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특별했던 면접
가장 특별했던 면접
  • 송이든
    송이든
  • 승인 2019.02.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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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치르는 것보다 면접이 몇 배 더 긴장되고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 시험은 어느정도 객관성에 맞추어 틀이 짜여져 있지만 면접은 정말 뚜껑을 열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기에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각 회사마다 원하는 인재가 있고, 바라보는 관점이나 요구되는 각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내게는 참 특별했던 생애 첫 면접이 있었다. 밤새 몇 개의 모범 답안이라고 생각되는 질문들로 열심히 준비하느라 초조한 밤을 보냈는데, 보통 면접이라고 하면 면접관들이 질문을 던지고 지원자들이 질문에 나름 대답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지역잡지 구인광고를 보고 원서를 접수했고,서류를 통과하고 면접날짜가 잡혔다.

그런데 그때 당시 아마 회사가 아닌 마을회관 같은  장소에 갔던 것 같다.

작은 강당에 의자도 없고 면접관도 없었다. 단지 직원이었던 분이  모인 지원자들에게 방석을 나눠주었다.

가서 편한 자리에 앉으라는 것이다. 다들 그렇지만 어디 앉을까 머뭇머뭇 거리다 자리를 잡아갔다. 너무 앞에 앉는 게 부담되었던 나는 중간쯤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알고보니 이게 첫번째 미션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3명이 팀을 짜라고 하는 것이다. 어떤 이유로, 아니면 무엇을 전제로 팀을 짜라는 언질도 없이 그냥 3명 팀을 만들라는 것이다. 그때 내 반응은 다 모르는 사람이고 가까이 앉은 사람들로 만들었다. 왼쪽, 오른쪽 그리고 나!

좀 있으니 5분을 줄테니 자유주제로 원고지 5장분량의 발표를 하라는 것이다. 팀별이라고 말이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과 주제도 주어지지 않고 10분안에 무언가를 발표하라고? 참 황당했지만 뭐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 지금은 빨리 해치우고 나가고 싶었다.

그냥 내가 나서서 팀발표를 하기는 싫었다. 그런데 두 사람의 눈빛에 의해 할 수 밖에 없는 궁지로 몰렸다. 음 시간도 없는데 팀장 정한다고 허비할 수 없었고,주제정한다고 고민할 시간도 없었고, 글을 적어내릴 시간도 정말 부족했다.

어쨌든 팀에서 한 명씩 나와 나름 발표들을 했다. 사회문제, 환경문제, 개인적인 사고방식등

난 그 시간에도 머리속으로 계속 발표에 대해 머리속이 난리법석이었다.

그리고 내 차례가 왔고, 여성의 사회진출에 대한 생각들을 발표해 나갔다. 정말 정신없었다.

내가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게 시간이 흘렀고, 자리에 돌아오니 다리 힘이 풀렸다.

그리고 회사사람들이라고 하는 분들이 들어와 질문들을 던지는 것이었다.

앞에 앉은 사람들에게 "앞에 앉은 이유가 뭐에요.","왜 그쪽에 앉았어요?","팀을 왜 이사람들과 했죠?", "세 사람이 팀을 만든 이유가 있나요."

그때 알았죠? 그 행동 자체도 면접이었다는 것을요.

내가 이룬 팀으로 인해 실패할 수도 있고, 성공할 수도 있는데 아무 생각없이 옆에 있는 사람을 그냥 팀으로 정해 버리는 사고로 나를 평가했구나? 이 사람이 당당하게 앞으로 나설 수 있는 사람인지 행동으로 판단될 수 있구나? 짧은 시간안에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언어로 표현해 내는 사람인지를 테스트 한 것이었구나?

이게 내 생애 첫 면접이었고, 나는 그곳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 면접으로 나는 깨달은 게 많다. 나를 표현하는 것은 말이 아니고 나의 모든 움직임에서 나타난다는 것을 말이다. 적극적으로 변해야 겠다는 의지를 담게 되었다. 무리에 기대에 적당히 묻혀가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비록 실패했지만 그 면접이 나의 행동방식을 바꾸어 놓았기에 기억에 남은 면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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