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인맥과 ‘투명인간’
온라인 인맥과 ‘투명인간’
  • 강희남
    강희남
  • 승인 2019.03.0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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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사회학]②

[SNS사회학]② 

온라인 인맥과 ‘투명인간’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오럴로버츠대에서 리더십과 혁신을 가르치고 있는 데이비드 버커스(David Burkus)는 자신의 책「친구의 친구」(Friend of a Friend)를1)  통해 ‘친구의 친구가 

당신의 미래’임을 강조하면서 인맥 쌓기를 통해 “인생과 커리어가 바뀌는 ‘약한 연결’의 힘”을 활용, 당신의 네트워크를 크게 그려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인터넷에서는 서로가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새로운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이런 관계에서 개인이 전하는 정보는 상대방에게 중요한 도움이 된다. 상대방이 요구하는 것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또는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을 미리 정리하여 올려놓음으로써 도움을 준다.

이용자들은 이러한 지식과 기술, 경험 등을 나누어 가지고 도와주는 순간에 공유하고 교환하는 기쁨을 느낀다. 이때 전문적인 지식이나 정보가 아니어도 필요한 순간에 적절한 도움을 줌으로써 선배가 되기도 하고 선생이 되기도 하는 기쁨을 경험한다.2)  SNS에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그런데 비록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이 우리에게 더 많은 사람들과 동시에 소통할 수 있게 해주지만, 이러한 소셜 네트워크 연결은 가까운 친구들과 더 강한 사회적 유대감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 온라인 '친구들'이 더 많은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친한 친구들을 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얼굴을 맞대고 접촉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3)

실제 어느 작가가 온라인 인맥의 허상을 지적하며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 보면 이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출판기념회를 연 한 작가도 자신의 SNS에 “제 페친이 1300명인데 그 중 2%인 30명쯤은 (행사에) 올 줄 알았는데... 마음으로만 300명 온 걸로 생각하렵니다”라며 페이스북 인맥의 허상에 대해 언급 했다.4)  온라인 인맥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현실 사례다.

그래서 SNS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속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도 늘었는가’라고 물을 때 선뜻 대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힘들고 외로울 때 SNS 친구가 ‘아무렇지도 않게’ 펼쳐지는 음식과 여행의 향연은 사람들에게 고독감을 주기도 한다.

 

#1. 인스타그램 팔로워 2000명이 넘었던 자영업자 유혜린(31ㆍ여)씨도 비슷한 이유로 최근 SNS를 끊었다.

최근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혼을 하게 돼 답답한 마음이 들었지만 털어놓을 친구가 몇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인간관계에 되돌아보게 됐다.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는 사람만 1000명이 넘는데 내밀한 개인사를 나눌 만큼 막역한 친구가 손에 꼽았다. 그는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밥 한번도 먹지 않는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입는지 관심을 왜 뒀는지 모르겠다”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의 사진에 ‘좋아요’를 누를 시간에 친한 친구에게 전화라도 할 걸 후회됐다”고 말했다.5)

#2. 건설사 과장인 최모(35)씨는 직장생활 10년차다. 학창 시절 100여 명 안팎이었던 휴대전화 저장 번호는 어느덧 520여 개로 늘었다. 하지만 과거보다 더 외롭다는 게 솔직한 심경이다.

그는 “10년 전 연락 끊긴 선배의 경조사까지 쫓아다닐 정도로 열심히 인맥을 관리했지만 허무함을 느낀다”며 “생일 때면 축하메시지는 90여 통 쇄도해도 막상 케이크를 같이 자를 친구는 없다”고 말했다.6)

 

“....../ 아무리 뒤척여도 잠은 오지를 않고/ 전화 속 사람들 이렇게나 많은데/ 연락할 누구도 곁에 없을 때/.......” 는 가수 ‘소유/권정열’이 부른 ‘어깨’(Lean On Me)라는 노래가사 일부분이다. 물른 필요시 어깨를 기댈 수 있는 친구의 범위와 의미를 어떻게 규정 할 것인가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있을 수 있을 것이다.

43세의 줄리엣은 친구를 ‘상호간 감정적으로 서로 교류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간주하고 있는 반면, 마흔 살의 마크는 친구를 '내 인생에서 한번이라도 지나가다 만난사람'은 다 친구로 여긴다.7)   그러면 디지털원주민(digital natives)인 지금의 젊은 남녀들이 생각하는 친구의 기준은 어떤가?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20.30대 미혼남녀 6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8)   남녀가 생각하는 진정한 친구의 기준 1위는 언제 어디서든 '편히 볼 수 있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어 남자는 '오래 알고 지냈는지' 여부를, 여자는 '공감대가 느껴지는가'를 선택해 성별에 따라 기준이 조금씩 달랐다.

또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친구의 숫자에 대해 남자는 약 2.7명, 여자 약 3.2명의 친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자신의 주변에는 몇 명의 진정한 친구가 있을까에 대해서는 '3~4명(40.3%)', '1~2명(33.6%)', '5~6명(13.8%)' 순이었고, 0명이라고 답한 사람도 9.0%나 있었다. 이 결과 남자는 약 2.7명, 여자는 약 3.2명의 진정한 친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사람들은 많은 친구들을 두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SNS 리스트에서 늘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들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친구와 대화 도중 스마트폰을 꺼내 전화를 받음으로써 상대방이 ‘일시정지’버튼이 눌린 테이프녹음기가 된 기분을 들게 하거나, 친구와 대화도중 다른 사람들과 카톡이나 문자를 주고받아 친구를 투명인간처럼 취급하는 것에9)   개의치 않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좋은 친구들은 단순히 스마트폰에 뜨는 이름과 사진 몇 장이 아니다. 대신 진정한 친구는 우리말에 귀를 기울이고, 겉면이 아닌 내면으로 소통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우리 삶의 빈자리를 채워 넣는 존재이며, 좋을 때나 힘들 때 나를 찾아주는 사람들이며, 함께 고민하고 함께 웃어주며 함께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동반자적 수준의 사람들이다.

그래서 좋은 친구는 “좋아요”를 눌러 달라는 부탁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우정은 “네 부탁을 들어줄 테니 내 부탁도 들어줘”라는 식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좋은 친구는 가끔은 격려와 지지, 재미, 상호도움, 그리고 참된 우정을 넘어서는 침묵, 각자의 사생활을 지켜주는 사람들로 연결된,10)  그래서 우리가 직접 ‘눈빛을 보며’(Seeing the white of their eyes)우정을 맺는11)   사람을 가리킨다.

 

 

[출처 및 인용, 참고문헌]

1) 책소개, yes24.com, 내용참고 정리

2) 김충렬 박사의 ‘치유상담’,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중독되는 이유: 외로움, 충동성…, 크리스천투데이, 2015.11.12

3) Christopher Bergland, Maintaining Close Friendships Requires Face-to-Face Contact, psychologytoday.com, Posted Jan 19, 2016

4) [더피알=서영길 기자], SNS로 넓어진 관계, 가지 치는 사람들, 2017.10.27

5)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고독한 한국사회①]가짜 인간관계 지겨워 SNS 탈퇴…“진짜가 그리워”, 2018-06-27

6) 박민제·홍상지·윤재영 기자, “축 생일” 문자 90통 왔지만, 함께 케이크 자를 친구 없어, 중앙일보, 2016.08.19

7) Psychologies, Can you make real friends online?, psychologies.co.uk, 31 Jan 2018

8) 디지틀조선일보 권연수, 진정한 친구 기준 1위는 '편히 볼 수 있는가', 인생에서 진정한 친구는 몇 명?, 2016.09.09

9) 셰리 터클,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 황소연 옮김, 민음사(2018), P.214

10) Psychology, I Like Friends Who Respect Time, Silence and Space, exploringyourmind.com, February 1, 2016

11) By Teddy Wayne, Are My Friends Really My Friends?, nytimes.com, May 12, 2018

*필자:「전환기사회(가정)+Study」대표, <졸혼을선택하는이유> <재혼후(後)가정관리>외 다수, 나의서재(저자목록: bookk.co.kr/khn52), khn5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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