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5조원 이상인 우리나라 64개 대기업 집단의 매출 규모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84%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대기업 집단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에 그치고 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지난해 64대 대기업 집단이 매출, 순이익, 고용 등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자산 5조원 이상인 64개 그룹을 대기업 그룹으로 보고 이뤄졌다. 실적과 고용 현황은 공정위와 금융감독원의 자료를 참고했고, 매출 등은 별도(개별) 재무제표 기준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64대 그룹 계열사 총 2천284곳이 올린 매출은 1천617조원이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GDP(1천919조원)의 84.3%에 달한다.

 64개 그룹 전체 매출 중 삼성그룹의 매출(314조원) 비중이 19.4%로 가장 컸다. 이어 현대차[005380](185조원) 11.5%, SK(161조원) 10% 순으로 매출 영향력이 높았다.

삼성의 전체 매출액을 국내 GDP와 견주면 GDP의 16.4% 수준이다. 개별 계열사로 보면 삼성전자[005930] 한 회사의 매출이 GDP의 8% 정도다.

64대 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7조원이고, 이중 삼성의 순익이 19조원으로 34.3%를 차지했다.

순이익 2위는 SK(7조9천650억원·13.9%), 3위는 현대차(7조9천608억원·13.8%) 순으로 비등하게 나타났다.

매출은 현대차가 약 20조원 앞서지만 순이익은 SK가 상대적으로 더 좋았다는 의미다.

이외에 포스코[005490](2조1천20억원, 3.7%), 농협(2조960억원, 3.7%)이 순이익 상위 5위에 들었다.

64개 그룹의 매출 영향력이 이처럼 큰 것과 대조적으로 고용 영향력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64개 그룹 직원 수는 158만명으로 국내 전체 고용 인원 1천386만명(12월 고용보험 가입 기준)의 11% 수준이다.

역으로 말하면 64개 대기업 그룹에 속하지 않는 기업이 고용의 약 90%를 차지하는 셈이다. 여기에 자영업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대기업 집단의 고용 영향력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의 고용 인원이 26만명으로 64개 그룹 고용 중 16.5%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차 16만명(10.5%), LG 15만명(9.7%), SK 11만명(7.0%) 순이었다.

CXO연구소는 "국내 대기업 집단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드러내는 수치"라며 "대기업이 매출에 비해 낮은 고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

김태호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