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의 증가와 함께 늘어나는 재혼
이혼의 증가와 함께 늘어나는 재혼
  • 강희남
    강희남
  • 승인 2019.02.1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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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⑥결혼한 4쌍 중 1쌍은

[칼럼]재혼이야기⑥결혼한 4쌍 중 1쌍은 <재혼>

이혼의 증가와 함께 늘어나는 재혼

 

일전 종영한 드라마 MBC ‘한 번 더 해피엔딩’은 걸그룹 출신 이혼녀 한미모(장나라)와 사별한 싱글대디 송수혁(정경호), 이혼한 의사 구해준(권율)의 삼각 로맨스로 이혼이 늘고 있는 우리 사회 단면을 조명했다.

KBS2 드라마 ‘아이가 다섯’은 이혼한 뒤 홀로 세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안미정(소유진)과 사별 뒤 두 아이를 양육하는 싱글대디 이상태(안재욱)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과정을 그렸다. 또 이혼이 주된 설정은 아니지만 주인공들의 성격과 갈등을 표현하는 요소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JTBC ‘욱씨남정기’의 여주인공 욱다정(이요원)은 세 번 이혼한 여성이다. 남자 주인공 남정기(윤상현)는 아내가 도망갔지만 차마 이혼도장을 찍지 못해 홀로 노부와 아들, 동생을 부양하는 홀아비다. 종영한 드라마 JTBC ‘마담앙트완’의 여주인공 고혜림(한예슬),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의 여주인공 강혜수(유이)도 아이가 있는 이혼녀다.

사별로 인한 돌싱도 있었다. SBS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는 드라마 속에서 사고로 아내를 잃은 50대 노신사 유민호(노주현) 장가보내기 프로젝트를 그렸다. 이 드라마를 집필한 김수현 작가는 전작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서도 재혼 뒤 또다시 이혼을 선택한 오은수(이지아)의 이야기로 재혼가정 꾸리기의 어려움을 이야기한 바 있다.1)

우리나라에서 이처럼 재혼이나 이혼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은 현실감 있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드라마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이혼이나 재혼 소재의 드라마가 늘어났다는 건 그만큼 재혼이나 이혼율이 높아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2)

인구통계학자인 파울 클리크(Paul Glick)는 만약 이혼과 재혼이 현재 추세처럼 감행해 진다면, 미국아이들의 약 절반이 성인이 되기 전에 재혼가족, 즉 이혼과 재혼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가족의 구성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한다.3)  예를 들면, 미국의 아버지 워싱턴은 계부였으며 링컨은 계자녀 였고, 유년기에 독서와 배움에 관심을 가지도록 그를 키운 사람은 다름이 아닌 그의 계모 낸시(Nancy)였다. 미국 대통령을 지낸 오바마를 비롯 포드와 레이건, 그리고 클린턴을 포함한 대통령들이 계부모가족 구성원들이다.

학자들은 최근 재혼가정이 미국 내에서 가장 흔한 가족형태가 되었다고 주장 한다. 미국에서 지난해 새로 결혼한 커플 10쌍 중 4쌍은 남녀 중 최소 한 쪽이 결혼한 경력이 있는 재혼인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결혼한 부부 중 남녀 모두 재혼인 경우는 전체의 20%, 남녀 중 한쪽만 재혼인 경우는 20%를 각각 차지, 전체 결혼 부부 중 40%는 부부 중 한쪽이 이혼경험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결혼을 세 번 이상한 경우의 조합도 8%나 됐다. 즉 ‘초혼’ 부부는 절반을 겨우 넘긴 60%에 불과한 셈이다.4)  일본에서도 결혼한 4쌍 가운데 1쌍은 재혼이며,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만혼 경향이 짙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생노동성이 인구동태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한 결혼 관련 분석 자료를 보면,5)  2015년에 결혼한 63만 5천156쌍 가운데 부부 한쪽이라도 재혼인 경우는 17만 181쌍 정도로, 전체의 26.8%를 차지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이 지금 미국 일본에만 국한되는 일이 아닌 우리사회, 우리 주변에서도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게 현실이다. 그것은 해마다 발표되는 통계청의 결혼과 관련된 통계추이가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통계청의 혼인 및 이혼 통계 내용 들은 우리의 결혼 풍속도가 크게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중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이혼이 증가 하면서 재혼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2017년)의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남녀 모두 초혼은 77.9%, 남녀 모두 재혼은 11.7%를 차지했다.6)  연구는 이혼으로 끝나는 첫 결혼의 유지기간이 평균 6년 이며, 첫 결혼실패를 초래하는 몇 가지 이유로 △ 인내와 경험이 부족한 젊은 나이에 결혼하기 △편협한 특정조건 맹신의 함정에 빠지기 △관계에서 의사소통 부족 △비현실적인 기대를 꼽았다.7)

 

통계청의 통계들은 ‘남자재혼+여자초혼’ 혹은 ‘여자재혼+남자초혼’을 포함하면 대체로 전

체 혼인 건수의 1/5 이 재혼으로 채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하면 결혼한 부부 다섯 쌍의 웨딩마치 중 한번은 재혼부부를 위한 것이다. 동거 등 미신고한 경우까지를 포함한다면 이 비율은 더 높아 질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과거 이혼과 재혼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우리 사회에도 배우자 선택의 자유, 누구나 자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인정, 남녀 간의 동료의식, 경제적 자립, 폭넓은 애정관계유지에 대한 욕구, 양성 평등 등에 의해 이제 결혼관의 변화를 수용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결혼을 '상호관계에 있어서의 성장의 수단으로써 자유로이 선택되어진 공식적인 관계'라고 정의 내린다면, 그래서 우리가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의 시대에 살고 있다면, 이혼과 재혼 역시 개인의 선택에 의해 결정될 뿐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쿨한 이혼과 재혼’이 퍼져나가는 현상은 사회적으로 이혼과 재혼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것과 무관하지 않다.8)

 

이혼 후, 가족이나 주변 반응에 대해 ‘생각보다 더 호의적이다’(31.4%), ‘호의적이다’(24.5%)등 긍정적인 답변이 ‘비호의적이다’(28.4%), ‘생각보다 더 비호의적이다’(15.7%)등 부정적인 답보다 많았다.

 

이혼에 대한 사회의 인식도 ‘흠은 되지만 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죄인 취급 한다’의 응답자를 크게 앞섰다.

 

한때 대단한 과오였던 이혼이 시민적 존재방식의 가능한 구성 요소가 되었다.9) 또 청소년 724명을 78년째 추적 실험 연구 조사한 하버드대의 성인생애발달연구(The Harvard Study of Adult Development)프로젝트에서는 사랑이 결핍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혼을 하는 게 삶에 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보고서를 내고 있다.10)

 

 과거에는 배우자의 흠결이 이혼의 주된 사유였지만, 요즘은 가치관이나 성향이 맞지 않아 헤어지는 경우가 많음을 설명해주고 있다. 재혼이 급증하면서 이제 <재혼>도 초혼처럼 똑 같은 시각에서 결혼의 분명한 한 형태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은 재혼이 더 이상 부끄러운 일도, 쉬쉬하며 감춰야 할 일도 아닌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11)

 이혼을 막연히 개인적 성장의 기회 로 생각하는 시대적 흐름은,12)  예전엔 배우자와 헤어지고 혼자 자식들을 키우면 '장하다'고 했지만 요즘엔 '안됐다'는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오히려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재혼해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적이고 일반화된 상황이다. 따라서 이혼율이 급증하면서 재혼은 결혼과 이혼에 이어지는 '또 한 번의 선택'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넷 판에서 2008년 처음으로 수집된 미국 통계국의 결혼 및 재혼자료를 인용해 결혼식을 올린 신랑·신부 가운데 절반가량이 이혼하지만 많은 이들이 다시 완벽한 짝을 찾아 재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13)

 

 실제 7년 만에 이혼한 이인경씨(41.가명)는 "처음엔 자식이 눈에 밟혀 재혼을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자식들이 아버지 곁으로 간 후 동거 식으로 살고 있다"면서 "적당한 때를 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고 했다. 이씨는 이혼 후 방황했지만 동거하면서 '내 인생은 내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14)  이는 불행한 결혼을 계속 유지하느니 한 번 실패를 인정하고 새 출발하는 게 더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이며15)  이제 또 한 번의 선택이 오늘날 재혼 시대로의 진입을 알리는 것이다.

 

부부가 되려는 사람들이 교회 재단에 가서 서로에게 “병들었을 때나 건강할 때나, 부유할 때나” 서로를 사랑하겠다고 하는 약속은 방종한 여자와 자기 자신만을 돌보기에 여념이 없는 남자에게는 진부한 구식 말처럼 생각 될 런지 모른다.

그러나 방종한 여자들과 일 만하는 남자들도 병들 때가 있다. 언젠가 그들은 자신을 사랑해줄 누군가를 분명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또한 그들이 매력적이라서 그렇기 보다는 서로에게 헌신적이기에 사랑해주는 사람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 A.L.맥기니스 - 16)

 

이제 재혼대상자들이 많아 지다보니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이 되면 미혼들뿐만 아니라 돌싱들도 재혼 성화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이다. 돌싱남성들은 ‘아이 새엄마 만들어줘야지’를, 돌싱여성들은 ‘혼자 살기 힘드는 데(재혼해야지)’라는 재혼독촉 성화를 각각 가장 많이 듣는다.17)

실제 이혼 한 성인은 빈곤 상태에 빠지기 쉽고 아이들은 심리적, 경제적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근본적인 사회 단위로서 가족의 개념을 약화시킴으로 써 사회 발전에 부담을 주게 되는데, 이혼 한 지 첫 18 개월 동안 어머니와 자녀의 77~83 %가 빈곤 상태에 놓인다는 조사 보고서가 나와 있다.18)  하지만 당사자인 돌싱남녀들 중 교제하는 애인이 있는 경우에도 재혼결심을 내리는 것이 쉽지 않다. 돌싱남성들은 스스로 본인이 재혼가장으로서의 ‘자격미달’을, 여성은 ‘자녀 등 부담되는 사항이 많아서’ 재혼을 고심하기 때문이다.19)

 

 ‘두 번의 결혼생활에 실패한 나는, 다시 결혼하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았지만 결혼 7년 만에 이혼한 네 아이를 가진 아버지를 만날 기회를 가졌다....... 다행히 그 와의 결혼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들의 누군가가 죽기까지 계속해 갈 예정이다. 지금 결혼생활에 문제가 없는가 하고 묻는다면 확실히 여러 가지 문제는 있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인생이 있을 수는 없다. 어떻게 해서 문제를 해결해 가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20)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이런 글을 남겼다. "인생은 너무 짧아서 다투고, 언짢아하고, 책임 추궁하고 그럴 시간이 없다. 오로지 사랑할 시간, 순간들밖에 없다."21)

통계에 따르면 초혼은 50%, 재혼은 67%, 삼혼은 73%가 이혼으로 끝난다.22)  이제 실패로 끝나버린 나의 직전결혼들은 이혼통계수치에 하나를 더하면서 많은 안타까운 시간들과 함께 과거로 흘러갔다. 이제 다시 재혼을 통해 깊고 안온하게 느껴지는 사랑을 찾아보자.

 

 

 

[글 출처 및 인용, 참고문헌]

 

1) 조은별 기자, [비바100] 현실 반영 세태… TV를 점령한 ‘돌싱’ 콘텐츠, viva100.com, 2016-03-23

2) sbs, 재혼·이혼 드라마 급증, 왜?…적나라한 현실 공감, 2010-03-26

3) L.H.가농& M.콜맨, 재혼가족관계, 김종숙 역, 한국문화사(2003), p.15-16

4)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美 결혼 커플, 10쌍 중 4쌍은 재혼, 2014-11-18

5) 한세현 기자, 일본서 결혼 4쌍 중 1쌍은 재혼 부부…"만혼화 심각", SBS 뉴스, 2017.01.19

6) 통계청(2017) 이혼 혼인 통계 보도자료, 2018.03.21

7) By Preston Felix, Divorce as a Social Phenomenon in the Modern World: Causes, opednews.com, 8/29/2018

8) 김미리 기자, 이혼...재혼...삼혼/이혼 점점 ‘쿨’해진다, 조선일보, 2007

9) 엘리자 베트벡-게른스하임, 가족이후에 무엇이 오는가?, 박은주 역, 새물결(2005), p.52

10) (서울=뉴스1) 이기창, [이기창의 사족] 하버드大가 78년 간 추적한 삶의 비결은, 2016.05.23 [조사는 대상자의 직업, 건강, 결혼과 가정생활, 사회적 성취, 친구관계 등 삶의 전반에 걸쳐 이뤄졌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11) 박동준 박미선 기자, 숨길 게 뭐 있어 …'위풍당당한 재혼' 시대, 일간스포츠, 2005.5.12 .

12) A.알바레즈, 이혼이야기, 심정인 역, 명경(1992), p.256

13) 주춘렬 기자, 세 번 씩이나 결혼하는 행운아(?)는 얼마나 될까, segye.com, 2009.10.21

14) 박동준 박미선 기자, 위의 글

15) 고재만 기자, `인생2막` 당당히 여는 재혼커플들, 매일경제, 2008.05.17

16) 알렌로이 맥기니스, 사랑과 우정의 비결, 지상우외 공역. 크리스챤 다이제스트(1996), p.359

17) 우원애 e뉴스 기자, 재혼여부 결정에 영향력 1위 男`본인판단`..반면 女는?, 2016.02.04 [온리-유가 비에나래와 1월 28일 ∼이달 3일 전국의 (황혼)재혼 희망 돌싱남녀 476명(남녀 각 238명)을 대상으로 ‘구정 등 명절 때 친지들이 가장 많이 하는 재혼성화가 무엇입니까?’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8) By Michele Vrouvas, The Effects of Divorce on Society, info.legalzoom.com

19) 조유경 기자, 애인 둔 이혼녀, 재혼하지 않은 이유 1위, 정말 그거야?, donga.com, 2016-03-10 [온리-유가 비에나래와 3일~9일까지 전국 재혼 희망 돌싱남녀 466명(남녀 각 233명)을 대상으로 ‘전 배우자와 이혼한 후 교제한(하는) 애인과 재혼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입니까?’를 주제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20) 뮤리엘 제임스, 결혼카운슬링, 우재현 역, 정암서원(1994), p.15

21) [윤희영의 News English], 75년 연구 끝에 밝혀낸 행복·건강 비결, 조선일보, 2016.02.18

22) By Jim Halfens, Failed First Marriages Spell Doom for Second Marriages!, huffingtonpost.com, Jun 17, 2015

 

 

 

*필자: 「전환기사회(가정)+Study」대표, <졸혼을선택하는이유> <재혼후(後)가정관리>외 다수, 나의서재(bookk.co.kr/khn52), khn5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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