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키는 폴더블폰이 쥐고 있지 않다
혁신의 키는 폴더블폰이 쥐고 있지 않다
  • 김봉건
    김봉건
  • 승인 2019.02.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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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개최된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폴더블폰이었다. 대표적인 기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와 화웨이의 ‘메이트X’가 꼽힌다. 두 제품 모두 폴더블폰이기는 하나 갤럭시 폴드는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이고, 메이트X는 밖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이다. 이로써 제품의 구조화된 형태를 의미하는 ‘폼 팩터’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해당 시제품의 시연 과정을 유심히 살펴본 이들이라면 몇 가지 측면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해당 기기를 손에 들고 화면을 양쪽으로 완전히 펼칠 때 꽤 많은 힘을 가하던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나 화웨이 두 제품 모두 그랬다. 물론 굳이 우열을 가리자면 메이트X 쪽이 조금 더 심했던 것으로 읽히지만 말이다.

이보다 더욱 결정적인 문제는 따로 있었다. 화면이 완전히 펼쳐졌을 때의 상태가 영 맘에 들지 않는다. 화면과 화면의 경계, 즉 접히는 부분(이음매)이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우글거리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는 삼성전자와 화웨이 두 제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디지털타임스

시장에 정식 출시되려면 시간이 조금 남아있기는 하지만, 과연 이러한 치명적인 문제점들이 그 짧은 기간 동안 모두 보완될 수 있을까? 제품의 완성도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아직 미흡하다는 의구심은 행사장에 전시된 시제품을 아예 만져보지 못하도록 유리 부스로 철저히 차단해놓고 있는 대목에서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시장에 곧 출시될 폴더블폰이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제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려줄지의 여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태블릿처럼 넓은 화면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차라리 폴더블로 가기 바로 전 단계인 LG전자가 개발해 내놓은 ‘V50 씽큐‘의 더블 스크린 형태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기본 휴대전화에 별도의 액세서리로 화면 한 개를 더 들고 다니다가 필요한 경우에만 화면을 이어 붙이면 되니 말이다.

사실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태블릿처럼 활용 가능하게끔 전환해준다는 게 폴더블폰 제품의 기본 컨셉트인데, 그 하나만을 위해 대중들이 평소 일반 휴대전화의 두 배 가까운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는지, 아울러 그만큼 비싼 가격을 받아들일는지는 여전히 의문스러운 대목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작금의 폴더블폰을 향해 진정한 혁신이라며 엄지 척 세우는 건 지나치게 섣부른 행위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오히려 폴더블폰의 후광에 가려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하는 폼 팩터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외형상 평범하기 짝이 없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을 오히려 진짜 혁신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연합뉴스

왜냐하면 ‘갤럭시 S10’에는 암호화폐 지갑이 탑재돼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10이 자체 개발한 보안솔루션 '녹스(Knox)'를 기반으로 가장 안전하게 개인키를 관리할 수 있는 휴대전화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 기기에 탑재된 '블록체인 키스토어'는 암호화폐 거래와 블록체인 서비스를 이용할 때 사용되는 개인키 보호 기능으로써, 이를 이용하여 사용자들은 암호화폐를 송금하거나 결제에 활용할 수 있고, 금융상품 가입과 대출서비스 등의 핀테크 서비스도 받을 수 있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 S10 출시 후 1년 동안 대략 4000만 대 이상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곧 암호화폐를 보관하고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 4000만 대가 전 세계에 깔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래의 먹거리인 블록체인 서비스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블록체인 기술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는 대단한 진전이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시리즈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애용하는 휴대전화 가운데 하나다. 그런 만큼 블록체인 관련 기술이 곧 대중화에 성공할 것이며, 이를 기화로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하는 생태계가 본격 조성될 것이라고 점쳐지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겉만 화려하고 아직 그 정체성이 모호하기 짝이 없는 폴더블폰보다는, 비록 폼 팩터는 아니지만 암호화폐 기술이 탑재되어 상대적으로 정체성이 더욱 뚜렷해진 갤럭시 S10이 진정한 혁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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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 2019-03-03 01:18:43 (118.219.***.***)
기자님 미래를 보는 안목이 있으시네요. 암호화폐 시장 몇개월 내 폭발합니다. 사람들은 또 코인 투자에 열광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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