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석 칼럼](1) 포스트코로나시대, 업무방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정현석 칼럼](1) 포스트코로나시대, 업무방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 정현석 칼럼니스트
    정현석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8.0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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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연한 근무방식과 모던한 사무실 이상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속적인 성장은 모든 조직의 중요한 관심사다. 그래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은 조직경영의 중요사항이다. 창의성과 협업을 증대시키기 위해 사무공간을 바꾸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세대간 이해와 소통을 강조한다. 재택근무에 대한 찬반논의도 많았지만 코로나펜데믹을 겪으면서 이제는 원하든 원치 않든 재택근무를 도입한 회사가 많아지고 원격으로 업무를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한 각종 기술과 아이디어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큰 도전을 경험하고 코로나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조직에서의 업무방식을 효율적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일은 더이상 지정된 사무실에 출근해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펜데믹으로 올해말까지 재택근무를 실시한 구글은 내년 상반기까지 재택근무를 연장했다. 트위터는 직원이 원하면 영구히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SK텔레콤은 사무실 또는 재택과는 또다른 형태로 집근처에 거점오피스를 마련하여 근무를 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하였다. 워드프레스로 유명한 오토매틱은 전세계 모든 직원들이 원격으로만 일한다. 하루에도 몇 시간씩 길바닥에 귀중한 시간을 버리고 출퇴근을 하는 방식에 변화가 오고 있다.

이런현상은 부분적으로는 언제 어디서나 업무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기술을 쉽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로 모든 문서를 쉽게 저장하고 필요할 때 다양한 디바이스로 꺼내 쓸 수 있고, 컴퓨팅 성능의 향상으로 업무에 관련된 사람들이 시스템에 한꺼번에 접속해서 얼굴을 맞대고 공통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물론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슬랙이나 줌, 웹엑스 등의 툴을 이용하여 원격근무에 대한 훈련이 자연스럽게 되고 근무형태에 대한 마인드도 많이 유연해지고 있는 영향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사무실의 획일적인 모습도 바뀌고 있다. 글로벌 일류 기업들은 사무실 환경을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것은 비단 구글,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빅테크기업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글로벌 제약회사인 화이자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협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세계 모든 사무실에 혁신적인 사무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기존의 뉴욕 한복판에 있던 본사사옥도 허드슨 야드로 옮기면서 회장을 포함한 고위임원 모두 열린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사무실을 준비 중에 있다.

그렇다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업무방식으로의 변화는 이처럼 사무실의 형태를 바꾸고 원격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기술만 갖추면 충분한 것일까? 멋진 사무공간에서 회사에서 상사의 눈치를 보면서 출퇴근을 하지 않고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을 보장하는 정도로 될 일은 아니다.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한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우선 기존의 업무조직을 변경하여 일하는 방식을 재구성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야한다. 전통적인 기능별 조직을 재점검하고 사일로(Silo)를 극복할 수평적 역량통합이 가능한지 살펴보아야 한다.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해 만든 쉐어드서비스, 전문가그룹(Center of Excellence) 사이의 복잡한 인터페이스가 뉴노멀에서 여전히 적합한지 재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기존 업무처리 프로세스를 단순화시켜야 한다. 수작업으로 하던 업무를 그대로 자동화시키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되고 먼저 업무 프로세스를 표준화, 단순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에서 업무처리는 일반적으로 여러 부서의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관여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단순화하고 표준화시켰을 때의 자원절약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단순화 및 표준화를 이루고 특히 단순 반복적인 업무에 대해 로봇프로세스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등의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직원들은 더 생산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과평가에 대한 방식의 변화도 필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직원들이 시스템에 접속했는지 감시하는 방식은 유연근무제에서 과거와 같은 근태관리를 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전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일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에 대한 자율권을 주고 성과에 집중해서 관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학연 지연 개인의 친밀도에 근거한 차별적 요소를 배제하고 다양성과 포용성(Diversity & Inclusion)을 장려하는 것도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데에 꼭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문화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요구된다. 간단하지만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모임에 대한 운영이다. 기업에서는 여러 종류의 모임이 있다. 어떤 모임은 꼭 참여해야 하지만 때로는 애매한 모임도 다수 있다. 어느 정도 규모를 넘어가면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온라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목적에 맞는 모임(fit-for-purpose meeting)을 지향해야 한다. 모임에 기여하지 못하는 임직원을 모두 불러 회의를 할 필요가 없다. 또한 직급 체계와 호칭의 간소화를 통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코로나사태는 어느 날 우리에게 닥쳐왔다. 변화는 순식간에 예측하지 못한 방법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대해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하느냐는 기업이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이다.

 

정현석 / 칼럼니스트, 기술경영학박사
정현석 / 칼럼니스트, 기술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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