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스투데이는 대기환경 전문기자인 박준재기자를 초빙, 3년 간 심층보도를 준비한 후 창립 13주년을 기념하여 “공기청정기의 진실”을 연재합니다. 본 기사는 문답식으로 이루어졌으며 비전문가도 알기 쉬운 용어로 썼습니다. 박준재기자는 심층보도 준비 중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2년간 특파원 파견을 나갔으며 대기 청정국 스웨덴의 정책과 생활도 소개합니다.

Q5. 공기청정기 과장 광고는 어떻게 판별하나요?

A5. 2018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는 150~200만대, 금액으로는 1조5천억 원에서 2조원 정도로 예상합니다. 매우 큰 시장이기 때문에 많은 제조업체가 공기청정기 생산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만큼 경쟁도 심해서 업체들이 판매에 열을 올리다가 과장 광고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의 사례는 2018년 7월에 있었던 공정거래위원회 적발입니다. 공기청정 제품에 대해 부당 광고를 한 6개 사업자에 대해 과징금, 시정명령 등을 내렸는데 대표적인 과장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광고 내용

 PM0.1 정도로 작고 유해한 초미세먼지까지 자동으로 99.95% 정화

 강력한 공기청정능력, 99%의 박테리아 제거, >99.9%의 A바이러스 인플루엔자 제거, 99.9%의 곰팡이 제거

 플라즈마 이온을 발생시켜 공기 중에 떠다니는 각종 세균과 먼지 제거는 물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1N1)도 99.99%까지 제거해주므로 아이가 숨 쉬는 공간을 청정구역으로 만들어드립니다.

 고열, 감기 ZERO, 바이러스 및 유해세균 99% 박멸

 감기의 원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사멸결과] 24시간 경과 99.8%

 

공기청정기 광고에서 많이 보았던 문구인가요? 과연 무엇이 과장됐다는 것일까요? 답을 한 번 예상해 보고 나서 아래의 설명과 비교해 보십시오.

 

 

먼저 유해 물질 99.9% 제거 성능은 일반적인 생활환경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는 제한적인 실험 조건에서나 가능한 수치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실험 결과만 강조하면 실제 성능에 대해 오해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99.9% 등의 제거 성능은 필터에 대한 수치이거나 좁은 공간에서 이뤄진 일명 “실험실 결과”인데 소비자들은 “실생활 공간의 유해 물질을 99.9% 제거해 주는 기계”라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 생활공간에서 공기청정기를 통해 미세먼지 제거율은 60~70% 정도입니다.

 

또한 질환이 있는 분들의 절박한 심리를 자극하는 광고도 있습니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해서 증세가 호전됐거나 완치됐다는 사용 후기를 이용하는 경우입니다. 사용 후기를 올리는 광고가 잘못됐거나 사용 후기 자체의 진위를 의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후기를 보고 이 제품만 증세를 호전할 수 있다고 여기지 말라는 뜻입니다. 기술이나 성능에서 유일무이한 공기청정기 제품은 없습니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본인이나 가족의 질환에 도움이 될 제품을 찾는다면, 조금 더 제품별로 신경 써서 비교해 보십시오.

 

 

다른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검색하면 음이온 발생기가 담배 연기를 제거하는 동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작은 투명 박스 안에 담배연기를 채우고 음이온 발생기를 켜서 담배연기를 제거하는 영상입니다. 음이온은 담배 연기를 제거할 수 있는 물질이고 실제 효과도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음이온만 담배 연기를 제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실험 박스 안에 촛불을 켜놔도 담배연기는 사라지고, 분무기나 가습기로 물을 뿜어줘도 담배연기는 없어집니다. 실험 영상에 너무 몰입하지 말고 기능 중 “하나” 정도로만 여기십시오. 이 예시는 음이온 발생기를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최근에 나오는 음이온 발생기는 오존 발생이 거의 없고 오염물질 분해 성능을 가진, 저렴한 가격의 부피도 작은 편리한 좋은 기기입니다.

 

과장 광고를 구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알려드릴까요? 광고 문구 내에 있는 “세계에서 하나뿐인”, “완벽한”, “99.9%”, “최적의”, “치료할 수 있는” 등의 표현은 그냥 무시하는 겁니다.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