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경제제재 속에서도 러시아가 폭등한 유가 덕에 이익을 더 챙기는 상황을 두고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을 통해 수입량을 줄이는 방안을 미국이 검토하고 나섰다.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 상원 세출소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미국과 동맹은 가격 상한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아데예모 부장관은 "미국이 유럽, 아시아 동맹과 러시아산 원유 가격에 상한선을 둬 유가 상승으로 러시아에 돌아갈 혜택을 제한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 논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상원의원들을 위한 기밀 브리핑 때 전달할 내용"이라며 언급을 꺼렸다.

그러면서 대러시아 제재로 러시아의 원유 수출량이 감소했는데도 실제 러시아가 거둔 이익은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러시아의 석유 수익이 연초보다 50% 증가한 월 200억달러(25조3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핀란드의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부터 6월 3일까지 원유,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 수출로 930억 유로(약 125조원)를 벌어들였고 이 가운데 61%를 유럽연합(EU) 국가가 지불했다.

미국과 EU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있으며 그 핵심 조처가 러시아의 주요 수출 품목인 화석연료 수입 제한이다.

미국은 3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아예 금지했고, EU는 5월 러시아에서 사들이는 원유 3분의 2의 이동통로인 해상 수입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해 금수 조처를 내렸다.

하지만 이런 제재로 석유와 가스의 국제 가격이 급등하는 부작용을 낳으면서 러시아의 무역 수익성을 오히려 키워주는 결과를 빚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데예모 부장관은 원유뿐 아니라 러시아산 물품 전부에 대해 미국이 금수 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양국 간 무역량이 제한된 점을 고려하면 (전품목 금수가) 러시아 경제에 미칠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가상화폐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내비쳤다.

그는 "디지털 자산이 제재를 회피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가상화폐 시장과 거래소에 대한 더 많은 규제 권한을 얻는 방안을 두고 의회와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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