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신임 사무총장 입후보 등록이 8일(현지 시간) 마감된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일찌감치 한국 대표선수로 출전시킨 우리 정부는 본격적으로 선거 캠페인에 돌입할 태세를 갖췄다.
정부는 전 세계 외교망을 총동원해 '중견국·중재자론'을 앞세워 WTO 회원국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7일 WTO에 따르면 사무총장 입후보 등록 마감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 한국의 유 본부장을 비롯해 멕시코, 나이지리아, 이집트, 몰도바 등 5개국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가장 유력한 주자로 꼽히던 필 호건 EU 무역 담당 집행위원은 최근 출마 포기 의사를 밝혔다.
마감일까지 지켜봐야겠지만 선진국이 후보를 내지 않고, 현 구도대로 간다면 '한국인 첫 WTO 사무총장 배출'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후보 등록이 끝나면 각국 후보들은 WTO 일반이사회 공식회의에 참석해 비전을 발표한다. 이후 회원국별로 후보 선호도를 조사해 지지도가 낮은 후보들부터 탈락 시켜 한명만 남기는 방식으로 선출 과정이 진행된다. 최종 선출까지는 통상 6개월이 걸리지만, 리더십 공백을 줄이기 위해 이번에는 절차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이번이 세 번째 WTO 사무총장 도전으로, 정부 안팎에선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돼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단순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판세 자체가 한국에 불리한 편은 아니다.
멕시코 헤수스 세아데 후보의 경우 현재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이 멕시코 출신인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주요 국제기구 2곳의 수장을 한 국가가 가져간다면 회원국들 사이에서 견제심리가 작용할 수 있다.
WTO 164개 회원국 가운데 약 3분의 1에 달하는 54개국 회원을 거느린 아프리카는 후보 단일화에 실패했다.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웰라와 이집트의 하미드 맘두가 각각 후보로 나서서 초반 아프리카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향후 단계별 투표를 거쳐 후보가 2명에서 1명으로 압축된다면 표를 몰아줄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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