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인 칼럼] 당부한다, 쿠폰북 광고의 유혹에 흔들리지 말자
[박홍인 칼럼] 당부한다, 쿠폰북 광고의 유혹에 흔들리지 말자
  • 박홍인 칼럼니스트
  • 승인 2018.12.12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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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창업가 여러분은 2003년 이후 텔레비전에서 아마존의 광고를 본 적이 있는가? 당시 아마존은 텔레비전 광고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2003년 9월 뉴욕타임즈는 광고 중단 이후 아마존이 거둔 실적을 보도했다. 매출 37% 상승과 해외 영업부문 81% 성장. 아마존의 몰락을 예견하는 사람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프 베조스가 띄운 혁신의 배는 더 멀리 항해를 이어가고 있었다.
음식업 사장님들은 배달 음식을 중심으로 쿠폰북 광고에 집중한다. 쿠폰북이란 배달 음식을 종류별로 모아 만든 홍보용 소책자로, 소점포가 할 수 있는 만만한 광고 채널 중 하나다. 많은 소점포들이 수익의 상당금액을 주기적인 광고비용으로 지출하지만 그 효과는 어떨까? 투입한 만큼 매출이 오를까? 두 가지가 궁금하다.

① 쿠폰북 비용보다 수익이 더 높을까?
② 쿠폰북을 통해 내 브랜드가 홍보되고 있을까?

쿠폰북을 돌리고 한 이틀 정도는 반짝 효과가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매출은 다시 원점이다. 이 현상은 쿠폰북을 통해서 일시적으로 매출이 발생한 것이지, 꾸준히 하던 광고를 중단하여 매출이 내려간 것이 아니다. 그 잠깐의 매출 상승을 위해 안심 보험료를 내듯 다시 광고비용을 지출한다. 그들에게 쿠폰북은 심리적 안정제다. 생각해보면 쿠폰북을 통해 발생한 매출 수익이 광고비로 지출한 비용보다 높은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어떤 소점포 사장님들은 이것 말고 딱히 다른 홍보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 말에 일부 동의한다. 하지만 쿠폰북 광고가 내 이익을 높여주는지 의문스러울 뿐 아니라 내 상호 내 점포가 홍보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 예를 들어 쿠폰북 속에 브랜드마다 비슷비슷한 치킨 사진과 이미지는 상호를 서로 바꾸어 놓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심지어 텔레비전의 프랜차이즈 치킨 광고도 마찬가지다. 모델과 광고 내용은 그대로 두고 브랜드만 서로 바꾸어도 시청자들은 분간하지 못할 것이다. 주문 전화번호와 상호만 다를 뿐이지 치킨 광고는 그저 ‘모든 치킨’ 광고에 지나지 않다. 족발도 피자도 커피도 중국음식도 마찬가지다.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는 능력 있는 마케터들조차 시장 중심적이지도 않고 고객 지향적이지도 않은 어정쩡한 마케팅을 한다고 지적한다. 홍보의 핵심은 고객들이 그것을 통해서 내 가게, 내 상호, 내 브랜드, 내 제품을 기억해주어야 하는데 고객들은 필요할 때나 쿠폰북을 찾을 뿐 내 가게에 대한 정보는 기억하지 않는다. 결국 쿠폰북 광고는 내 비용을 들여 업종만 홍보해 주는 격이다.(만약 당신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면 내 비용으로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홍보해 주는 격이다.)

광고는 브랜드를 알린 후에 하는 게 정석

미국의 ‘펫츠닷컴’은 1990년대 말 인터넷을 통해서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 용품을 파는 유명한 회사였다. 이 회사는 광고 대행사를 통해 대대적인 광고를 전개하였다. 광고는 성공적이었고 예상보다 광고 효과도 높았다. 광고에 등장했던 강아지 인형은 단숨에 스타가 되어 아침방송에 초대되는가 하면 백화점 행사는 물론 경매시장 잡지에 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펫츠닷컴은 광고가 불러온 반향에 홀딱 빠져 1,000만 달러라는 금액을 책정하고 후속 광고를 집행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매출은 늘지 않았고 회사는 문을 닫게 되었다.

광고는 성공적이었다. 적어도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애완용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소비자들은 그 강아지 인형은 기억해도 그것이 펫츠닷컴인지 펫스토어인지 펫시티인지 분간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도 수두룩했다. 그저 인터넷을 통해서 어디 제품인지와는 상관없이 물건만 주문할 뿐이었다. 업계만 알린 셈이다.

쿠폰북 광고는 업계를 홍보하는 효과는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왜 내 돈을 들여 남을 홍보해주어야 할까?

광고란 내 브랜드가 알려진 후에 하는 게 정석이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내 소개도 없이 자랑부터 한다면 듣는 사람은 그래서 누가 잘났다는 건지 끝까지 모른다. 차라리 쿠폰북 비용으로 이벤트를 진행하자. 매주 1회라도, 단 1명의 손님에게라도 경품을 통해 놀라움을 선사하든지 서비스의 질과 양을 높이든지 하는 것이 점주에게는 더 효과적인 홍보 전략이 된다. 만약 불안한 마음에 쿠폰북 광고라도 해야겠다면 내 브랜드 내 상호부터 알리자.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장사를 하는 동안 쉬지 않고 쿠폰북으로 업계 홍보만 하는 셈이다. 잠깐 오르는 매출을 확인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아쉽게도 고객의 머릿속에 남는 것은 내가 주문했던 가게가 이모네 족발인지 고모네 족발인지 가물거리는 기억뿐이다.

 

박홍인 칼럼니스트 phi3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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