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의 '아침이슬', "알고보니 운동권에 이용당한 꼴"
김민기의 '아침이슬', "알고보니 운동권에 이용당한 꼴"
  • 인세영
    인세영
  • 승인 2022.10.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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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슬 좌파 노래 아니다"
"김민기 씨, 본의아니게 좌파 운동권에 볼모로 잡힌 꼴"
김민기 

'아침이슬' 이라는 노래를 작곡하여, 70년대 운동권 노래의 언조 역할로 알려진 김민기씨

알고보니 김민기씨는 당시 운동권과 아무런 연관이 없었으며, 아침이슬이라는 노래 역시 학생운동과는 전혀 무관한 노래라는 것이 처음으로 알려진 것은 2018년 9월, JTBC 손석희의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서였다.  

김민기 씨는 그날 아침이슬의 탄생 비화를 알려달라는 손석희의 조급한 질문에 무덤덤하게 말했다.

"아침이슬은 미술 작업이 잘 되지 않을 때 자취방에서 만들어진 노래다. " 

서울대 미대에 재학 중이던 김민기씨는 미술 작업이 잘 안풀릴 때면, 기타를 들고 작곡을 하곤 했는데, 아침이슬은 서울 정릉 근처의 자취방에서 문득 탄생한 곡이라고 밝혔다. 정치적 이념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얘기다. 

아침이슬 노래에 나오는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타오르고" 라는 부분 역시, 전혀 정치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자취방 근처에 작은 묘지들이 몇개 있었다는 것이다. 붉은 태양이 빨갱이를 나타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이 순수한 노래 '아침이슬'을, 당시 운동권에서 자신의 허락도 없이 가져다 쓰는 바람에, 김민기씨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운동권 저항 가요의 대부로 포장된 것으로 보인다. 

아침이슬을 비롯해 김민기씨가 작곡한 상록수, 친구, 봉우리 등의 주옥같은 노래들도 모두 운동권 노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과거 운동권 음악의 대부 따위의 정치적인 프레임에 갖히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태도를 보인다. 

오히려 '그냥 뮤지션' 또는 '공연기획자' 등의 네이밍을 더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김민기 씨는 남들 앞에서 공연을 하거나, 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말하여 충격을 주기도 했다. 결국 운동권 집회에 흘러나온 아침이슬은, 좌파 운동권이 작곡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정치적 선동을 위해 틀어놓고, 불리었던 것이다. 

당시 정부는 좌파 학생운동을 억압하는 과정에서 김민기 씨의 노래를 금지곡으로 설정하고, 이같은 의도치 않은 탄압은 김민기씨의 젊은 날을 힘들게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좌파 운동권이 자신의 노래를 갖다 쓰는 바람에 정부에게 불온한 좌파 작곡가로 찍혔으며, 그 고초는 매우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촛불 집회. 언론에 의해 선동된 시민들이 나와서 촛불을 들고 있다 

김민기 씨는 훗날 세월호 관련 노래를 작곡해달라는 의뢰를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말했다. 특정한 목적을 위해 음악을 작곡하지 않는 자신의 작곡 문법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다고 한다. 

김민기씨는 JTBC의 손석희 씨와 인터뷰 하는 내내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으며, 자신이 좌파 운동권 가요의 (뒷것) 대부 쯤으로 여겨지게 된 것에 대해 상당한 부담 또는 불만을 갖고 있는 듯 보였다. 

음악과 예술을 정치에 이용하고, 선동 선전에 이용하는 세력들로 인해, 음악인들의 자존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좌우 정치적인 성향에 관계 없이, 예술은 예술로 남아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김민기 씨에 대한 재평가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활 8대 보컬리스트 정 단 

그룹 부활의 보컬리스트로 잘 알려진 '정 단'씨는 "음악을 비롯한 예술가들을 의도적으로 특정 정파의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해당 뮤지션에 대해 너무 가혹하다." 라며 "음악인은 음악으로 평가받아야 하며, 좌파니 우파니 성급하게 특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라고 밝혔다. 

그는 "음악 예술이 원래 본질적으로 진보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나, 음악인 스스로 한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도 처음에 헤비메탈을 했는데, 요즘 헤비메탈 하는 친구들이 아무것도 모르면서 좌파, 진보라고 하고 다니는 것을 보니까, 헤비메탈 자체가 싫어졌다." 라는 뼈있는 농담을 했다. 

이제 대한민국의 락커들 (헤비메탈)을 비롯한 의식있는 뮤지션들은 좌파를 위해 노래할 것이 아니라, 자유와 정의를 부르짖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좌파는 진보적이고 좋은것, 우파는 꼰대스러운 것 이라는 편견 역시 이미 뮤지션들이 정신적으로 세뇌되었다는 증거"라는 의견도 있다. 

이제는 아침이슬, 상록수 등 운동권 음악 혹은 저항 가요 등으로 알려졌던 김민기의 곡들을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파 집회에서도 태극기를 손에 들고 군가를 틀면서 애국심을 고취하는 것도 좋지만, 행사 기획자들이 과감하게 포크 음악과 락 음악 등 다양한 뮤지션을 초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그래야 음악인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폭을 주고, 좌편향으로 기울어진 국내 음악계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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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j 2022-10-29 08:44:12 (211.184.***.***)
그럴 것이라 생각했었습니다.
당연해야 될 것들을 왜곡시켜 놓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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