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근영의 CEO 칼럼 : [5]베트남을 통해 본 한일 경제전쟁
신근영의 CEO 칼럼 : [5]베트남을 통해 본 한일 경제전쟁
  • (사)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KBSA) 회장 신근영
  • 승인 2019.08.2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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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한스 로슬링 박사가 쓴 “팩트풀니스”에서 로슬링박사가 베트남 전쟁기념비를 둘러보는데, 안내자는 맨 처음 ‘대미항전 비’를 보여준다. 높이 1m 정도 높이의 돌 더미에 황동 판이 붙어있는 자그마한 기념비를 보며 박사는 과거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가 한 세대를 통합하는 큰 역할을 했으며, 150만명이 넘는 베트남인과 58,000명이 넘는 미군이 전사한 거대한 전쟁이었는데, 고작 이렇게 초라한 전쟁기념비라는 생각에 크게 실망한다. 

그러자 안내자는 조금 더 큰 비를 보여주는데, 높이 3.5m 정도되는 프랑스 식민독립 기념비를 보여주었고, 역시 시큰둥한 박사에게 마지막으로 100m 크기의 거대한 돌탑을 보여주며 ‘여기가 전쟁영웅을 추모하는 곳’이라며 ‘베트남이 중국을 상대로 싸운 전쟁을 기리는 비’라고 설명한다. 이렇게 비의 크기에서 베트남 인들의 역사에 대한 통찰력을 살펴볼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후 베트남에 공산국가가 세워지자 미국은 도미노 이론을 내세우며 베트남을 침공하였고, 베트남은 세계 최강 미국과 20년에 걸친 전쟁 끝에 결국 승리한다. 

베트남은 1885년 프랑스 침공으로 50년에 걸친 식민치하를 보냈지만 2차 세계 대전 후 독립을 쟁취했으며, 2천년에 걸친 중국과의 전쟁에서 단 한번도 패하지 않고 이겨낸 끈질긴 역사를 지닌 자긍심이 대단한 민족이다. 

2천년에 걸친 중국의 침략, 200년에 걸친 프랑스의 수탈, 그리고 20년에 걸친 미국과의 전쟁을 경험한 베트남은 우리와 비슷하게 끊임없는 외세의 횡포 속에서 오랜 세월, 끈질긴 저항으로 이겨낸 강인한 민족이다. 그러나 베트남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숱한 고통을 안겨준 중국과 프랑스는 물론 미국과도 서슴없이 손을 잡고 현명하게 국력을 키워나간다. 

하지만 외세의 침략이나 국익을 해치는 행위에는 온 국민이 똘똘 뭉쳐 대항하는데, 최근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 제도와 파라셀 군도를 놓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일 때마다 전 국민이 들고 일어나 일치단결 대항했다.

2011년 5월 중국 해군이 베트남 석유·가스 탐사선의 해저 케이블을 끊었을 때, 베트남 전역이 반중(反中)시위로 들끓었으며, 베트남 군부는 “중국이 파라셀 제도를 점령하면 우리는 육로로 
공격하겠다”고하며 전쟁불사의 의지를 밝혔다.

2014년 5월 중국의 석유시추 장비 설치에 항의하던 베트남 군이 다치고 어선이 파손됐을 때도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 중국인 소유 공장들이 잿더미로 변했고 화교들은 긴급히 탈출해야 했으며, 결국 중국은 설치했던 미사일을 철수하게 된다. 

작년 6월에도 베트남 정부가 추진한 경제특구 조성 법안에 외국 투자자에게 최장 99년간 토지임대를 허용하는 조항이 들어가자 반중시위가 벌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이 조항이 중국에 특혜를 제공해 자국 땅이 넘어가고 결과적으로 국가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반발한 것인데, 당시 현행법상 다른 지역의 외국인 투자자는 최장 70년간 토지를 임대할 수 있었다. 이 시위는 베트남 정부의 강경진압에도 불구하고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하자 결국 반중정서에 밀린 베트남 정부는 급기야 경제특구 관련 법안 연기와 토지임대 조항을 조정한다. 

공산 국가인 베트남에서 정부의 결정을 국민들이 과감하게 몸을 던져 막은 것이다. 

최근 일본과 경제전쟁이 시작되자 일부 국민들은 ‘No Japan’을 외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반면, 일부는 정부의 미숙한 대응을 질책하며, 감정적인 대응에 동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들은 국가적 위기에서 정당의 호 불호를 떠나 베트남 국민들과 같이 일치단결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며 국론 분열은 없어야 한다. 

정부는 이 엄중한 사태를 맞아 우리 민족의 미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민족의 자긍심을 이어 나갈 수 있는 현명한 해법을 찾아 국민들의 협조를 구해야 하며, 지도자는 국가적 위기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설득과 이해를 통한 국민 통합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국민 통합은 권력을 가진 자가 양보하고 손을 내밀어야 가능하며 통합 실패로 나타날 잘못된 결과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소개 

신근영 

[전] 글로핀 대표

[현] (사)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KBSA) 회장 

[현] 기프트랜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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