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최상의 재료에 그만의 손맛을 더하다', 맑음케이크 장효비 대표
[FN인터뷰] '최상의 재료에 그만의 손맛을 더하다', 맑음케이크 장효비 대표
  • 장순배 기자
    장순배 기자
  • 승인 2020.03.2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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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도 행복을 주는 ‘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날 만든 것은 그날만 판매한다.’는 원칙하에 냉동한 재료 하나 없이 신선한 디저트만을 만들어내는 ‘맑음케이크’ 매장. 매장 안은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각에도 불이 늘 켜져 있다. 그리고 그 환한 공간 안에는 유기농, 1등급 재료만을 가지고 차별화된 디저트를 만드는 장효비 대표가 있다. 당일 생산 원칙을 지켜가면서도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새벽 2-3시까지 베이킹에 전념할 수밖에 없다지만 정작 그녀의 얼굴은 행복으로 물들어있을 뿐이다.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맑음케이크'를 찾을 손님을 생각하면 다시금 행복해진다는 장대표는 오늘도 이곳을
방문할 이들을 떠올리며 ‘힘들수록 행복이 더해진다’는 역설을 드러내곤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주고 싶은 것들을 나눌 수 있는 공간

학창시절, 장래희망에 대해 써야 할 때마다 장대표는 ‘유치원 선생님’, ‘현모양처’를 적어낼 정도 사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랬던 장대표가 어느 순간부터 요리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급기야 그 관심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고 몰래 대학교를 자퇴한 후 본격적으로 요리에 입문할 정도의 열정으로 이어졌다.

물론 가족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요리 쪽으로 일을 하셨던 터라, 재능은 물려 주시면서도 그 길이 고생길임을 잘 아셨던 것이다. 그만큼 누구보다 강하게 만류하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꾸준히 하는 그 모습을 보며 지금은 누구보다 응원해 주신다. 물론 밤새 일을 해야 할 때 안쓰러워하는 마음은 여전하다.

요리 쪽으로 관심을 갖던 그녀였지만 처음부터 사업을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다. 디저트 매장을 오픈하게 된 것은 어쩌면 우연이자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 평소에 디저트를 좋아하고 관심이 많은 터라, 다양한 맛 집을 찾아다니며 디저트를 맛보던 경험치가 쌓인데다가, 자녀들에게 간식을 만들어주면서 맑음케이크를 세우는 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그 덕에 산후우울증도 잘 버틴 것 같아요. 과거에는 제가 좋아하는 것을 잘 모르고 컸는데 베이킹을 할 때는 밤을 새어도 행복해요.”

물론 세 아이들을 제대로 못 챙긴 것에 대해서는 늘 미안해하는 그녀이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자신을 잘 이해해 주는 자녀들이 고마울 뿐이다. 그리고 자녀들을 잘 챙겨주는 친정 엄마와 남편의 응원으로 힘들어도 버틸 힘을 얻는다. 특히 막내는 엄마를 닮아 베이킹에 흥미를 드러낼 정도가 되었다고 하니 감회가 남다를 뿐이다.

성장 속에서도 기본에 충실하다

맑음케이크는 질 좋은 재료로 특유의 신선한 맛을 선사하는 만큼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는 것은 물론 새로운 고객들도 꾸준히 확보해 나가고 있다. 경기가 안좋아지는 이 시대에 오히려 매출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해 장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고객분들에게 그만큼 보답해야겠죠. 내 손으로 더 신선하고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어드리는 게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해요.”

맑음케이크는 성장하면서도 기본에 충실하는 것을 중시한다. 이제는 5명의 직원을 둘 정도로 성장했지만 그만큼 객관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고객들에게 더좋은 것만을 드리고자 고군분투한다. 간혹 체인점에 대한 권유를 듣기도 하지만 장대표는 아직 그럴 생각이 없다. 규모를 늘리는 것보다 고품격 디저트를 직접 만들어 드리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같은 매장을 여러 곳에 낸다고 해도 똑같은 디저트를 생산해 낼 수는 없는 법. 그 현실을 잘 알기에 자신이 만들 수 있을 때까지는 지금의 매장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인근 대형 백화점의 제안으로 백화점에 단기간 들어갔던 경험이 있지만 하루에 천 개 이상을 뽑아내야 하는 만큼 그 역시도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그래도 그때의 경험 때문일까요. 이제는 매장에서 하는 수고는 그때에 비해 힘들게 안 느껴져요. 그땐 워낙 많은 양을 만들어했으니까요.”

기본을 지키려는 매장의 원칙은 음료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도 잘 드러난다. 디저트 카페인만큼 음료에도 욕심을 낼 법하지만 장대표는 오직 기본 음료만 제공한다. 물론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시즌 메뉴를 그때그때 달리 제공하기도 하지만, 수익으로 연장시키기 쉬운 음료파트에는 큰 욕심을 두지 않는 것이다. 음료가 많으면 자신은 물론 직원들까지 케이크에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우여곡절 끝에 얻은 노하우를 방출하다

장효비 대표는 10년간의 노하우를 다른 사람들에게 한 번에 전수해 주고자 클래스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매장 내 작업실에서 진행되는 수업은 원데이 클레스로 열리는 만큼 수준급 베이킹 노하우를 한 번에 배울 수 있는 실속 있는 기회가아닐 수 없다. 그만큼 전국 각지에서 수강생들이 몰리는 것은 물론 수업을 개시하면 금세 마감되곤 한다.

“장사가 잘 안 되었던 분도 수업을 통해 배운 레시피로 장사가 잘 되었다고 말씀해 주시곤 해요. 그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장대표는 자신도 사업초기에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그분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만큼 수고로 얻어낸 노하우를 아낌없이 방출한다. 그렇게 교육을 시작한 지도 벌써 4년이 되었으며, 일주일에 4회의 클래스를 열 정도로 수업을 원하는 분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가르치는 입장에서 다시 배우는 입장으로 클래스를 통해 노하우와 레시피를 가르치던 장대표도 어느 순간에는 다시 제자의 입장으로 돌아간다. 배움에는 끝이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여전히 많은 곳을 찾아다닌다. 직접 보고 맛을 보지 않는 이상 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실전 경험뿐만이 아니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외 디저트를 살펴보기도 하고 관련 도서도 열심히 읽어간다.

그러나 디저트를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내가 먹고 싶은것’을 만들어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입맛을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당당하게 내놓을 수 있을 정도로 맛있는 것을 만들어내어야 수준급 디저트를 지속적으로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오늘도 장대표는 새로운 곳을 방문하고 새로운 자료를 탐독한다.

베이킹계의 명장이 되는 그날까지 전국에서 맑음케이크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그녀는 아직 자신의 이름을 간판에 내거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이 있다.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아요. 물론 제 이름을 걸어도 될 만큼의 수준이 되도록 명장이 되고자 하는 꿈은 한 순간도 버린 적이 없죠.”

사실 맑음케이크 자체가 이미 장효비 대표의 또 다른 이름이 되어 있지만 그녀는 한 순간도 겸손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면서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는 더 큰 포부를 품고 있다.
“2020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맑음케이크의 디저트를 드실 수 있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특히 먼 곳에서 찾는 분들도 드실 수 있도록 변질되지 않게 제공되는 디저트를 배달・배송할 예정이예요.”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질 좋은 디저트를 손수 제공하는 장인이 되고 싶다는 장대표. 엄마의 마음을 담아 베이킹에 집중하겠다는 장대표의 신념은 지난 10년간 그래왔듯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지켜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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