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스킨십’과 ‘사회적 존재’
‘디지털 스킨십’과 ‘사회적 존재’
  • 강희남
    강희남
  • 승인 2019.02.24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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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사회학]①

 

 

[SNS사회학]①

‘디지털 스킨십’과 ‘사회적 존재’

 

모든 동물의 고향이 ‘자연’이라고 하면1)  인간의 고향은 ‘사회’다. 태생적으로부터 인간은 ‘사회적’이고 그래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일컫는다. 어떤 면에서 우리의 삶은 다른 사람, 즉 우리 주변을 둘러싼 인간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유아기 과정은 자신 스스로를 돌 볼 수 없는 다른 사람의 절대적인 ‘돌봄’이 필요한 상태를 거쳐 성장기에 진입하게 된다. 학령기에서 조차도 그들의 생존은 다른 인간의 노력에 달려 있고,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필터를 통해 우리 주변의 세상을 이해하고 배우기 시작한다. 결국 우리와 타인과의 관계는 우리의 생존뿐만 ​​아니라 우리의 행복과 성공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2)

그래서 진화는 우리에게 자연도태가 집단으로 잘 작용하는 유기체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지구상의 770만 종의 동물과 29만 8천 종의 식물을 관찰함으로써 확인될 수 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수많은 세포와 수많은 박테리아로부터 만들어진다. 우리의 몸 전체는 함께 일하는 살아있는 유기체로부터 생성된다. 대부분의 유기체는 무리를 지어 일을 한다. 이때 ‘협력은 생존의 열쇠’(Cooperation is key to survival)가 된다.

우리의 몸은 우리가 함께 일할 때 세로토닌과 도파민과 같은 화학물질로 우리에게 보상하도록 직결되어 있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아이를 돌볼 때 사랑스러움이, 이웃을 도울 때 보람이 느껴지고, 타인을 가르칠 때 사회에 대한 사명감을 갖게 된다. 우리의 호르몬이 단체로 일하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많은 행동들을 강화3) 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은 태생적으로 사회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다른 사람들과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다양한 소셜 네트워킹 도구의 최근 출현과 가히 폭발적 속도로 확장해 가는 이들의 확장성은 사회적 소속과 대인 교류에 대한 강력하고 근본적인 인간의 욕구를 잘 보여준다.

놀랄 것도 없이, 진화과정이 인간의 복잡한 사회적 행동과 이들을 뒷받침하는 두뇌 구조개발을 선호했다는 새로운 증거가 있다. 인간의 뇌, 특히 신피질 (neocortex)은 유사한 크기의 영장류와 포유류와 비교하여 인간이 훨씬 더 크다.

그런데 이 신피질은 특히 의식적 사고, 언어, 행동 및 감정 조절, 마음의 공감과 이론, 즉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의도를 이해하는 능력과 같은 높은 사회인식에 관련된 두뇌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말하자면 생물학적으로 타인과 상호작용하기 위해 필요한 유대감을 갖도록 "사회적 두뇌"(social brain)4) 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생물학적으로 타인과 상호작용하기 위해 필요한 유대감이, 소통의 표준으로 ‘문화’를 만들게 된다. 만들어 진 그 문화의 기반에는 인간이라는 생체리듬이 대부분 반영 되어 있어서 지리적 환경적으로 교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이라는 개체가 표준이 반영된, 그래서 공통된 문화가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독일인 아이벨 에이베스펠트(Eibl Eibesfelt)는5) 지역이나 환경을 불문하고 모든 인종의 사람들이 행복할 때 웃고 슬퍼할 때 운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기들은 몇 달 후에 엄마와 접촉함으로써 미소를 짓는다. 그는 또한 모든 인종과 문화에서 ‘키스’가 사랑하는 부부들 사이에서 교환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웃음과 울음은 우리의 타고난 감정적 의사소통 수단이다. 이것은 인간이 사회적 종들의 집단이라는 증거이다.

우리가 지구상의 먹이 사슬의 꼭대기로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우리인간이 사회적 집단이고 이 사회적 집단의 운용원리가 우리의 ‘협력’ 능력이다. 그런데 이 협력능력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기능중 하나기 바로 ‘의사소통’이다.6) 그래서 최근 10년 내 전 세계가 SNS로 묶이게 되는 ‘지구촌’시대로 전환 될 수 있었다.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의사소통에 대한 열망은 우리가 좀 더 용이한 의사소통 기술을 만들도록 우리를 부추켰다. 인쇄기가 유럽에서 1440년 경 에 처음 등장했을 때, 그것의 목적은 저렴한 가격에 책의 복사본을 만드는 것이었다.

성경 사본이 먼저 배포되었지만 새로운 기술은 보다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쳤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은 필요한 여론공지문을 인쇄, 공공장소에서 배포할 수가 있었다. 이는 인쇄가 단순히 지식을 나눌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닌, 그것은 우리가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더 쉽게 의사소통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 했다.

이제 사람들은 마을을 돌면서 모든 사람들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토론해야 하는 대신에, 인쇄기술은 그 아이디어를 교회현관 계단이나 여관의벽에 붙여두고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을 읽도록 할 수가 있었다.7)

그리고 뒤이어 전화기가 발명 되었고 인터넷이 이메일을 가져왔다.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전 하이텔, 천리안 등 PC통신 시대가 존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넷의 사회적 영역의 궁극적인 진화는 소셜 네트워크였다.

2003년 말, 하버드대 재학생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는 여자 친구인 에리카에게 차인 후 기숙사로 돌아와 자신의 블로그에 에리카에 관한 험담을 쓰고, 교내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하여 하버드대 여학생들의 외모를 비교하는 페이스매시(Facemash)라는 사이트를 만든게 계기가 된[당시 이 사이트는 남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지만 마크는 결국 교내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6개월 근신 처분을 받는다]8)  페이스북(Facebook)은, 2007년 초에 국제적으로 관심을 끌기 시작한 이후, 이제는 당신이 아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페이스북 계정을 갖게 될 정도로 세계 최대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그것은 스마토폰의 탄생과 더불어 최근의 발명품에 있어서 믿을 수 없는 상상이 현실화 된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우리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이었다.

이제 편지에서 메일과 전화로 전화에서 메신저로 바뀌는 통신수단으로 인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연결하는 수단이 달라졌다.9)  SNS 이용자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누군가와 소통을 한다는 점에 열광하고 있다.10)

하지만 팔로어 또는 ‘친구’와 뭔가 특별한 관계가 형성됐다고 생각하지만, SNS를 통한 온라인 소통이 실질적인 대인관계를 망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에 우리는 유의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궁극적으로 사회적 존재로 성장 진화 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온라인 접속시간이 긴 사용자들은 오프라인 활동량이 줄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자주 연락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온라인으로 맺은 관계는 오프라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고 피상적인 경우가 많고, 직접 얼굴보고 대화하거나 전화하는 친구들에게 느끼는 만큼의 친근감을 주지 못했다.11)  건국대 의대 신경정신과 하지현 교수는 SNS 이용자들의 이런 방식의 소통을 ‘가성(pseudo·가짜)의 친밀감’, 즉 ‘디지털 스킨십’이라고 규정했다.12)

혼자 살고 혼자 밥 먹고 생활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편안함을 추구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기에 관계에서의 본질적인 부분조차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13)

이와 관련 미국 <디 애틀랜틱>에 실린 페이스북 시대의 우정을 조명한 글(“Facebook: Where Friendships Go to Never Quite Die”)은 페이스북을 판타지소설 《해리 포터》에 나오는 ‘유니콘의 피’에 비유한다.14) 《해리 포터》에서 유니콘의 피를 마시면 죽음을 모면하고 반평생의 삶을 더 얻지만 그 순간부터 저주받은 삶을 살게 된다. <애틀랜틱>의 글은 우리가 페이스북을 통해서 더 많은 친교와 편리한 우정을 얻게 되지만, 이는 ‘유니콘의 피’처럼 그 대가를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클릭 한번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호출해 대화할 수 있지만 그 대가는 진정한 우정의 상실이며, 상시 연결된 상태로 사람들과의 공허한 관계를 지켜보는 삶이라는 것이다.

또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15) "요즘 20대들은 온라인 소통에 익숙하다"며 "오프라인 관계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것이 부담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또 집단을 중시했던 과거세대와 달리 원치 않는 일을 하거나 남에게 방해받는 것을 싫어한다. 관계적으로 독립성이 강해진 것"이라며 "하지만 온라인에만 익숙해지면 오프라인 관계에서 사회성이나 협력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윈(Darwin)의 후반기 저서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The Descent of Man, and Selection in Relation to Sex)에 보면 “어떤 동물들은 사회적이고, 어떤 동물들은 그렇지 않다. 만약 두 마리의 호랑이가 인도의 정글에서 만난다면, 그들은 아마 싸움을 시작할 것이다. 호랑이는 사회적 동물이 아니며 일반적으로 서로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16) 라는 내용이 나온다.

인간관계란 원래 풍부하고 복잡다단하며 버겁다. 그것을 테크놀로지로 가지치기하는 것은 대화를 버리고 단순한 접속의 효율성을 선택하는 격이다.17) 그래서 인터넷의 생활화가 자칫 인간의 본성인 사회적 존재를 부정하는 쪽으로 작용하여 인간의 대면접촉에 필요한 기술을 배울 기회를 빼앗거나 오프라인 관계를 어려워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면 다윈의 지적처럼 우리자신 각자가 ‘사회성’이 결핍된 인도의 정글에서 사는 한 마리의 호랑이와 다를 바가 없지 않을 것이다.

사실 우정은 건강과 행복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좋은 친구는 스트레스를 덜어주고 편안함과 기쁨을 제공하고 외로움과 고립을 방지하며 신체 건강을 강화 시키는 작용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친한 친구 관계는 감정노동 없이 그냥 맺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사람들을 만나고 양질의 관계를 맺기 위해 지금도 애 쓰고 있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18)

이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면 SNS를 통해 많은 지식이나 정보에 접속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실제 살아가는 삶은 우리가 단순히 얼마를 많이 아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상대를 얼마나 이해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디지털기기가 조성하는 환경변화에 너무 열광한 나머지 그것이 주는 빛의 그림자에서 방향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각성 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글 출처 및 인용, 참고문헌]

 

1) 노정래 전 서울동물원장, [애니멀피플]노정래의 동물원탐험/동물원이 ‘희망’이기도 한 이유, 한겨레, 2018-09-11

2) Written by Paula Gray, Humans are Social Animals, productmanagement.buzz, May 7, 2010

3) Researched by Thomas DeMichele, Humans are Hardwired to be Social Beings, factmyth.com, Last Updated - September 22, 2016

4) By Pascal Vrticka, Evolution of the ‘Social Brain’ in Humans: What Are the Benefits and Costs of Belonging to a Social Species?, huffingtonpost.com, Updated Nov 16, 2013

5) Man's Social Nature, dandebat.dk, 20130219

6) By Rikke Dam, Social Evolution and Why We Need to Communicate, interaction-design.org, 2017. 4. 3

7) By Rikke Dam, 위의 글

8) EBSstorym, EBS<세계의 명화>/세계 최대 SNS '페이스북'의 탄생 비화! 소셜 네트워크, blog.naver.com, 2015. 1. 24.

9) 심건호 기자, 껍데기 인맥과 지친 인간 관계를 피해서, 티슈 인맥, 이뉴스코리아, 2017년 9월 7일

10) 김선우 김상훈 김상운 기자, 페이스북-트위터가 바꾼 인간관계 ‘빛과 그림자’, 동아일보, 2010-09-09

11) 김규리 기자, 20·30대는 `인맥거지` 자청…10대는 `좋아요` 구걸, 매일경제, 2017.09.19

12) 김선우 김상훈 김상운 기자, 위의 글

13) 심건호 기자, 위의 글

14) 구본권 선임기자, 페북15년, 우정과 관계는 어떻게 달라졌나, 한겨레, 2019-02-12

15)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사람이 싫다…'관계 권태기' 관태기 앓는 청춘별곡, 2016.06.03

16) Man's Social Nature, dandebat.dk, 2013.02.19

17) 셰리 터클,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 황소연 옮김, 민음사(2018), P.37

18) Authors: Lawrence Robinson/Greg Boose, Melinda Smith, M.A./Jeanne Segal, Ph.D., Making Good Friends, helpguide.org, Last updated: January 2018.

 

 

*필자: 「전환기사회(가정)+Study」대표, <졸혼을선택하는이유> <재혼후(後)가정관리>외 다수, 나의서재(bookk.co.kr/khn52), khn5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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