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발냄새 난다?’ 입냄새 질환자, 정신적 스트레스 호소
‘입에서 발냄새 난다?’ 입냄새 질환자, 정신적 스트레스 호소
  • 김현주 기자
    김현주 기자
  • 승인 2018.04.2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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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 김민주(26. 가명)씨는 한 달 전 친구와 크게 싸우고 난 뒤 우울함에 빠져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자석처럼 같이 붙어 다니며 서로에게 의지한 절친이라 기분은 더 좋지 않다. 친구와 싸운 이유는 입냄새 때문이다. 

올해 초부터 친구가 자기를 멀리 하는 듯 한 느낌 들어 이상하다 생각했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만나 자기 회사 부장 뒷담화로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친구의 표정이 영 좋지 않았다. ‘왜 그러냐’며 몇 번 다그쳤더니 ‘너 입에서 발냄새 난다’란 얘기를 어렵게 꺼낸 것이다. 민주씨는 자신도 조금 느끼긴 했지만 말도 안 된다 생각해 ‘말이 심하다’고 하다 말다툼으로 번졌다. 친한 친구와 큰 말다툼을 하고 난 것도 기분 나쁜데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봤을까’하는 생각까지 하니 덜컥 겁부터 났다. 작년 8월 힘들게 들어 온 첫 직장에서 선배와 상사들이 그 동안 본인을 평가 했을 것이라 생각하니 우울함은 더 커져 갔다.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한의학 박사)은 “입냄새 때문에 본인이 받는 스트레스는 겪어 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쉽지 않다”며, “그 중 다른 사람들이 본인을 바라보는 시선과 뒷담화 등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까지 상상하다보면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경우까지 발생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해우소한의원이 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들 중 약 10% 정도는 입냄새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거나 이직한 경험,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냄새가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가장 큰 것은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 할 수 있는 ‘구강 청결’ 활동이다. 식사 후 양치질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당연히 입냄새가 날 수밖에 없다. 음식의 향이 입안에 남아 있거나 섭취 후 소화 때 발생하는 ‘트림’ 같은 것이 입으로 나온다. 소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이를 ‘위 안에서 나오는 냄새’로 인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일반인들이 잘 이해하기 힘든 원인도 한 몫 한다. 입은 소화와 호흡을 동시에 하는 인체기관이다. 음식물을 씹어 소화를 시키는 1차적인 소화 기관이 바로 구강이다. 음식물 고유의 향과 음식물 찌꺼기가 치아와 입속에 남아 있게 마련이다. 여기에 호흡을 하며 들어 온 세균이 입 속에 남은 음식물 찌꺼기와 결합해 고약한 입냄새를 만들어 내게 된다. 심할 경우 치아, 치주 관련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식사 후 양치질!’은 미성년이나 어린이들에게만 적용 되는 것이 아니다. 성인들도 음식물 섭취 후에는 반드시 양치질과 구강 청결 활동을 해야만 입냄새가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런 구강 청결 활동만 열심히 하면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입냄새가 사라 질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입안이 아니라 몸속에서 발생 할 때다. 전문의들은 입냄새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한다. 입냄새는 말 그대로 ‘입안에서 생기는 냄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의들의 설명은 다르다. 음식물을 소화하며 생기는 가스 즉, ‘트림’은 몸속에서 발생하지만 입으로 배출 돼 다른 사람들이 고약한 표정을 짓게 한다. 이런 일련의 소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몸속에서 문제가 생기면 양치질, 구강 청결 활동을 열심히 해도 입냄새는 계속해 발생한다는 것이다.

몸속에서 입냄새의 원인이 생기는 것에 대해 전문의들은 장기의 건강 상태가 나빠진 징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인체는 음식물을 외부에서 섭취 한 뒤 소화 과정을 거치며 필요 없는 것들은 몸 밖으로 배출하게 된다. 이 때 소화를 관장하거나 관련된 장기의 건강이 나빠지면 필요 없는 것들이 몸 밖으로 배출 되지 못한다. 계속해 누적, 축적되며 고약한 가스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입냄새의 원인이다. 이 때 생기는 가스는 그대로 역류하며 입을 통해 상대방에게 ‘직격탄’을 날리거나 혈액 속으로 스며들어 계속해 냄새를 풍기게 되는 것이라 말한다.

해우소 한의원 김준명 원장은 “상대방은 내 입을 통해 고약한 구취를 맡게 되기 때문에 모든 것이 ‘입냄새’로 모이게 되는 것”이라며, “구강 청결 활동을 열심히 해도 ‘발냄새’ 같은 소리를 들으면 합리적인 의심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입냄새는 그 원인만 해결하면 되는 것이지만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스스로 정신적 스트레스와 압박을 키우게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구역질나는 구취를 치료할 때 전문의들은 우선 환자의 몸 상태를 진단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환자의 몸 상태와 몸속 장기의 건강상태를 확인해 진단을 내린 뒤 치료를 시작하며, 또 구취는 하나의 질환으로 볼 수도 있지만 다른 질환의 징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진단이 우선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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