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 없는 광복군 17명...광복 77년 만에 옛 전우들과 해후
후손 없는 광복군 17명...광복 77년 만에 옛 전우들과 해후
  •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
  • 승인 2022.08.1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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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서울현충원에 임시 안치 후, 14일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동
11일 서울 강북구 수유리 광복군 합동묘소에서 열린 '수유리 광복군 선열 17위 합동 이장' 행사에서 국방부 의장대가 영정사진을 들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성남 기자]광복 77년 만에 서울 수유리 광복군 합동 묘소에 안장된 광복군 선열 17위를 국립묘지로 이장하는 절차가 시작됐다.

열 분 이상의 애국지사 유해를 한꺼번에 국립묘지로 이장하는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11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리 광복군 합동 묘소에서 산신제와 위령제를 지낸 뒤 묘소를 개장해 유해를 수습하고 이어 영현을 국립묘지로 이장하기 위한 운구가 진행됐다.

이날 오전 개장작업에 이어 유해에 관포작업을 마친 후 오후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수유리를 출발한 유해는 광화문광장을 지나 임시 안치 장소인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했다.

 

국립묘지에서 떨어져 지내온 수유리 17위 광복군 선열 영현들은 이날 광복군 총사령관 지청천 장군과 참모장 이범석 장군을 비롯해 광복군 선열 41위가 안장된 국립서울현충원에 임시 안치된다. 한국광복군을 이끈 58위의 영현들이 광복 77년 만에 잠시나마 서울현충원 한 곳에서 만나는 셈이다.

이후 13일까지 국민 추모 ·참배 기간을 열고 광복절 전날인 14일에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동해 안장할 예정이다. 개별 묘비에는 ‘수유리 광복군의 묘’로 각인하고, 참배단에는 17위의 이름과 공적을 새긴다.

국립묘지로 이장하는 광복군 선열 17분 중 김성률, 김순근, 김운백, 김유신, 김찬원, 문학준, 백정현, 안일용, 이해순, 전일묵, 정상섭, 한휘, 현이평 지사는 중국에서 일본군에 맞서 전투 중 전사하거나 공작활동 중 체포돼 순국했다. 동방석, 이도순, 이한기, 조대균 지사는 광복 후 국내에서 별세했다.

한편 가족이 나타나서 국립묘지에 이미 이장한 선열도 몇 분 있어 현재 봉분 1기로 구성된 한국광복군 합동묘소(서울 강북구 수유4동 산127-1)에는 17위가 함께 모셔져 있었다. 안장된 광복군 선열 17명 중 13명은 1943~1945년경 중국 각지에서 일본군과 싸우다 순국(전사, 처형, 자결 등)했다. 나머지 4명은 광복 후 국내 등에서 작고했다. 

해외 순국자의 경우, 유골을 독립투사 동료들이 해방 이후 귀국하면서 모시고 와서 조계사 등에 임시 안치했다가 지난 1957년 작고한 한국광복군 총사령관 지청천 장군의 옛 수유리 묘소(1994년 서울현충원 이장) 아래에 1961년부터 한국광복군 동지회가 합동묘소를 조성하기 시작하여 1981년까지 안장이 이루어졌고, 1985년 국가보훈처에서 단장했다. 

11일 서울 강북구 수유리 광복군 합동묘소에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맨앞)과 국방부 의장대가 광복군 선열 17위의 영현을 국립묘지로 이장하기 위해 운구하고 있다.

이들 17위의 광복군은 ▲김유신(1991년, 애국장) 1943년 2월, 중국 태항산 전투에서 전사 ▲김찬원(1991년, 애국장) 1946년, 중국 산서성 태원지구에서 지하공작 중 일본군에 체포, 순국 ▲백정현(1991년, 애국장) 1944년 4월, 중국 북경감옥에서 탈옥 시도, 실패 후 총살 순국 ▲이해순(1991년, 애국장) 1945년 8월, 중국 산서성 운성에서 공작활동 중 체포, 순국 ▲현이평(1995년, 애국장) 1941년 1월, 중국에서 한국인의 민족의식 고취 등 활동 중 피살 ▲김순근(1990년, 애족장) 1945년 2월, 일본군에 체포·억류 중 비밀 보전을 위해 자결 순국 ▲김성률(1991년, 애족장) 1943년 9월, 적 후방에서 공작 중 전사 ▲김운백(1991년, 애족장) 1943년 9월, 중국 태항산 전투에서 전사 ▲문학준(1991년, 애족장) 1943년 8월, 중국 하남성 수무현에서 전사 ▲안일용(1991년, 애족장) 1944년 9월, 중국 하남성 수무현에서 순국 ▲전일묵(1991년, 애족장) 1945년 8월, 초모공작 및 항일운동 전개 중 일본군에 체포, 순국 ▲정상섭(1991년, 애족장) 1943년 9월, 중국 태항산 전투에서 전사 ▲한 휘(2022년, 애족장 예정) 중국 태항산 전투에서 전사(추정) ▲이한기(1990년, 애족장) 1949년 10월 5일 호림부대 소속으로 작전 중 전사 ▲이도순(1990년, 애족장) 1969년 11월 28일, 서울 자택에서 작고 ▲동방석(1990년, 애족장) 1971년 1월 20일, 서울 자택에서 작고 ▲조대균(1990년, 애족장) 사망일자 및 사망 장소 미상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이날 “이장 후에도 수유리 묘역에 표지석을 설치해 광복군의 상징적인 장소가 될 수 있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민국 순국선열 숭모회는 지난 2009년 부터 매 해년 추석과 설 명절에 년 2회씩 지역사회 주민들과 시민단체 등과 함께 2022년 2월 설 명절까지 총 26회에 걸쳐 합동차례와 함께 추도식을 치러왔다.

이날 행사에서 본지 기자의 눈에 들어 온 수유리 광복군 17위 비석 뒷면에 적힌 글귀는 <비바람도 찼어라. 나라 잃은 나그네야. 바친 길 비록 광복군이었으나 가시밭길 더욱 한이었다. 순국하고도 못 잊었을 조국이여! 여기 꽃동산에 뼈나마 묻히었으니 동지들아 편히 잠 드시라> 라는 추모시가 눈길을 끌었다.

서울 강북구 수유리 광복군 합동묘소
서울 강북구 수유리 광복군 합동묘소에 세워진 비석의 뒷면에 적힌 추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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