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동신 기자] 판사와 변호사 간의 더러운 금품거래를 목격하고 사법부의 정화를 추구하려고 이를 폭로했던 실화극, 연극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원작 신평, 극본 신성우, 연출 박장렬)가 오늘, 19일 막이 올랐다.
연극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는 ‘법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이라는 깨달음을 얻는 평호가 ‘법원을 법정에 세우기’로 결심한다. 이 작품은 판사 출신 변호사 신평의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라는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전개한다.
판사 재임 당시 판사들의 금품 수수를 내부 고발했다가 재임용에서 탈락된 과거를 가진 그는 이번에는 동료 변호사의 비리 의혹을 공개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다. 내부고발에 부정적인 주위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평호는 공정한 판결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고수한다. 하지만 내내 유리하게 진행된 재판의 결과는 예상 밖의 패소한다.
법원의 판결에 충격을 받고, 이에 대응을 준비하느라 평호는 부당한 판결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던 해고 노동자 경중을 잊고 지낸다. 그러는 사이 궁지에 몰린 경중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다.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하고 제지하는 평호. 하지만 돈도 없고, 빽도 없고, ‘가진 거라곤 법밖에 없는’ 자신과 같은 보통 사람은 법의 버림을 받으면 더 이상 살아갈 방법이 없다는 경중의 호소에 반박하지 못한다.
여기서 평호는 ‘법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이라는 깨달음을 얻고, ‘법원을 법정에 세우기’로 결심한다.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의 첫 장면은 이 <캄비세스왕의 심판>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2018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사법농단’으로 마무리 된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소품 중 하나가 ‘캄비세스 왕의 심판’ 이다. 황제 캄비세스(Cambyses)는 시삼세스 판사가 뇌물을 받고 잘못된 판결을 하자, 산채로 판사의 피부가족을 벗기는 형벌을 내린다. 다른 모든 법관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모두 처벌과정을 지켜보도록 하고, 벗겨낸 가죽은 판사가 평소 사용하던 판관 의자위에 깔았다. 그리고 새 재판관으로 시삼네스의 아들 모타네스를 임명하여 제 아비의 가죽이 깔린 재판석 의자에 앉도록 했다.
<캄비세스의 왕의 심판>처럼 잘못된 판결로 판사의 가죽을 벗긴들, <사법농단>으로 전 법관을 구속한들, 그로 인해 피해 받은 국민들은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그로 인해 피해 받은 국민들의 마음의 상처는 누가 위로해 줄 것인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평 변호사는 현행 헌법 최초로 1993년 재임용에 탈락한 ‘1호’ 판사다. 그는 판사와 변호사 간의 더러운 금품거래를 목격하고 사법부의 정화를 추구하려고, 이를 폭로했다가 법복을 벗어야만 했다.
그는 법원에서 나온 후 잠깐 변호사 생활을 하다 대학으로 들어갔고, 이후 대학교 로스쿨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학문연구에 정진하여 많은 책과 논문을 저술, 법학계의 권위 있는 학술상을 수상하기도 하고, 또 한국헌법학회장으로 선출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면서 유력한 대법관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대학의 총장이 욕심을 품고 임기를 불과 10일 남겨둔 시점에서 대학 내 중요보직을 모조리 갈아치우려고 하는 데 대하여 강한 비판의 글을 대학 게시판에 올렸다가 명예훼손 사건에 휘말리게 됐다. 그러면서 대법관 임명이 좌절됐다.
이 명예훼손 사건에서 겪었던 참담한 심경을 엮은 것이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라는 책이다.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라는 공연은 우리 사회의 소수인 내부고발자들의 이야기이고 외침이다. 이번 공연이 신평 변호사가 이야기한 “공익제보자 지원위원회‘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연극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는 5월 19일까지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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