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적인,너무나 물질적인
물질적인, 너무나 물질적인 8회
 파치노
 2009-01-17 19:19:15  |   조회: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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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두 사람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이것 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난 약간 우쭐한 기분으로 세계 경제부터 시작하여 브릭스, 이머징 마켙, 그 중에서도 왜 중국에

주목해야 하는 지 열변을 토했다.



두 사람은 완전히 나에게 빠져들었고 내 술을 사겠으며 2차를 가잔다.

공짜로 술을 마실 수 있고 수다의 대상이 생겼으니 나야 마다할리가 없다.



계산을 하겠다고 뚱뚱한 남자가 일어섰다.

두툼한 지갑을 꺼내며 옆의 안경 쓴 친구에게 " 오늘은 내가 쏠께" 하며 호기를 부린다.



근처의 화로구이 집으로 옮기면서, 그들은 내게 계속 말을 걸며 하나의 정보라도 더 듣고 싶어

했다.

난 걸으면서 딴 생각을 하고 있었다.

' 저 지갑도 이동이 될까?'



궁금했다.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집중했다.

스캔된다.

영상이 만들어진다.

그게 내 주머니로 가길 바랬다.



"안 그래요?"

다그쳐 묻는 말에 옆을 보니 두 사람이 날 쳐다보고 있었다.

" 아! 예, 제가 잠시 딴 생각을 하느라고.......뭐라고 하셨죠?"

" 중국 주식하려면 중국까지 가서 계좌를 만들어야 하나요?"

" 아니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랬는데 지금은 국내 증권사가 대행해줍니다. 국내 주식 하듯이

하면 됩니다."

" 거봐, 내가 될꺼라고 했잖아."



뚱뚱한 친구는 안경 친구에게 자기의 예리함을 자랑한다.

새벽 1 시가 가까운데도 홀엔 손님이 많았다.



구석쪽으로 자리를 잡고 주문을 했다.

난 뭘 주문하는 지 관심도 없다.



재빨리 일어나서 화장실로 향했다.

두꺼운 외투 때문에 내 주머니로 지갑이 옮겨졌는 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화장실 문을 걸어 잠그고 얼른 안주머니를 뒤졌다.

이럴수가!



이제 난 정말로 흥분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이 기술 -기술? 이건 아마 방금 전 사건 때문에 불량한 뉘앙스가 들어간 것 같다.- 을 남

들이 알면 비웃을 걸 걱정했는데 이젠 이 기술이 없어질까봐 조바심이 생긴다.



두 사람에겐 말도 안 하고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 생각을 정리했다.

특별히 무슨 계획 같은 건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지어지는 은밀한 미소가 스스로도 악마처럼 느

껴졌다.



물론 내가 악마여도 전혀 상관 없지만 이젠 모든 것이 올 스톱이다.

다른 건 필요없다.



이 기술이라면 난 더 이상 돈 걱정할 필요 없다.

난 돈을 벌기위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견디며 불안한 투자자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다.



가게를 정리하고 전셋집, 자동차 등 모든 걸 현금화하는 것도 부족해 은행 빚까지 져가며 투자하

는 게 내 인생을 해결해줄꺼라 확신했다.



그런데 이제 더 확실한 대안이 나타난 것이다!

괜히 한 번 더 문이 잠겼는 지 확인하고 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실험에 임했다.

내 방 안은 온통 나의 마성으로 가득 찼다.



지난 두 달간 난 내 기술이 자라고 있다는 걸 알았다.

작은 것에서 큰 것까지, 이동 거리도 제한이 없었다.



문제는 얼마나 선명한 영상을 만들어 내느냐였다.

눈으로 직접 물체를 보지 않고도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이 가능했다.



난 마치 신이 된 것 같았다.

이렇게 물건만 움직여도 신이 된 기분인데 기린이나 사자를 만들면 어떤 느낌일까?



쓸데없는 상상도 잠시, 난 괜히 심란해졌다.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 지, 어떻게 이 능력을 써야할 지 방향을 잡기가 힘들다.



이틀 간 방에 틀어 박혀 고민했다.

나만의 마스터 플랜을 완성했다.



첫 째, 남들이 이 능력을 모르게 할 것.



둘 째, 이 능력이 언제 사라질 지 모르므로 최대한 서둘러 현금을 확보할 것. 대 저택을 마련하

고 초대형 금고를 만들어서 현금과 금을 확보할 것.



셋 째, 한국에서 마무리 짓는대로 미국, 일본, 중국, 독일, 호주 등 세계 각지에 거점을 마련

할 것. 한국은 북한과 대치중이고 객관적으로 전 세계 전쟁 발발 1 순위이므로 타국에 거

점과 부의 확보는 필수적이다.



넷 째, 비서실, 보안실, 재무실을 두어 나의 안전과 부의 축적을 유지한다. 비서실 산하에 질병

관리센터를 만들어 장수 도모.



다섯 째, 정부의 불필요한 개입을 막기 위해 수입의 입증 필요. 법인 형태의 무역 회사 설립.



여섯 째, 최대한 재미있고 쾌락적으로 살자.



이 계획을 짜느라 이 틀이 걸렸지만 중국에 투자한 내 주식이 올랐는 지 내렸는 지 난 확인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고 싶지 않다.



정신을 집중했다.

한국은행!



중앙 금고를 스캔하니 숨이 턱 막혔다.

엄청난 양의 현금과 보석과 유색 금속류들, 유가 증권들.



몰입이 잘 되었고 완벽한 영상이 만들어지자 온 몸의 피가 머리로 쏠리는 것 같은 압박감을 느

끼며 그것을 이동시켰다.



조폐 공사에서 한국 은행으로 갓 보내진 신권은 일련 번호로 관리되므로 신권은 피했다.

난 사실 한국 은행이 어디 있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질문은 이제 무의미하다.

내 눈 앞에 현금 더미가 쌓여 있다!



(계속)
2009-01-17 19: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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