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살기 팍팍한데…서민 노린 보이스피싱 또 기승
안그래도 살기 팍팍한데…서민 노린 보이스피싱 또 기승
  •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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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2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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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운전을 하는 40대 남성 A씨는 지난달 말 한 줄기 희망 같은 문자를 받았다.'

 이자 부담이 컸던 대출상품을 저금리로 바꿔준다는 솔깃한 내용이다.

'정부지원 대환 대출'이라는 문구는 과중한 대출이자 때문에 힘들어하던 그에게 헤어나기 힘든 유혹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일감이 줄어든 A씨는 3금융권에서 연리 10% 후반의 생활자금 2천만원을 빌린 상태였다.

그는 망설일 겨를도 없이 문자에 찍힌 전화번호를 눌렀고, 스스로를 금융기관 직원이라고 밝힌 상담원과 통화했다.

대출 절차는 생각보다 까다롭지 않았고, A씨는 상담원 안내에 따라 대출신청서를 작성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앱)을 휴대전화에 다운받았다.

그가 설치한 앱은 아이콘 모양과 메뉴 구성이 1금융권 금융기관이 만든 것과 동일했다.

그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해당 금융기관 지점에 전화를 걸어 해당 직원이 있는지 확인까지 해봤다.

그곳 직원은 A씨에게 "연리 7%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려면 기존 대출금 일부를 먼저 상환해야 하는데, 대환 대출 자체가 금융거래법 위반이기 때문에 단속을 피하려면 상담원 계좌로 돈을 보내주셔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 말에 감쪽같이 속은 A씨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부탁해 어렵사리 1천만원을 만들어 송금했다.

그리고는 송금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해당 금융기관에 전화했지만, 바로 전 통화했던 전화는 이미 먹통이 돼 있었다.

그가 통화한 금융기관직원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고, 휴대전화에 내려받은 앱은 '전화 가로채기' 프로그램이 작동하는 악성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이 설치되면 금융회사나 경찰 등에 전화해도 보이스피싱 일당이 받기 때문에 피해자는 꼼짝없이 속게 된다.

졸지에 A씨는 대출금 2천만원에다가 빌린 1천만원의 빚을 추가로 떠안은 신세가 됐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서민의 팍팍한 삶을 노린 보이스피싱이 다시 기승하고 있다.

이달 초 청주에서는 금융기관을 사칭해 20여명으로부터 총 12억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국내 총책 등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흥덕경찰서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은 생계자금 등을 대출은 받은 서민"이라며 "안 그래도 사정이 어려운 사람을 궁지로 몰아세우는 악성 범죄"라고 말했다.

24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 81건이던 보이스피싱 범죄는 2월 58건으로 주춤했다가 3월 88건, 4월 98건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서민 생활이 팍팍해진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연간 발생 건수도 2017년 584건, 2018년 722건, 2019년 976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은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에서는 절대 현금 송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이런 요구를 받으면 일단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출처가 불분명한 앱은 절대 설치해서는 안 되며, 은행 같은 금융기관이 이유 없이 저금리로 대환 대출해주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악성 앱 등으로 휴대전화가 해킹된 것으로 의심되면 다른 사람의 전화나 유선 전화로 금융기관에 전화를 거는 방법으로 2차, 3차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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