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변한다???
사랑은 변한다???
  • 정윤진
    정윤진
  • 승인 2019.04.0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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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나지 않겠지만 결혼을 했다는 것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증거이다. 지금의 배우자를 만났을 때를 떠올려 보자. 매력적인 이성을 만나면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 그 사람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행복감을 느낀다. 연애와 데이트를 시작하면 황홀하기까지 하다.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프지 않고, 잠을 자지 않아도 졸리지 않는다. 초인적인 사람이 된다. 이 사람만큼은 죽을 때 까지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내 만남이 지속되고 권태기가 찾아온다. 지겹고 싫증나기 시작한다. 싸움은 잦아지고 곧 헤어진다. 또 다른 이성을 찾아 떠난다. 그리고 다시 사랑을 시작하고 헤어지고 이런 생활이 반복되길 몇 차례 결혼 적령기에 만난 사람과 그냥 결혼 한다. 우리는 진짜 사랑을 한 것일까? 왜 사랑은 변하는 것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 코넬대 인간행동연구소의 인디아 하잔 교수팀은 한 가지 실험을 했다. 남녀 간의 애정이 얼마나 지속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2년에 걸쳐 다양한 문화집단에 속한 남녀 5천 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지속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남녀 간에 가슴 뛰는 사랑은 18~30개월이면 사라진다고 한다. 남녀가 만난 지 2년을 전후해 대뇌에 항체가 생겨 사랑에 필요한 화학물질이 더 생성되지 않고 사라진다고 한다. 사랑의 감정이 변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랑하면 우리의 뇌는 어떻게 변할까? 대뇌에서 이상한 화학물질이 나와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사랑하면 미치게 되는 것이다. 어떤 과정을 거쳐 점점 미쳐 가는지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도파민’은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는 시기에 분비된다. 대뇌의 변연계에서 화학적 작용이 시작되면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만들어진다. 이때는 상대방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낀다. 그리고 사랑에 빠졌을 때 신경전달물질인 ‘페닐에틸아민’이 만들어진다. 이것은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천연각성제’ 구실을 한다. 이때 이성으로 제어하기 힘든 열정이 분출되고 행복감에 이때쯤 되면 사랑하는 사람을 껴 앉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면서 뇌하수체에서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많은 동물실험에서 옥시토신은 짝짓기, 성적흥분, 오르가즘, 출산이나 산란, 젖 먹이기 등의 모성 행동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의 경우 오르가즘을 느낄 때 옥시토신이 다량 분비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시기는 안정을 되찾아 서로를 소중히 여기게 된다. 엔도르핀은 일종의 마약과 같은 물질로 통증을 없애주고 즐거움과 기쁨을 안겨주는 작용을 하는 호르몬이다. 사랑의 기쁨이 몸과 마음에 충만한 상태를 경험한다.

이렇듯 사랑을 하면 뇌에서 듣도 보도 못한 물질이 쏟아져 나온다. 사랑의 힘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만큼 신비하고 오묘하다. 하지만 아무리 대단한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약발이 떨어진다. 이때쯤 되면 상대방에게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변했어. 사람이 어쩜 이렇게 변할 수 있어? 실망이야!” 사실 연애 때 본 이성의 모습은 반쯤 미쳐있는 상태였다. 결혼 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일 뿐 변한 것이 아니다. 만난 지 20년이 지났는데도 매일 아침 배우자를 보고 가슴이 뛴다면 분명 심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일 것이다.

결혼 전에는 그 심장에 문제 있는 사람이 내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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