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경쟁력 잃은 지상파에 중간 광고는 독이다
[박한명 칼럼]경쟁력 잃은 지상파에 중간 광고는 독이다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1.05.0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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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로 언 발의 오줌누기 효과...장기적으로 몰락 재촉

[글=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7월부터 지상파 방송사들이 중간광고를 편성할 수 있게 허용했다. 그동안 프로그램을 1부, 2부 등으로 나눠 광고를 중간에 끼워 넣는 꼼수로 유사중간광고(PCM)를 해온 지상파에게 공식적으로 허용한 것이다.

예컨대 45분 이상 분량의 프로그램이라면 중간 광고가 1회, 60분 이상의 프로그램이면 2회, 1시간 이상 되는 프로그램이면 30분당 1회씩,  회당 1분 이내 광고를 틀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판매 대행하는 코바코가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전망한 바에 의하면 중간광고를 할 경우 KBS(2TV), MBC 주요 10개 예능, 드라마 중간 광고시간이 평균 26%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채널별로는 KBS 23%, MBC 31% 수준이라고 한다.

이 10개의 프로그램 작년 PCM이 5835초였는데 중간광고 방식으로 바뀌면 7380초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것이다. 또 두 채널의 중간광고 시청률도 평균 17% 정도 증가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 분석결과만 보면 고질적인 경영난을 겪는 지상파로서는 중간광고가 특효약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은 당장 언 발에 오줌누기식 도움은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왜인가. 현 상태의 지상파라면 시청자 이탈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지상파 프리미엄을 누리던 시절은 훅 가고 다매체 다채널 미디어 환경 변화로 채널 경쟁력마저 잃어가는 와중에 중간광고를 허용하고, 금지되는 방송광고 유형만 규정하는 네거티브 원칙으로 바꿔 노골적인 PPL도 풀어주는 식의 그런 방법은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비유하자면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몇 마리를 던져주는 꼴이기 때문이다.

지상파가 자체 경쟁력을 키우도록 유도하지 않고 애가 울 때마다 과자 하나씩 던져주는 식으로 가는 건 몰락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 

중간광고도 먹고 수신료도 먹고 탐욕의 KBS

중간광고를 해서 지상파가 돈을 얼마나 더 벌어들일 수 있을지 그것도 솔직히 미지수다. 요즘 시청자들은 한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진득하게 보질 않는다. 리모콘을 이리저리 돌린다. 광고 시작과 동시에 채널 이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프로그램이 시작하기 전에 광고를 몰아하는 것보다 중간에 광고를 하면서 분산하는 방식이 광고효과를 높인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도 그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을 계속 붙들고 있을 만큼 경쟁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지금 지상파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을 붙들어 둘 수 있을 만큼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이 과연 몇이나 있나. 본질적으로 채널 경쟁력이 약한 지상파에 광고규제를 다 풀어 온갖 혜택을 줘봐야 특혜라는 비판이나 들을 뿐이다.

콘텐츠, 플랫폼 시장 주도권은 이미 온라인으로 넘어간 상태다.

전통적인 플랫폼 속에서 광고를 더 늘리겠다고 발버둥을 쳐봐야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결국 덩치 큰 지상파들의 뼈와 살을 덜어내는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미래가 될 수 있다. 

헌데 문제는 지상파라고 다 같은 경우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KBS는 중간광고 뿐 아니라 수신료까지 올리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 별 다른 일도 없이 놀고 있는 무보직 1억 연봉자들이 거의 직원 절반에 이를 만큼 널려 있다는 방만한 경영 문제를 매년 지적받고도 제대로 된 군살 빼기를 한 적도 없고 이젠 중간광고에 수신료까지 올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무려 공영방송인데 말이다.

친여 성향의 외부 방송인들과 언론노조 기득권자들이 주름잡는 편파방송에 ‘검언유착’과 같은 정치공작형 오보를 해도 별 영향을 받지 않고 정권이 안겨주는 선물보따리를 안게 생겼다. 수신료를 올리려 전문가 공청회를 열고 시민참여단 구성에도 나서면서 그야말로 탐욕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국민 모두가 자발적 비자발적으로 희생하는데 KBS는 자기들 무능을 수신료 인상에 전가하고 권력에 아부하여 중간광고라는 과실로 탐욕을 채우려고 한다. 이거야 말로 공정과 정의실현을 바라는 민심과 동떨어진 행태다. 양심이 있다면 공영방송 KBS는 최소한 중간광고를 포기하거나 아니면 수신료 인상을 포기해야 한다. 그래야 KBS에 돌이라도 던지고 싶은 성난 민심을 더 이상 자극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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