀마에 집중되어 있다.

푸른아시아는 23년 전부터 몽골에 나무를 심어온 국제개발 환경 NGO다. 지구환경기금(GEF),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공인 NGO로 등록되어 있으며,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ECOSOC) 특별협의단체로 등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푸른아시아는 왜 한국 땅을 두고 춥고 메마른 몽골 땅을 찾아갔을까? 푸른아시아는 몽골의 사막화가 심해질수록 동북아 나아가 한국에 황사가 심해진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일찍이 깨닫고 몽골의 기후변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몽골은 기후위기의 가장 심각한 피해지역으로 과거 107년간(1906년~2013년)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0.89℃ 올랐지만, 몽골은 지난 80년(1940-2020) 동안 섭씨 2.25℃가 올랐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몽골의 온도가 2.25℃ 오르는 동안 몽골의 강은 887개, 호수가 1,166개, 샘이 2,096개 사라졌다. 몽골의 강이 3,000여 개 정도 되니 약 3분의 1 정도가 사라진 셈이다. 그 사이 땅은 상상 이상으로 건조해졌다. 이런 사막화 영향으로 몽골의 동식물종 75%가 멸종했거나 멸종의 위기에 처해있다. 또한 과거에는 몽골의 전 국토 중 사막이 40%, 초지가 40%, 산림과 도시가 20% 정도 되었는데, 조사에 따르면 몽골 땅의 76.9%가 사막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왜 몽골만 이렇게 기온이 오르고 생태계가 파괴되고 사막화가 심해졌을까?

몽골은 전통적으로 유목이 산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해 와서 거대한 산업단지도 없는데 사막화가 심해진 이유는 지나치게 많은 가축 때문이라는 일부 학자들의 견해도 있으나,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중국, 한국, 일본 등 주변국, 나아가 산업화 이후 소위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배출이 급격히 증가한 데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런 기후위기와 생태계 충격이 비단 몽골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봄철 불청객 황사의 발원지가 바로 몽골이기 때문이다. 황사는 몽골의 사막화 지역에서 시작되어 편서풍을 타고 중국을 거치면서 오염 미세먼지를 머금고 한반도로 불어닥친다. 결국 한국의 하늘을 깨끗하게 하려면 몽골의 사막화를 먼저 막아야 한다. 이는 아무리 우리나라가 노력해도 황사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황사를 줄이고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몽골의 사막화 지역을 생태복원하고 중국 산업단지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며 우리나라 또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 그래서 먼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시작한 것이 몽골의 사막화를 극복하기 위한 나무 심기였다.

꾸준하게 나무를 심은 결과 푸른아시아는 지난 2014년에는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에서 주는 ‘생명의 토지상 최우수상(The First Prize of Land for Life)’을 받았다. 이는 유엔에서 기후위기 대응활동으로 시민단체가 받은 상으로는 우리나라 최초였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몽골은 여전히 사막화가 지속되고 점점 더 심해지고 있으며 모래 먼지 폭풍 역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푸른아시아는 몽골 바양노르(울란바타르 서쪽 200km)솜(郡)에 현지 주민들과 함께 120ha의 조림지(이 조림지의 규모는 바양노르 마을 면적의 10분의 1 정도다)를 만들었다. 이후 바양노르에서 발원하던 모래 먼지 폭풍이 거의 사라진 쾌거를 얻기도 했다. 결국 조림지역을 꾸준히 넓혀나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이 일은 푸른아시아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푸른아시아가 초창기 몽골에 나무를 심었을 때 나무는 남아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몽골 주민이 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쓰고 가축의 먹이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민들과 함께하는 교육과 오랜 기간의 공동활동을 통해서 나무는 몽골 주민들에게도 소중한 것이 되어 갔다. 나아가 고민 끝에 차차르간(비타민나무)이라는 과일나무를 키우기 시작했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살 수 있는 경제적 동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그 결과 2013년부터 바양노르솜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울란바타르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주민들이 700명이나 돌아와서 1,400명이던 인구가 약 2,000명으로 늘었다. 기후난민 또는 환경난민이라 부를 수도 있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서 살아갈 수 있는 경제적인 인프라 내지 활동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적중한 것이다.

주민들은 마을협동조합을 만들어 비타민 나무 열매 및 묘목, 농산물 등을 팔고 나아가 울란바타르에 있는 가공공장에 납품하기도 해서 점차 주민소득을 늘려나가고 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이렇게 환경난민이 자립할 수 있는 모델을 푸른아시아는 주민들과 만들어가고 있다.

푸른아시아는 몽골 9개 지역, 미얀마 3개 지역에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기후위기 대응 공동체 모델을 적용해 나가고 있다. 특히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시찰단이 몽골의 에르덴솜 현장을 둘러보고, 사막화를 막기 위해 나무를 심는 사례는 많이 봤지만, 빈곤까지 낮춘 모델은 처음 보았다고 극찬했으며, 이후 이 공동체 모델은 자신들의 나라에도 적용하는 사업을 실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푸른아시아는 이러한 활동의 비전을 테라시아(Terrasia)라고 표현하고 있기도 한데, 이는 테라(Terra)와 아시아(Asia)의 합성어로 아시아 땅을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이자 운동으로 발전시킬 생각이다.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오르는 것을 막으려면 화석연료에 의존해 온 현재의 구조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바야흐로 인류는 기후위기 시대에 놓인 채 아슬아슬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당장 우리가 실천할 과제는 무엇일까? 지구를 지키려면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개인 텀블러를 이용하며 손수건과 장바구니를 들고 다녀야 한다. ‘나 하나 실천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어?’라는 생각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은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미미한 개인의 힘이 사회를 움직이고 결국 지구의 국가들과 시민들을 움직여 조금이라도 지구의 온도를 높이지 않는 데 힘을 보탤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전정희 소설가는 2020년 대한민국 올해의 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장편소설 <두메꽃>과 제7회 한국 신문에 무원문학상 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한 <묵호댁>, 장편소설 <하얀 민들레> 등을 집필한 작가다. 현재 아나운서로 MBN ‘생생정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방송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소설가 전씨는 강원도 평창군 홍보대사, 세이브더칠드런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여 <2020년 대한민국 인권 대상> 수상 경력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지난 5월 25일 사단법인 푸른아시아(이사장 손봉호) 홍보대사로 위촉되었다. 또한 ‘지구촌 기후 위기의 고통을 보듬고 희망을 지키는 청년 푸른아시아’ 홍보대사로 푸른아시아의 미션과 비전을 널리 알리고 홍보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에 소설가 전씨는 “한 그루 나무를 심고 가꾸는 마음으로 기후 위기 시대 지구 생명을 살리기 위한 사명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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