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TBS에 개입 못한다는 청와대의 뻔뻔한 과거
[박한명 칼럼]TBS에 개입 못한다는 청와대의 뻔뻔한 과거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1.06.10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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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무슨 일을 했는지 알고 있다

[글=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 35만여 명의 국민이 동의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퇴출 국민청원에 대해 청와대가 ‘방송법에 따라 방송사 일에 개입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한 청원인이 “교통방송(TBS)은 서울시의 교통 흐름을 전하는 방송인데, 김어준 진행자는 특정 정당만 지지하며 반대 정당이나 정당인은 대놓고 깎아내리는 등 선거나 정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퇴출 청원을 낸 것에 대한 답변이다.

청와대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교통, 기상방송을 중심으로 한 방송 사항 전반'을 방송 사항으로 허가받았다”며 TBS를 감싸는 듯한 반박성 답변까지 달았다고 한다. TBS가 교통, 기상 외의 다른 내용의 방송도 할 수 있다면서 직접 일종의 면죄부를 준 것이다. 청와대의 이런 태도는 그 이전 비근한 예에서 보여준 것과 차이가 있다.

TV조선 퇴출 청원이 올라왔을 때는 “공공성, 객관성, 공정성은 언론사가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라며 “언론 자유 확대와 더불어 사회 정의를 지키는 파수꾼으로서 신뢰받는 언론이 되기를 기대하는 게 이번 청원에서도 드러난 국민의 염원일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다시 말해 청와대가 TV조선은 공공성과 객관성 공정성에서 문제가 있는 언론사라고 국민 다 들으라는 듯 힐난한 꼴이다.

청와대는 또 이번 TBS 청원과 관련하여 진행자 하차 요구에 대해선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방송법 4조는 방송사 편성과 관련해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법률에 의하지 않은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정 방송사의 진행자 하차 등에 대해서 정부가 개입할 수는 없다” 아무리 내로남불이 이 정권의 전매특허와 같다지만 한 가지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청와대는 자신들은 방송법에 따라 언론사 간섭을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정권심판’ 명분 하나 더 만들어준 청와대

2019년 KBS ‘시사기획 창’에서 태양광 사업편을 다뤘을 때 청와대가 취했던 태도를 상기해보자.

태양광 사업에 청와대 측이 관련돼 있다는 이 방송이 나간 뒤 윤도현 국민소통수석이 한 일은 무엇이었나. 사사로이 KBS 누군가에게 방송 내용과 관련해 항의(로 쓰고 압력으로 읽는다) 했고, 이후 KBS 내에서는 보도본부 수뇌부에 의해 제작진의 반박 입장문까지 가로막히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예정됐던 재방송까지 불방됐다.

그때 제작진은 “청와대가 허위보도라고 하면 재방송도 결방시키는 것이 KBS인가”라며 KBS가 청와대로부터 외압을 받았음을 암시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검찰에 고발했지만 이 사건도 결국 유야무야 끝나고 말았다.

박근혜 정부 이정현 홍보수석이 KBS 보도국장에 전화 한 통 걸고 읍소했다가 대법원 유죄판결을 받았는데 이 정부 청와대는 내내 안전했다.

방송사 내부의 언론인들이 알아서 기어 그런 건지 어떤 건지 내막은 모르겠지만 청와대가 사사로이 KBS 직원에 항의해도 제작진의 반박까지 가로막히고 재방까지 결방되는 사건이 일어나도 기소는커녕 이슈화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필자는 청와대 외압을 의심할 수 있는 직간접적인 숱한 사례에도 단지 한 건의 외압 사례만 소개했다. 이런 청와대가 자신들은 마치 방송법을 철두철미하게 지키며 언론독립을 존중하는 양심세력인 것처럼 군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는 얘기다.

그 명분으로 TBS에 대한 많은 국민의 분노와 비판까지 뭉개는 것은 뻔뻔해도 지나치게 뻔뻔한 것 아닌가. 자기들의 언론개입은 정당하고 상대방의 언론개입은 불법이라는 그 지긋지긋한 내로남불 잣대, 국민이 아직도 모르고 있다고 보나. TBS 문제는 청와대가 개입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개입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 정확한 팩트다.

필요할 땐 국민이 원한다는 이유로 탈법 편법을 불사하면서 밀어붙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는 근사한 명분을 핑계로 빠진다.

언론을 대하는 잣대나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이나 청와대가 바라보는 시각은 이렇게 한결같이 불공정하다.

이전에도 썼지만 TBS 문제는 이제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차기 대선 이슈 중 하나가 됐다. 문재인 청와대가 TBS를 감싸느라 그렇게 비화된 꼴이다. TBS에 분노하는 국민에게 내년 대선에서 투표할 ‘TBS 심판’이란 명분 하나를 청와대가 또 내줬다는 사실, 청와대는 알까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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