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의혹 키우는 KBS의 ‘검언유착 공작보도’ 꼬리자르기
[박한명 칼럼]의혹 키우는 KBS의 ‘검언유착 공작보도’ 꼬리자르기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7.3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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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보도개입 사건과 비교할 수 없는 검언유착 오보 사태

[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KBS가 소위 검언유착 오보 관련자들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지난 28일 낸 입장문을 통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 사이 대화 녹취록 보도 과정에 잘못이 있었다는 점을 인식한다는 것, 그리고 정확한 사실관계와 그에 따른 책임을 묻기 위해 절차를 진행 중이며 재발 방지 시스템도 마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옳은 결정이다.

다만 크게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

KBS가 이번 오보를 ‘보도 과정의 오류’일 뿐이라고 발뺌한 대목이다. KBS는 “보도 과정의 실수를 검찰 또는 여권의 청부 개입으로 꿰맞춰 가려는 시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억지 추론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현재까지 파악한 경위를 보면, 이번 사안은 보도 과정의 오류가 전부”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 일부 직원과 노동조합, 또 일부 언론과 야당 등에서 이를 정치 쟁점화하여 부당하게 공격하고 있는 상황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KBS는 특히 “정상적인 취재 활동인 취재원과 접촉을 사주나 유착으로 몰아가는 것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공영방송의 정상적인 언론 기능을 흔드는 행위”라며 “이 사안과 관련해 사내외에 왜곡된 주장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상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며 협박 비슷하게 들리는 강경한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검언유착 오보는 일반적인 오보 사건이 아니다. 언론사에서 흔히 벌어지는 오보라는 건 일반적으로 기자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빚어지는 실수, 착오, 오류의 의미 정도를 뜻한다. 그러나 KBS는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공모했다는 당사자들에 치명적인 보도를 하면서도 당사자에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언론의 기본 중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다. KBS 오보가 나오는 과정에 여권 인사와 권력의 주구로 돌변한 듯한 서울중앙지검의 고위 간부가 연루된 정황까지 다른 언론에 의해 폭로된 상태다.

KBS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드러난 오보와 공작보도 의혹에 제대로 반박조차 못하면서 ‘정치쟁점화한 부당한 공격’이라고 예단하고 있다.

국민의 혈세나 다름없는 수신료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이 초등학생도 설득하기 어려운 부실하기 짝이 없는 해명과 대국민 협박에 가까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꼴이다. “정상적인 취재 활동인 취재원과 접촉을 사주나 유착으로 몰아가는 것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공영방송의 정상적인 언론 기능을 흔드는 행위”라는 KBS의 협박이 더 몰염치하고 가증스럽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다. 불과 몇 년 전, 아니 최근까지 진행됐던 일이다. 다들 벌써 잊었겠지만 박근혜 정권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에 세월호 보도와 관련하여 애걸복걸 매달리다 방송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이다.

이정현 전 수석이 세월호 참사 당시 KBS가 해경의 구조 과정을 비판하는 기사를 집중적으로 매섭게 다루자 당시 김 모 보도국장에 전화를 걸어 사정 좀 봐달라고 매달렸던 걸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한 사례라며 대법원이 올해 1월 벌금 천만원 최종 유죄 판결을 내렸다.

KBS의 꼬리자르기는 사안의 심각성을 반증하는 것

필자는 이 사건을 그때나 지금이나 사법의 영역으로 가져가선 안 될 사건이었다고 여전히 생각한다.

그때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과 KBS 보도국장 사이 오간 대화 녹취록도 공개됐지만 누가 봐도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라는 거대 방송국 보도국장에 절절 매면서 애원하는 비굴한 태도였고 보도국장도 권력의 외압을 받는 사람이라곤 전혀 느낄 수 없는, 어찌 보면 일상적인 대화 내용이었다.

언론과 접촉이 담당 업무인 청와대 홍보수석과 KBS 보도국장 이 두 사람의 대화야말로 정상적인 취재원과의 접촉으로 볼 여지가 컸지만 양승동 사장을 비롯한 지금 KBS를 이끄는 주역들인 언론노조는 단지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보도국장에 전화를 걸었다는 이유로 방송법 위반으로 고발했고 우리나라 언론현실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법원은 기계적인 판결을 내리고 말았던 사건이었다. 그때 KBS의 기준으로 봐도 검언유착 오보 사건은 당사자들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할 정도로 끝날 일이 아니다. KBS가 꼬리자르기식로 덮을 일이 아니란 얘기다.

단순히 흔히 있을 수 있는 ‘보도 과정의 오류’가 아니라는 대화 녹취록 등 증거가 나왔고, 정상적인 보도과정이라면 있을 수 없는 치명적인 오류가 나왔다면 이건 KBS가 먼저 앞장서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하는 사건이다.

그런데도 당사자들을 인사위원회에 덜렁 넘겨버리고 국민들은 이 사건에 대해 입을 다물라고 위협하는 태도는 KBS가 이 오보 사건이 공작정치에 의한 오보라는 의심을 더 하도록 만들어준다.

돌아가는 사정이 그렇지 않은가. KBS의 ‘검언유착 공작보도’ 의혹은 세월호 보도 개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사건이다. 이 사안은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 침해를 넘어 KBS가 정상적인 언론기관인지 정치공작을 벌이는 공작기관인지 판가름할 중대한 사건이다.

검찰이 KBS 오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개인적으로는 “과정 오류가 전부”라고 발뺌하고 사건 덮기에 급급한 KBS를 검찰이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언론사들을 탈탈 털던 것과 동일하게 압수수색 등으로 이 오보 사태의 사실관계를 정확히 드러내야 한다. KBS의 꼬리자르기는 이 사건 사안의 중대성을 반증하는 증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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