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치명적인 치과 질환 – 치아 흡수성 병변 (FORL)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치과 질환 – 치아 흡수성 병변 (FORL)
  • 전성철 기자
    전성철 기자
  • 승인 2019.03.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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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달리 고양이에서 특이적으로 발생하는 치과 질환이 있는데, 바로 치아 흡수성 병변과 면역 매개성 구내염이다. 이 중 치아 흡수성 병변(FORL)은 명칭 그대로 치아가 점차 녹아서 흡수되는 질병인데, 전체의 30~67%에 해당하는 반려묘에서 발생할 정도로 매우 흔한 치과 질환이다. 주로 노령 고양이에게서 나타나는데,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며 질병의 초기 단계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보호자가 조기에 알아 차리기가 쉽지 않다.

고양이 치과/구강 질환의 주요 증상은 심한 구취와 과도한 침 흘림, 통증으로 인한 건사료 섭식 거부 또는 식욕 저하, 경미한 체중감소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으로 내원한 고양이의 입 안을 보게 되면 잇몸의 심한 발적과 출혈 등이 관찰되는 경우도 있으나 겉보기엔 치석 외엔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을 수도 있다.

치아 흡수성 병변은 통증도 심하고, 다른 치아로도 병변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병변이 발견된 치아를 발치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자 추가적인 진행을 막는 예방법이다. 따라서 병변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치아는 전신마취 후 스케일링을 하면서, 확인이 필요한 구강 내 국소부위만을 선택해 촬영할 수 있는 특수 촬영 장비로 치과 방사선 촬영을 하여 치아와 치아뿌리의 상태를 진단함과 동시에 발치를 진행하게 된다. 이 때 송곳니와 앞니는 병변의 진행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가급적 발치를 하지 않는데, 특히 송곳니까지 발치하는 경우는 얼굴의 형태에도 변화가 생기며 발치 후 혀를 계속 내밀고 있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발치 전 미리 스케일링을 진행하는 이유는 발치 과정에서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치아에 부착된 치석과 세균을 미리 제거하기 위해서이다.

특히 고양이의 치아 중 흡수성 병변으로 인해 주로 발치가 진행되는 작은어금니와 어금니의 경우 치아뿌리가 두 개 또는 세 개이며, 치아가 부분적으로 녹아 치조골(치아뿌리가 박혀 있는 턱뼈)과 치아의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문제가 발생한 치아뿌리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이러한 부분을 세심하게 분리해 가며 발치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고 큰 수술이기는 하지만, 치아 흡수성 병변으로 인한 고양이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필요한 수술이기도 하다.

루시드 동물메디컬센터에서 고양이 치과 진료를 담당하는 노진희 대표 원장은 “고양이의 치과 질환은 결코 치아에서만 단독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아니다. 치아의 세균이 혈류를 타고 감염을 일으켜 심부전, 신부전 및 당뇨 등 심각한 전신성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양이의 치과 치료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진단 과정에서부터 치료과정까지 전신마취가 필요하며, 마취 시간이 짧지 않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방법인 호흡마취로 진행해야 하며, 마취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환자의 전신상태에 대한 심도 있는 사전 검사가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노진희 원장은 “노령묘의 경우에는 더욱 마취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 단순한 치과 치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응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하며 신장과 심장 등 주요 기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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