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 전반기 임기 끝내...분열의 정치 청산해야"
박병석 "국회의장 전반기 임기 끝내...분열의 정치 청산해야"
  •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
  • 승인 2022.05.2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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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 "편가르기와 증오...적대적 비난에 익숙"
박병석 국회의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박병석 국회의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정성남 기자]박병석 국회의장은 2년간의 임기를 마치면서 "이념과 지역, 세대, 성별로 갈라진 '국민 분열'의 적대적 정치를 청산하자"며 개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의 임기는 이달 29일까지다. 

26일 박 의장은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우리의 정치는 편 가르기와 증오, 적대적 비난에 익숙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장은 정치권을 향해 "자기 편의 박수에만 귀를 기울이지 않는지 돌아보자"며 "침묵하는 다수, 합리적인 다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년의 임기 동안 "이런 노력과 원칙에도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했다"며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엄존하고 있다.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대화와 타협, 민생, 미래비전을 우선시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의 갈등과 대립의 깊은 뿌리는 제왕적 대통령제와 한 표라도 더 얻으면 모든 것을 갖는 선거제도에 있다"며 "제왕적 대통령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 다당제를 전제로 한 선거제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장은 또 "역사를 돌이켜보면 지도자의 선의에만 의지하는 협치는 성공한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대화와 협치를 제도적으로 풀어내는 새 헌법을 만들자"고 역설했다.

이어 대화와 타협을 위해 노력했지만 아쉬움을 남긴 사례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린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처리 과정의 여야 간 충돌을 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중재안은 정치권 거의 모든 단위의 동의와 공감대를 거친 아주 높은 수준의 합의였다. 국민투표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단계의 합의라고 할 수 있다"며 "이러한 합의가 한순간에 부정당한다면 대화와 타협의 의회정치는 설 땅이 없다"고 했다.

이어 "의회정치의 모범을 보였으나 일방적으로 뒤집혔다. 참으로 아쉽다"며 의장 중재에 따른 합의안을 파기한 국민의힘의 결정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의장은 "검수완박이란 용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검찰개혁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또 본회의 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신을 막아선 것을 두고 "의장의 회의 진행을 위한 통로를 막는 것은 명백한 국회선진화법 위반"이라며 "제가 의원들과 (신체적으로) 접촉한 것이 없다. 어떻게 의장이 여성 의원들을 발로 차고 즈려밟고 가느냐"고 토로했다.

박 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검수완박' 법안의 법사위 처리 과정에서 나온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 논란에 대해서는 "위법은 아니지만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여야가 합의한 것은 대국민 약속이었다. 합의문과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옳았다"고 단서를 달았다.

민주당 내에서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 등이 나오는 것을 두고는 "대선에서 0.7%포인트 차이 석패지만 패배는 패배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를 넘는 상태에서 왜 패배했는지에 대한 진지한 자기성찰이 소홀했다"며 "그러한 자기성찰이 분출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른바 '팬덤 정치' 비판에 대해서는 "지금 우리 정치는 자기 편에 의한 정치다.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며 "대선 때에도 상대방을 흠집 내 누가 더 흠이 많은가 비난하게 한 것을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의장은 후반기 국회 구성의 최대 이슈인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서는 "후반기 원 구성도 합의했던 내용"이라며 "검찰개혁법도 일방에 의해 부정당하면서 여야 간 신뢰가 깨졌다. 깨진 신뢰를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언론중재법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자신을 겨냥해 페이스북에 욕설로 해석될 수 있는 'GSGG'라는 표현을 썼던 것에 대해서는 "김 의원은 사적인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바로 내렸고, 저를 찾아와서도 개인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과를 했다"고 전했다.

박 의장은 "어려운 고비에 마주할 때마다 두 가지만을 가슴 속에 뒀다. 바로 국민과 국익"이라며 "갈 길을 정하면 대화와 타협이라는 협치의 정신으로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협치의 산물로는 코로나19 민생 법안, 추가경정예산안, 세종시 국회의사당 설치 법안 등을 들었다.

세종의사당과 관련해서는 "국회의사당이 세종시로 옮겨가면서 대통령 집무실도 옮겨가리라 생각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며칠 전 윤석열 대통령과의 의장단 만찬 과정에서도 말씀을 나눴다"고 전했다.

민주당으로 돌아간 뒤 향후 계획과 관련해서는 "전당대회 출마는 생각해본 적 없다. 국회의장 출신으로서의 행보는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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