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 인터뷰] 상속전문 한범석 변호사와의 인터뷰
[명사 인터뷰] 상속전문 한범석 변호사와의 인터뷰
  • 김현주 기자
  • 승인 2018.09.27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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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지만 말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법(法)이나 제도적인 요소보다는 “정”(情)이라는 가족적인 요소가 우리의 실생활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한 딸이 친정 부모의 재산에 대해 관심을 가지거나,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자식들이 부모님의 재산에 관심이라도 가지게 되면 주위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불효자식‘으로 낙인찍히기도 한다. 부모님 사후에는 또 어떠한가? 자기의 큰 형님이 또는 큰 오빠가 장남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모님의 재산 전부 혹은 대부분을 상속받는 것이 옳다고 혹 우기고 있지는 않는가? 이 처럼 상속문제는 남의 일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의 문제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애써 신경 쓰지 않고 방치해두고 있다가 나중에 상속인들 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형제들 간의 우애도 지키고 자신의 상속 몫도 찾을 수 있을까? 상속을 잘하고 잘 받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최근 서초동 법조타운 단지 내에서 상속소송전문변호사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한범석 변호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 네 안녕하세요.

최근에 남성위주의 가부장적인 요소가 많이 사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상속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들었는데, 어떤가요?

- 네 맞습니다. 남녀평등이라는 가치가 일반화된 데에다가 물질문명의 발달로 핵가족시대로 접어들면서 가족들 간의 정(情)적인 요소가 많이 약화되었기 때문이죠. 부모님들과 한 집에 사는 것도 드물고 형제지간에도 한 지역에서 모여 사는 게 드물어졌잖아요. 과거에는 부모님들이 돌아가시면 형제들이 가족 간의 우애가 깨질까봐 염려되어 감히 상속 얘기를 꺼내지 못했는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아요. 형제들 간의 우애와 법이 보장하고 있는 자신의 상속분은 별개라는 거죠.

네 그렇군요.

대법원 통계에 의하면 2005년도 이후에 상속소송사건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렇게 상속 소송이 급증한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웃음) 아무래도 인터넷이 일반화되었기 때문이겠죠. 국민 대다수가 인터넷을 할 줄 알게 되면서부터 정보습득능력이 급증했어요.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다 자신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입력하면 바로 답변이 뜨잖아요. 부모님이 인터넷을 못하면 가족들 중 인터넷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대신해서 정보를 검색하여 그 정보를 부모님들에게 전달해주죠. 이렇게 손쉽게 정보를 습득할 줄 알게 되면서부터 과거에는 감히 엄두도 못 내던 일들을 지금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세게 되었죠. 그 영향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속소송사건이 급등하였다는 것은 아무래도 상속인들 간에 분쟁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일텐 데, 미리 이러한 분쟁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까요?

- 재산상속을 해주는 입장에서는 상속을 잘하고, 받는 입장에서는 잘 받아야겠죠. 재산상속을 하려하는 자는 상속인들 간의 이해관계를 잘 교통정리를 해야 할 것이고, 상속인들은 자신의 상속권이 침해되지는 않는 지, 후일 분쟁의 소지는 없는지에 대해서 상속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어서 서로 이해를 조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없이 일방적으로 유언을 한다거나 생전증여의 방식으로 재산을 분배하게 되면 훗날 반드시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부모님들이 유언을 남기면 자식들은 그에 따라야 하는 것 아닌가요?

- (웃음) 기자양반처럼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민법은 재산의 법정상속분에 대해서 규정하면서 유류분제도라는 것을 두어 재산을 유언으로 나누려 하는 자에 의하여 상속인들의 일정 상속분이 침해되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이죠. 무슨 말이냐 하면, 법은 유언자가 유언 없이 사망하였을 때를 대비해서 법정상속분제도를 두어 그 경우 법정상속분대로 재산을 나누도록 하고 있으면서도, 유언제도를 두어 법정상속분과 달리 재산을 분배할 수 있도록 해놓았어요. 유언자의 유언의 자유를 우선시키기 위해서죠. 하지만, 유언자의 유언만 무조건적으로 우선시키다 보면 상속인들의 지위가 약화될 수 있어요. 그래서 유류분제도라는 것을 두어 피상속인(망자)의 생전처분이나 유언으로도 빼앗을 수 없는 부분을 정해놓았어요. 그것이 유류분이라는 것이고, 침해된 경우에는 더 많이 상속을 받은 상속인을 상대로 침해된 부분을 되찾아 올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미운 자식에게는 한 푼의 재산도 물려주지 않고, 예뻐하는 자식에게만 전 재산을 물려주는 재산상속은 법이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지요.

 

아 그렇군요. 저도 처음 알았는데요. 유류분이라는 것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겠어요. 법적으로 얼마만큼 보장되고 있나요?

- 유류분은 피상속인(망자)의 배우자와 직계비속의 경우에는 법정상속분의 1/2, 직계존속이나 형제자매의 경우에는 법정상속분의 1/3까지 인정되고 있습니다. 가령, 어떤 사람이 배우자 없이 자식만 둘 남기고 사망하였는데, 전 재산을 그 중 한 명의 자식에게 다 준다고 유언을 남긴 경우를 예로 들어보죠. 형제들 간의 상속비율은 평등하므로 유언자가 유언 없이 사망하였다면 위 형제들은 50:50으로 재산을 나눠야 할 겁니다. 그런데 유언자가 전 재산을 그 중 한 명한테 다 준다고 한 게 문제에요. 위 형제들은 자신의 법정상속분 50%에서 그 절반인 1/2을 유류분으로 보장받고 있는 데, 유언자가 이를 침해 한 것이죠. 이 경우 유언을 통해 상속에서 전적으로 배제된 자식은 나중에 빼앗긴 유류분 25%를 되찾아 올 수가 있어요.

그렇다면, 유언자가 한 명의 자식에게는 75%의 재산을 물려주고, 나머지 자식에게는 25%의 재산을 물려주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네요.

- 네 그렇습니다. 그 경우에는 유류분권이 침해되는 문제도 없고 유언자의 자유도 어느 정도 보장되는 셈이니 법이 그 경우에는 관여를 하지 않게 되는 것이죠.

화제를 좀 돌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변호사님께서는 상속소송전문변호사로 나서시게 된 특별한 계기라도 있나요. 듣기에는 행정소송도 전문으로 하시고 조상 땅 찾기와 관련된 부동산 소송도 전문으로 하신다고 들었어요.

- 제가 상속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개인적인 가족사와 관계가 있어요.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막 변호사로서 첫발을 뗄 때였는데, 제 처의 오빠되는 분이 정부가 제공하는 조상 땅 찾기 서비스를 통해서 처가의 조상들이 남긴 땅을 찾았어요.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약 10만여평 되는 농지였는데, 당시 공시지가로만 약 15억원이 넘었으니 적지 않은 재산이었죠. 그런데 문제는 그 땅이 석연치 않은 과정을 거쳐 다른 사람 명의로 넘어가 있는 거 에요. 결국 집안에서 변호사라고는 저 밖에 없어서 제가 그 사건을 하게 되었죠. 1심과 2심에서 이기고 대법원에서 이겨 결국 그 땅을 되찾아왔어요. 그런데 그 후에는 상속문제가 대두가 되는 거 에요. 조상 땅은 찾아왔는데, 조상은 돌아가시고 이미 안 계시니 그 재산은 결국 상속인들의 몫이었기 때문이죠. 결국 재판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가족들끼리 그 땅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고통이 있었고, 제가 그 과정에서 이해조정자로 나서게 되면서 상속법에 대해 더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던 거죠. 따라서 조상 땅 찾기와 상속사건은 항상 뒤 따라다니는 한 사건인거죠. 행정소송사건은 사법시험에 합격하기 전에 재정경제부에서 근무했던 이력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하게 되었어요. 행정이란 말이 낯설지가 않았으니깐요.

최근에 수백억 재산에 대한 상속사건에서 승소하시는 등 변호사님께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높은 승소율을 보이고 계신 데, 그 비결이 무엇 때문인가요?

- (웃음) 그래도 돈은 많이 못 벌었어요. 하하. 소송이라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결코 아니에요. 일단 분쟁이 생겨서 소송을 하게 되면 그 때부턴 고난의 연속인거죠. 그런데 이러한 고난의 길을 소송당사자에게만 맡겨놓으면 변호사라는 직업이 무색하지 않겠어요. 의뢰인 또는 고객의 일이 나의 일, 내 집안일이라 생각하고 사건에 임하면 승소라는 결과물은 당연히 따라오기 마련이에요. 판사 입장에서도 조금 더 열심히 하는 변호사에게 상을 주고 싶어 하지 않겠어요. 농담입니다. (웃음)

겸손하시네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해주시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세요.

-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이 있잖아요. 그런데 요즘 상속사건을 하다 보면 그 말이 무색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조금 더 자기 몫을 분배받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거리지 않는 경우가 많죠. 경우에 따라서는 인감을 위조하기도 하고 유언장이나 상속재산분할협의서 등의 서류를 위변조 하기도 하죠. 다른 일에 쓴다고 하여 인감증명서와 인감을

줬더니 그걸 이용하여 모든 재산을 자기 것으로 해버리는 경우도 많구요. 법이 보장하는 자기 몫의 상속분만 탐냈다면 그런 일이 없는 데, 더 많은 것을 탐내다가 나중엔 결국 탈이 나고 말죠. 가족들 간의 우애가 깨지는 것은 물론이구요. 이런 걸 방지하기 위해서는 법을 잘 알고 자기 몫의 상속분만 욕심내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내 것을 빼앗기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의 몫을 빼앗으려하는 자세도 현명한 자세가 아니니깐 말이죠.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의뢰인의 입장에서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여주시는 변호사님이 되어 주시길 바랄께요. 네 감사합니다.

한범석 변호사

※ 필자인 한범석 변호사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재정경제부에 근무하다가 제44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사법연수원을 34기로 졸업하였고, 현재는 법무법인 영진의 구성원 변호사로서 상속․유산분쟁 전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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