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석칼럼](5) 포스트코로나 시대, 데이터에 기반을 둔 결정이 더욱 중요해진다
[정현석칼럼](5) 포스트코로나 시대, 데이터에 기반을 둔 결정이 더욱 중요해진다
  • 정현석 칼럼니스트
    정현석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9.1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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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과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힘은 데이터에서 나온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유행이 길어지다 보니 근거 없는 음모론이 끊이질 않는다. 사람들은 정보나 지식이 부족할 때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불안은 사실로 해소된다. 정확한 정보의 시기적절한 전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옳은 정보가 있는데도 근거 없는 주장, 터무니없는 사실의 왜곡에 귀를 기울이는 경우도 많다.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옳고 그름, 합리와 불합리를 가릴 수 있는 것은 정보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이다. 데이터를 잘 다루는 사람이 전문가이다. 전문가의 의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무엇보다 개개인이 데이터를 판단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음모론을 믿는 사람이 삼분의 일이나 된다고 한다. 음모론의 내용도 여러가지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5G 의 기술로 확산되고 있다’, ‘미지의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배양되었다’, ‘이 뒤에는 빌게이츠가 있고 백신을 통해 마이크로칩을 사람 몸 속에 집어넣고 통제하려 한다’는 등의 다양한 내용이 있다. 이런 음모론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퍼지고 있다. 독일시민 10 명 중 3 명은 이런 음모론을 믿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으며 스페인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허구라며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이런 음모론은 위기상황에 더욱 많이 퍼지는데 무엇보다 사람들이 불안하고 무서워하며 상황에 대한 통제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음모론을 통해서 상황을 이해하고 싶어하며 안심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음모론은 가지고 있는 정보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부족한 정보나 지식으로부터 오는 이 불안은 결국 사실로 해소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전파될 때보다 국민들이 현재 많이 차분해질 수 있는 것도 미디어를 통해 보건당국이 감염 및 방역에 대해서 정보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음모론에서 제기하는 내용은 조금만 생각해 보면 터무니없는 것들이 많다. 5G 의 기술발달과 코로나바이러스를 빌게이츠와 연관시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도 납득이 쉽게 가지 않는 주장이다. 5G 의 빠른 속도와 바이러스의 전파속도가 무슨 관련이 있겠으며, 인체에 넣어도 모를 만한 소형의 칩이 사람을 감시하고 통제할 만한 기술을 지금 누가 보유할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음모론들이 퍼지고 있다. 특정 정치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고 특정 종교에 바이러스가 확산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음모론의 문제점은 사람들을 현혹하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방역을 방해하고 집단의 건강을 해치며 더 나아가서 최근의 상황에서 보듯이 전체 국민의 안전과 함께 경제도 위협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약 삼분의 일의 국민은 백신이 개발되어도 맞지 않겠다고 한다. 전체국민의 60~70%가 면역력을 가져야 종식될 수 있다고 예상되는 코로나바이러스 펜데믹의 종식이 훨씬 늦어질 수 있는 것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FDA 내에 그의 재선을 막기 위해 백신 승인을 늦게 하려는 집단인 딥스테이트가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다른 편에서는 정치권력에 휘둘려 FDA 가 안전하지 않은 백신을 승인할까 걱정하기도 한다. 최근 백신개발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모더나, 화이자/바이오엔텍, 존슨앤존슨 등 9 개 제약회사의 CEO 들이 공동선언(public pledge)을 통해서 안전한 백신의 공급을 약속했다.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은 데이터로 증명된다. 이 제약회사들은 과학적 절차를 따라 제대로 승인받고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 선언이 백신개발과 관련된 여러가지 음모론과 의구심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믿는 신념에 근거해서 여러가지 주장을 펼칠 수는 있지만, 정보와 데이터에 근거한 합리적인 주장을 해야 하고, 정보의 수용자는 사실과 데이터로부터 주장의 정당성을 판단해야 한다. 과학은 데이터에 근거해서 발전해 나간다. 새로운 정보와 지식이 제대로 된 데이터에서 나오고, 그에 기반해서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가 진보한다. 음모론과 같은 미신은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에 의해 극복된다. 이것이 코로나바이러스 펜데믹의 혼란을 거치면서 우리가 다시 깨달아야 할 커다란 교훈 중 하나이다. 

 

 정현석 /  칼럼니스트, 기술경영학박사
 정현석 / 칼럼니스트, 기술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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