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풍, 일명 복고풍이다. 과거의 것으로 되돌아가거나 그것을 기본으로 삼은 양식을 말한다. 과거에 대한 추억, 향수뿐만 아니라 안타까움이나 추모까지 포함할 수도 있다.
얼마 전부터 레트로풍의 퓨전 트로트 노래 ‘도쿄인서울(Tokyo in Seoul)’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빠른 박자의 신나는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느리고 애달픈 감정에 호소하는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 국민의 정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이라고 했던가? 외국인들이 꼽는 우리나라 가요의 특징도 발라드가 많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예로부터 우린 그런 DNA를 품고 있나보다.
비가 내리는 쓸쓸한 한국과 일본의 거리를 추억하는 모습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뮤직비디오도 레트로 감정이 물씬 뿜어져 나온다. 유튜브 ‘유미씨’ 채널에 공개한 ‘도쿄인서울' 뮤직비디오는 인천 중구에 위치한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촬영했다. 붉은 색과 흰색 벽돌로 지어진 배경 건물은 우리나라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근대 건축물 양식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고, 노래의 선율과 어울려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1902년에 서양과 일본풍을 혼합하여 지은 건물이라고 하니 노래와 딱 맞아 떨어진다 할 수 있다.
토쿄인서울의 가수 유미씨를 얼마 전 다시 만났다. 연기 모니터링과 뮤직비디오 파일럿 촬영 위해 강원도 고성을 방문한 자리였다.
기자 : 근황이 궁금합니다.
유미씨 : 일본 진출을 위해 많은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도쿄인서울’은 원래 일본 진출을 감안하고 만든 노래가 아닙니다. 그래서 따로 준비하는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일본어 버젼 녹음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기자 : 본인이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지.
유미씨 : 저나 소속사나 무언가 하려면 제대로 하자는 의식이 강합니다. 일본어 가사 작업을 마치고 녹음까지 끝냈지만 더 좋은 뉘앙스의 가사 번역을 발견하면 가차 없이 처음부터 다시 녹음을 합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원어민에게 일본어 노래 발음을 들려주고 괜찮은지 물어보고 솔직하게 비평해달라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진짜 끝’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계속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 도쿄인서울을 부를 기회가 이전보다 많아졌는지.
유미씨 : 코로나 방역이 끝나면서 확실히 기회의 폭이 넓어진 것 같습니다. 행사 조율도 늘어났고 요청도 많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더 바빠졌으면 좋겠습니다.(웃음)
기자 : 도쿄인서울이 바쁘면서도 고독한 이중적인 느낌의 노래 같은데.
유미씨 : 그렇습니다. 비가 내리는 쓸쓸한 분위기, 일본과 한국을 오가는 분주함, 저녁에 술 한 잔을 걸치는 모습까지 이중 삼중적인 정서를 보입니다. 그런 감정을 느끼면서 노래하다보니 무대에서 동작이나 표정도 매우 느리면서 절제해서 표현해야 합니다. 한번은 도쿄인서울 연주곡을 듣다가 이유 없이 감정이 올라와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습니다. 많이 부르다보니 감정이입이 자연스레 된 것 같습니다.
기자 : 연기 준비도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유미씨 : 연기는 기본적으로 연습을 해야 합니다. 연기에 대한 욕심도 있고, MC를 보더라도 표정은 중요합니다. 도쿄인서울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서도 연기 연습은 반드시 해야 합니다. 녹화한 연기 영상을 다른 사람들과 보면서 토론할 기회가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맙고, 좀 더 나은 노래와 연기를 위해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 보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기자 : 앞으로의 계획은.
유미씨 : ‘도쿄인서울’의 일본 진출이 확정됐기 때문에 일단은 일본어 버전 노래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연습도 더 많이 해야 하고 발음도 정확하게 내기 위해 원어민 감수도 더 많이 받을 계획입니다. 일본어 회화를 그런대로 하는 편이지만 잘한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더 공부해야겠고 뮤직비디오 촬영도 여러 버전으로 할 겁니다. 요즘 뮤직비디오 추세가 돈을 많이 들여 한 개만 찍는 방식이 아니라, 한 노래에도 여러 개의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것이라고 하니까요. 행사장에서 팬들을 많이 만날 기회가 더 생기길 바라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커버곡도 준비할 생각입니다.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양국 모두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곧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한다. 양국 모두 실리를 취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한 나라만 열매를 얻어가는 윈-루즈(win-loose) 게임이 아니라 양쪽 모두 승리하는 윈-윈(win-win)을 기원하는 노래가 ‘도쿄인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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