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택 칼럼] [14] 테니스 엘보 (2)
[노만택 칼럼] [14] 테니스 엘보 (2)
  • 노만택
    노만택
  • 승인 2023.04.2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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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택루쎄의원 원장 노만택 박사

 나도 테니스를 즐기는 편이라 자주 테니스 코트에 가지만 시간의 절반은 테니스를 치고 절반은 상담에 응하게 된다. 역  운동 시 가장 많은 상담은 테니스 엘보에 관한 내용이다. 어떤 분은 경미한 초기 상태에서 설명을 들은 후 철저하게 대비하여 즐겁게 테니스를 치지만, 어떤 분은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아와 주사를 맞고 다시 재발하여 왼손으로 테니스를 치기도 한다.

 경험을 통해서 느끼는 두 가지가 있는데, 구력이 늘어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테니스 엘보에 잘 걸리고 테니스 엘보의 치료는 무척 어렵다는 점이다.

 내가 다니는 테니스 클럽의 여성들의 상당수가 나에게 치료를 받았 고, 심지어 나의 누나와 누이동생도 테니스 엘보로 나에게 치료를 받았다. 30세 이상의 테니스 동호인의 절반 정도가 테니스 엘보에 시달린다는 통계가 있다. 테니스 엘보는 35세 이상이면서 1주일에 세 번 이상 플 레이를 하고 전체적인 운동 능력이 약한 사람에게서 잘 발생한다.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이 범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테니스 엘보에 걸리는 사람이 자연히 늘어나게 된다.

긴 역사
 테니스 엘보라는 질환은 1873년에 기술되었고 현재의 명칭은 1833년  붙여졌으니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병이다. X-레이의 발견이나 아 스피린의 발명보다 더 먼저 알려진 병이다. 주로 테니스나 골프와 같은 운동을 즐기는 사람에게 생기지만 팔을 많이 쓰는 직업인이나 가정주부에게도 생긴다. 대부분 반복되는 작업과 같은 간접 손상으로 생기지만 직접적인 손상이나 한 번의 충격으로 생기는 비율도 10~20%나 된다. 30대나 40대에서 주로 생기며 테니스 엘보에 걸린 사람 중에는 어깨 나 손목의 건(힘줄) 혹은 건초염(힘줄을 싸고 있는 막의 염증)을 앓거나 앓았던 사람의 비율이 20~30%나 된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이 병에 걸린 사람은 체질적으로 비슷한 병에 걸릴 소인이 있거나 병에 걸릴 환경에 노출되었음을 의미한다.

테니스 엘보 위치(출처: versusarthtitis.org)

 팔꿈치에서 몸 쪽으로 튀어나와 있는 부위를 내상과, 바깥쪽에 튀어 나와 있는 부위를 외상과라고 한다. 외상과에는 손가락이나 손목을 펴는 근육(신전근)이 힘줄이 되어 붙어 있다. 반복적인 힘이나 큰 힘이 이 힘줄에 과도하게 작용하면 힘줄은 견디지 못하고 부어오르게 된다. 테니스 엘보는 과도한 힘(Overload)이 힘줄에 가해져서 생기는 병이다. 테니스 엘보는 외부의 힘과 자신의 팔의 근력 사이의 버팀 관계에서 외부의 힘이 강해 힘줄이 부담을 느낄 때 생기는 병이다.

진단
 테니스 엘보라고 함은 주로 외상과염 (85~95%)을 가리키지만 넓은 의미로 내상과염(10~15%)이나 삼두건염 (2~3%), 그리고 팔꿈치건염 (1% 이하)을 포함하는 용어이다. 내상과염은 골프를 하는 사람들의 왼팔에 잘 생겨서 골퍼스 엘보라고도 불린다.

 테니스 엘보를 앓고 있을 때 환자 자신이 느끼는 증상은 통증과 무력 감이다. 문고리를 돌리거나 물건을 쥐어짤 때 팔꿈치에 통증을 느끼고 심한 경우에는 칫솔질을 할 때에도 통증을 느낀다. 손등이 하늘을 본 상태로는 무거운 물건을 들 수가 없어 손바닥이 하늘을 본 상태로 물건을 들어올리게 된다.

 테니스 엘보 환자의 외상과를 누르면 환자는 통증을 느끼고, 팔을 편 상태로 손등이 하늘을 향하게 하면서 버티게 하고 진단하는 사람이 손목에 힘을 가하면 환자는 통증을 느끼게 된다.

치료
 환자의 교육과 항염제의 투여, 그리고 보조구의 착용 등이 어우러져야 하고 시간이 흘러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자들이 병을 이해하는데 서투르고 근력 운동과 같은 치료 지시사항을 잘 따르지 않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낮은 것 같다. 테니스 엘보는 시간이 걸려야 낫는 병임에도 환자들이 빨리빨리 낫기만을 바란다. 그리고 치료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거나 작업을 하여 병이 잘 낫지 않고 일시적으로 낫더라도 재발되는 일이 많다.

1) 휴식 및 항염제 복용
 병의 초기에는 아픔을 일으킬 수 있 는 동작을 피하고 항염제를 복용한다. 부득이 운동이나 작업을 해야 하는 경 우라면 보조구(압박대: Counterforce Brace)를 착용하도록 한다. 통증이 없어지면 곧 근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운동을 서서히 시작하여야 한다.

보조구의 예(출처:versusarthritis.org)

2) 압박대 착용
치료중이거나 회복된 후에도 일정한 기간은 운동을 하거나 작업을 할 때 압박대를 차는 것이 좋다. 팔꿈치 관절의 2cm 하방에서 측면에 가장 튀어 나온 근육을 눌러 주는 요령으로 차면 된다. 압박대는 힘줄에 가는 힘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3) 스테로이드 주사
 병이 만성으로 진행되거나 다른 치료에 반응이 없을 경우에는 권할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면서도 싫어하는 방법이다. 빨리 증상이 없어지기 때문에 좋아하고 '뼈주사'라는 불안감 때문에 싫어한다.

 '트리암시놀론'이라는 약과 국소 마취제를 섞어 힘줄 주위에 골고루 주사한다. 주사를 맞은 후 하루 정도는 통증이 심할 수 있다. 주사를 맞 은 후에는 1주일 정도 완전히 쉬도록 하고 그 후 점차적으로 근력 운동을 하여야 한다. 주사의 횟수는 치료자에 따라 다르지만 나의 경우는 증상이 2주일 내에 회복되지 않으면 다시 주사를 맞도록 권한다. 드물게 주사를 맞은 부위가 하얗게 변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원래의 상태로 회복된다.

4) 근력 운동
 통증이 없어지면 곧 근육회복 운동을 시작하여야 한다. 운동의 목표는 손등과 팔등의 근육(이를 신전근이라 한다)을 강화시키고 유연하게 하는 데 있다. 초기에는 팔을 편 상태로 손목을 구부려서 신전근을 스트레치하는 훈련을 한 후 점차적으로 손목을 펴는 근육 강화 운동으로 들어간다. 악력기를 사용하여  손아귀 힘을 기르고 아령을 이용하여 팔의 힘을 기르는 것이 한 방법이다. 대부분 아픈 팔을 사용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역기를 활용한 벤치 프레스를 하여 큰 근육을 강화시킨 다음에 세부적으로 팔의 근육을 강화 시키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 된다. 여자들의 경우 아령이나 역기를 싫어하므로 부득이 수영이나 에어로빅과 같은 다른 운동을 이용하여 근력을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 운동으로 통증이 심해지면 운동의 횟수나 강도를 낮춰야 한다. 운동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 가벼운 통증을 느낄 정도로 해서 근력을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

Youtube에서 소개한 스트레칭법(출처:AskDoctorJo채널)

실패의 교훈
 테니스 엘보는 어느 한 가지 방법만으로 낫기 힘들다. 위의 방법들이 적당히 어우러져야 겨우 낫는 병이다.

 가장 문제가 될 때가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은 후이다. 환자 자신은 통증을 못 느끼기 때문에 나은 것으로 착각하여 다시 전처럼 운동이나 작업을 하게 된다. 힘줄의 염증은 인위적으로 가라앉았지만 운동이나 작업의 패턴은 변하지 않았고 근력은 향상되지 않았기 때문에 병은 다시 재발하게 된다.

 환자에게 운동을 하도록 설득하는 일은 너무 힘들다. 우리나라 환자 들은 빨리 낫기를 원한다. 운동을 하여 환자 스스로 나으려 하기보다는 의사가 낫게 해주기를 바란다. 팔을 많이 써서 아픈데 운동을 하라고 하니 이해를 못한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도움말
 테니스 엘보도 예방이 최선이다. 35세 이상인 사람이 힘든 일이나 운동을 하면 누구나 걸릴 수 있다. 테니스의 경우 여성들이 많이 걸리는 이유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게임의 횟수가 많기 때문인 것도 하나의 이유로 보인다. 팔꿈치에 통증이 느껴지면 더 이상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 좋고 다음 날은 쉬도록 한다.

 테니스 엘보는 외부의 힘과 근력의 버티기라는 관계에서 근력이 달려서 힘줄이 당하는 경우이다. 외부의 힘을 줄이고 근력을 키우지 않으면 당해 낼 수가 없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취미 생활이나 직업을 그만두기보다는 근력을 강화시키는 방법을 택할 일이다.

 무리한 운동이나 작업은 피하고, 압박대를 차고 근력 운동을 하면서 상당한 기간 동안 노력을 하면 반드시 나을 수 있다.

칼럼니스트 소개 

정형외과 전문의 노만택 박사

만텍루쎄의원 원장 
- 국제미용성형외과학회 정회원
Full member of International Board of Cosmetic Surgery
- 미국미용성형외과 정회원
 Member of American of Cosmetic Surg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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