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기업 빚 "나라 경제 규모의 두 배 훌쩍 넘어...GDP의 2.1배"
가계·기업 빚 "나라 경제 규모의 두 배 훌쩍 넘어...GDP의 2.1배"
  • 최재현 기자
    최재현 기자
  • 승인 2020.12.2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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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경기회복 지연으로 소득 개선 미약하면 취약가구 부실 우려"

[최재현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활고와 경영난을 겪는 가계와 기업이 은행 등에서 돈을 빌리고, 부동산·주식 투자 자금 대출까지 급증하면서 가계·기업 빚이 나라 경제 규모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4일 공개한 '금융안정 상황(2020년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현재 민간 부문의 신용(가계·기업의 부채)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11.2%로 집계됐다.

가계가 진 빚만 따로 봐도 사상 처음 GDP를 웃돈데다 처분 가능 소득의 1.7배까지 치솟아 향후 채무 상환 부담이 커지고 소비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은이 공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206.9%)와 비교해 불과 3개월 만에 4.8%포인트(p) 올랐고,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년 전인 작년 3분기(194.7%)보다는 16.5%포인트나 뛰었다.

보고서에서는 가계 부채가 3분기 말 1천682조1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7% 늘었다.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신용대출 포함)이 각 7.2%, 6.8% 증가했다.

GDP 대비 민간(가계+기업) 신용 비율 추이[출처=한국은행]
GDP 대비 민간(가계+기업) 신용 비율 추이[출처=한국은행]

이에 따라 3분기 말 현재 가계 신용은 명목 GDP의 101.1%로, 2분기(98.6%)보다 2.5%포인트 올라 사상 처음 GDP를 웃돌았다.

한은은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가계의 소득 여건 개선이 미약할 경우, 취약 가구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늘어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기업 대출은 3분기 말 현재 1천332조2천억원으로 작년 3분기(1천153조원)보다 15.5% 불었다. 

기업 대출 규모는 명목 GDP의 110.1%로, 3분기(108.3%)와 비교해 3개월새 1.8%포인트, 작년 3분기(101%)보다 9.1%포인트나 올라갔다.

한은은 경기 부진에도 불구, 원리금 상환 유예 등 정책 당국의 금융지원 조치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다만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올해 1∼3분기 중 0.52%(연율 환산)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16%포인트 낮아지는 등 은행 수익성은 나빠졌다. 대손충당금 적립 등이 늘었기 때문이다.

차주 특성별 LTI 추이[출처=한국은행]
차주 특성별 LTI 추이[출처=한국은행]

가계 대출 증가에 따른 차주(돈을 빌린 사람)의 채무 상환 능력을 보면, 전체 차주의 LTI(소득 대비 부채비율)는 3분기 말 평균 225.9%로 작년 말보다 8.4%포인트 높아졌다. LTI가 300%를 넘는 차주의 비중도 같은 기간 1.3%포인트 늘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250.6%)의 LTI가 여전히 가장 높지만, LTI 상승 속도는 30대 이하(221.1%)와 40대(229.4%)에서 가장 빨랐다. 두 연령층에서 올해 들어서만 LTI 비율이 각 14.9%포인트, 9.9%포인트 뛰었다.

소득수준에 따라 LTI를 나눠보면, 저소득 차주(328.4%)가 절대 수준도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작년 말과 비교해 가장 큰 폭(15.5%포인트)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중소득, 고소득 차주 상승률(8.6%포인트, 7.1%포인트)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전체 차주의 DSR(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은 3분기 현재 35.7%로 2018년 말(39.6%) 이후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한은은 "대출금리 하락, 주택담보대출 만기 장기화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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