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일선 학교에 푸틴 생각 주입하는 '애국수업'
러 일선 학교에 푸틴 생각 주입하는 '애국수업'
  • 이미희
    이미희
  • 승인 2022.03.2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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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일선 학교의 교실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새 전선이 됐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세르게이 크라브초프 러시아 교육부 장관은 지난 3일 러시아 전역에서 500만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평화의 수호자'라 불리는 수업을 시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공연히 학교가 서방에 맞서 정보전과 심리전에서 승리하기 위한 싸움의 중심지라고 말해왔다.

'평화의 수호자' 수업은 학교에서 온라인으로 방송되거나 필수 수업을 위해 교사들에게 슬라이드 쇼 형식으로 제공되는 정부 제작 수업 자료 중 하나다.

WP가 강연 내용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푸틴 대통령의 수정주의 이론이었다고 WP는 전했다.

내용을 보면 우크라이나는 실제로 국가로 존재한 적이 없으며 한때 말로로시야(소 러시아)라 불리는 작은 땅이었다고 주장한다.

지금의 우크라이나는 소련이 만든 것이며 크림반도와 같은 지역은 1991년 소련이 붕괴할 때 우연히 우크라이나로 넘어갔다는 내용도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나치라 비방하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반영하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부 우크라이나인들은 나치와 협력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WP는 "교실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애국심을 강요하는 푸틴 대통령의 또 다른 전선"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지도부의 범죄행각을 추적하는 영국 소재 민간재단 '도시에 센터'(Dossier Center)가 입수한 러시아 학교의 수업 자료에도 러시아군의 일방적인 주장들만 나온다.

러시아군의 하르키우(하리코프) 주택가 공격 뉴스는 가짜뉴스이며 '고정밀 러시아 무기는 군사 시설만을 타격할 뿐 민간인을 공격하지 않는다'고 선전한다. 러시아 국방부와 푸틴 대통령, 국영 언론과 같은 공식 소식통만 믿어야 한다고 강요하기도 한다.

지난 18일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8주년을 기념하는 '크림의 봄' 행사에는 학생들이 동원됐다고 WP는 전했다.

러시아 남부 흑해 인근 크라스노다르에 사는 학부모 이고르 코스틴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딸이 학교로부터 18일 행사를 위해 '따뜻하고, 단정하게 옷을 입어라'는 말만 들었다며 "아이들은 어떤 행사에 참여하는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행사에서 수십명의 학생이 러시아 국기를 들고 행진하고 러시아에서 애국의 상징인 성 게오르기우스의 리본에 알파벳 'Z'가 새겨진 옷을 입은 채 전쟁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고 전했다.

현재 러시아에선 'Z'가 푸틴 대통령을 향한 총성이나 전쟁 지지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

W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 3주 동안 러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학생들이 특별한 '애국적 수업'에 참석하거나 'Z'나 'V' 등의 포즈를 취하는 수천 개의 게시물이 올라왔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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