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게시판
정치인들이 축구 이용하는 거..축구팬이라면 전략적으로 일단 환영하고 활용해야 한다.
 게르트
 2010-05-23 07:06:43  |   조회: 1394
첨부파일 : -

오늘이 고 노무현 대통령의 1주기라고 한다. 노무현의 집권기 그리고 노무현 이후의 정세를 관찰하면서 본인은 일관되게 노무현 노선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며, 한국 축구 발전에 관한 한 노무현에게 고마워해야 할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화통하게 필자의 입장을 전제해야 지금부터 피력하는 축구 발전과 정치인의 성향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일관된 진술이 가능하다고 본다.

젊은 축구팬들일수록 노무현의 대중적 이미지와 그가 이루지 못한 정치적 한(恨)을 한국축구가 매스컴으로부터 당하고 있는 홀대와 유사관계로 보는 경향이 있음을 본인은 관측한다. 그런 이들 중에는 축구는 정치와 무관해야 하며 정치는 본질이 더러운 것이기에 정치인들이 축구를 이용하려는 것에 대해 경계하고 거부해야 한다는 이도 있다. 다분히 정몽준 현 집권당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다. 정몽준이 못마땅하다보니 그런 생각도 하는 모양이다. 필자의 생각을 말한다면 정치인 아니라 그 누구라도, 축구를 진정으로 좋아해서 축구발전에 기여하였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인정하고 정치인으로서의 판단은 유권자로서 당당한 주관을 가지고 지지 또는 반대를 하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의 수준은 국민의 정치수준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흔히들 나는 옳고 정의로운데 왜 세상은 이리 개판이냐, 이거 다 나 이외의 다른 자들이 무지몽매해서 그런 거다라고 착각한다. 이런 걸 소영웅주의라고 하는 것이다. 내 한 표가 중요하듯 남의 한 표도 나의 선택만큼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반이 되는 타인에 대한 배려의 정치적 표현일 것이다. 세상은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지구촌 60억 인구는 제각기 세상의 중심이기에 역설적으로 중심이란 없다. 대화와 타협만이 있을뿐이다. 민주주의는 그래서 때로 귀찮고 짜중난다. 다시 축구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축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인물이 권력을 쥐게 되었을 때 축구팬들은 이런 조건을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시각이 있어야 한다.

정치인 혹은 정치가 축구를 이용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결국은 축구가 정치를 이용하여 발전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유별난 정치의식이 축구에 대한 박해를 정당화하는 것이라면, 이것이야말로 문제다. 축구가 왜 인류 공통의 스포츠 언어인가를 생각해 보라. 축구는 수렵과 전쟁을 거치면서 형성된 인류의 본능적 정서에 뿌리를 박고 있다. 인간은 공처럼 둥근 것을 보면 일단 차는 것이 본능인데, 수렵과 전쟁은 그 자체가 생존을 위한 정치적 행위란 말이다. 정치는 결국 생존을 위한 개인의 행위가 결집된 집단적 선택이 아닌가.  


이를테면, 박정희가 박스컵 만들어 축구를 번창하게 하는 것은 더러운 짓이고, 여운형이 조선축구협회장을 맡아 경평전 창설하고 일제에 저항하는 민족혼을 고취하는 것은 고상한 짓일까? 전략적 안목으로 보자면 박정희 때 그나마 축구에 투자하고 관심을 쏟았길래 한국에서 축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축구는 끝없이 인간 본성을 자극하는 매체이고, 그 본연의 흥미가 아무리 굉장해도 권력이 무심하면 저 대만짝 나는 거다. 로마의 콜로세움이 건축 당시에는 지극히 비인간적인 죽고죽이기용 장소였지만 지금은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남아있듯, 독재정권이 건립한 축구장은 후대에는 축구의 요람으로 축구 발전의 인프라로 남는 것이다.

정몽준을 평가한다면 그는 분명 역대 어떤 축구협회장보다 열심히 축구발전을 위해 노력했고 월드컵을 유치하여 한국축구의 물적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확충한 공을 인정한다. 그가 월드컵 성공을 간판으로 내세워 대권을 잡아야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서 지지할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반대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지지하지 않는 쪽이었지만 정몽준이 노무현을 배신했다고 하여 그의 공까지도 무로 돌릴 수는 없다고 본다. 정몽준의 정치적 행보는 좀 미련한 부분이 있고 때로 후덕하지 않다. 그 또한 정몽준이 갖고있는 한계가 아니겠는가? 속된 말로 정몽준빠라면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보이겠지만 노무현빠라면 정몽준이라는 존재 자체가 미워서 축구협회 하는 짓이라면 백안시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난 이 둘 다 축구발전을 위한 전략적 시각과 거리가 멀다고 보는 사람이다. 

정몽준은 또 한번 월드컵을 유치해 보겠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설득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의지가 뚜렷하니 문광부 등 주무부처가 이를 위해 움직이고 있고 조용한 가운데 월드컵 유치위원회의 활동도 경쟁국 어느 나라에 비해도 뒤지지 않는다. 2022 월드컵 유치는 국력을 기울여 준비할 일이기에 아무쪼록 잘 해보라고 격려하며 지원하는 것이 축구팬이 자기기만하지 않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또 누가 아는가...정몽준이 애써서 2022 월드컵을 유치하고 성사시켰는데 ,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정치인이 그 과실을 따게 될 지...축구와 정치는 이렇게 새옹지마의 인연을 맺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발견되는 역동적 현상이다.

      

2010-05-23 07:06:43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797-3464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 인신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