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이와 화분들을 돌본다는 건
다육이와 화분들을 돌본다는 건
  • sdjohn
    sdjohn
  • 승인 2019.09.0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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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는 것도, 사랑해서도 안되는 일

카페FAN에 1미터가량 길이의 어항이 자리를 잡았다.

수조에 채운 물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구피가 13마리, 관상용 새우들이 빨간색 4마리, 갈색 2마리, 까만색 2마리, 청록색 5마리 살고 있다.

구피도 새우도 모두 새끼를 품고 있어서 넓어보이지만 곧 이 친구들이 가득 채울 것 같다.

하지만 이 친구들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 친구들이 살고 있는 수조의 물은 카페를 5년간 지키고 있는 화분들의 영양소다.

카페 입구를 들어오면 정면에 가득 자리잡은 다육이들이 서로 태양을 향해 자리다툼을 한다.

서쪽을 향하고 있는 통유리벽으로 석양이 내려앉는다.

아름다운 석양을 더 잘 보려고 쭈볏댄다.

이 친구는 다육이테이블에서 쫓겨나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번식도 잘하고 성장도 잘하는 터라 작은 다육이들에게 그늘을 지웠기때문이다.

방울복랑은 테이블경쟁에서 조금씩 밀려나고 있다.

테이블 서쪽에서 밀려나니 목을 더 길게 뺀다.

염좌다.

무서운 번식력과 성장력을 골고루 갖춘 이 녀석은 화분이 버거워한다.

바닥에 떨어진 염좌는 마르지만, 옆 화분 위에 떨어진 염좌 이파리는 즉시 뿌리를 내고 나뭇가지 위에서도 생명력을 유지한다.

쓰레기통에 버릴 수도 없고, 화분에 떨어진 낙엽 위에서 뿌리를 내리고 뭉쳐산다.

7미터가 넘는 서쪽 통유리벽에서 쫓겨나 그늘진 카페 안쪽으로 밀려난 녀석들도 이파리하나 시들지 않고 원수를 갚겠다고 저렇게 벼르고 있다. ㅠㅠ

5년을 나와 동거한 반려식물들이다.

카페에서 춤추고 먹고 마시고 노래 부르는 걸 함께 했다.

놀랍게도 한 개의 화분도 죽질 않는다.

2년에 한 번 분갈이를 하는데, 장난이 아니다.

2-3주에 한 번 물을 주는 데, 3양동이의 물을 먹어댄다.

아침 8시에 출근해서 밤11시에 퇴근하는 나를 위하여 나쁜 공기는 영양섭취를 하고 좋은 공기만 내뱉아 준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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