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카의 위로 - 프리퀄(Prequel)
엄카의 위로 - 프리퀄(Prequel)
  • 은빛태양을사랑할래
    은빛태양을사랑할래
  • 승인 2019.09.06 1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엄마와 딸.. 보기만 해도 정겨운 말이지요. 툭하면 싸우는 저랑 저희 엄마는 그다지 정겹지 않은 사이입니다. 저는 늘 사소한 것에서 오는 서운함이 있고 엄마는 제가 다른 집 딸들처럼 살갑지 않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도 김장을 하거나 명절 전 음식장만을 할 때면 어떻게든 도망 다녔습니다. 일마치고 사우나를 가자고 해도 안갑니다. 다정한 딸은 못되는 게 맞습니다.

엄카의 위로를 받기 하루 전날 일입니다.

평일인데 엄마가 1박2일로 여행을 간다고 조카아이들 저녁 두끼를 챙겨달라고 아침 일찍부터 와서 부탁을 하면서 제가 운동 끝나는 시간 맞춰 갈테니 같이 마트를 가자고 합니다.

운동을 끝내고 나오니 이미 장을 다 봤다고 하네요. 방학 중이던 막내조카아이를 데려와서 어깨에, 손에 무거운 짐을 잔뜩 쥐여줬드라고여. 어린 아이한테 짐을 잔뜩 들게 한 것부터도 보기 싫었습니다.

뭘 그렇게 많이 샀는지 자주 사던 고기전과 빈대떡, 소불고기, 홍어 등등 10만원어치의 장을 봤는데 제건 없답니다. 애들 맡긴다고 부탁한다더니 본인 놀러갈 것만 잔뜩 사고 내껀 고기전 만원어치도 안샀냐고 하니까 오빠카드를 너무 많이 써서 더는 못쓰겠답니다.

그럴거면 둘이 장봐서 집에 가면 되지 나는 왜 불렀냐. 점심사라고 불렀냐.. 심술이 잔뜩 났지요. 엄마가 좀 그랬는지 고기전만 가져가라하는데 빈대떡까지 내놓으라고 심술을 부렸습니다. 그깟 거 사먹으면 그만인데 제 생각은 역시나 눈곱만큼도 안했다는 게 서운해서 그랬습니다.

엄마는 항상 수틀리면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는데 그날도 식당에서 나중엔 버럭하고 먼저 가버렸습니다. 그런 상황이 조카아이에게는 어떻게 비췄을지 챙피하기만 했는데 다음날 엄카로 위로해주더군요.

엄마는 변하지 않을 거고 저도 변할 것 같진 않지만 엄마가 천년만년 사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보기에는 젊어보여도 나이가 있으니 이다음에 못되게 굴었다고 후회하지 않도록 제가 먼저 바뀌어야겠지요.

미션을 계기로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노력해봐야겠습니다.

파이낸스투데이는 칼럼니스트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하는 전문적인 정보를 자유로운 형식으로 표현하는 '전문가 칼럼'을 서비스합니다. 전문가 칼럼은 세상의 모든 영역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글들로 구성되며,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스타일의 칼럼입니다. 칼럼 송고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gold@fntoday.co.kr 로 문의해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