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후도 "내가 직접 보낸거 아니다", 보낸 문자엔 발신인 '박상웅'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에 국민의힘 공천이 확정된 박상웅 후보가 자신의 후원금 모집 홍보 인쇄물을 지역구 도·시·군의원들에게 문자로 보내 빈축을 사고 있다.
박 후보로부터 홍보물을 건네 받은 지역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후원금을 달라는 의미 아니냐?"고 입을 모으고 있다.
총선 후보자가 직접 후원금 모집 인쇄물을 돌리는 것도 부적절하지만, 특히 당선이 되면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도·시·군의원들에게 후원금 인쇄물을 배포했다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따른다.
"엄용수 전 의원과 조해진 의원도 이런 후원금 고지서 격인 문자를 보낸 바 없는 데 이거 참 천박하네요"
지역의 한 지방의원은 지난 17일, 발신인이 박상웅 후보로부터 '박상웅 후원회 계좌번호 4개와 1인당 500만원까지 후원이 가능하다'는 등이 명시된 안내문을 받고 불쾌감과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조해진 의원의 전 국장 A씨는 "후원회 사무실 차원에서 후원금 독려 문자를 보낸 경우는 있지만, 의원님이 직접 시도의원들이나 당원들에게 보낸 사실이 단 한번도 없었다"면서 "그 문자를 받은 지방의원들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특히 이 소식을 접한 같은 당 소속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 도·시·군의원들과 지역 유권자들의 비판이 예사롭지 않다.
다음은 일부 언론이 보도한 지방 의원들의 반응이다.
A 의령군의원은 "박 후보의 후원금 인쇄물을 SNS로 받아 확인한 후 정말로 황당했다"며 "후원금은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것이 상식적인데 공천이 확정된 후 후원금 인쇄물을 보내는 것은 돈을 내라는 말만하지 않았을 뿐이지 그냥 달라는 것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B 함안군의원은 "나에게는 보내지 않았는데 일부 다른 의원들한테는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마디로 몰상식한 일이며, 언급조차 하기 싫은 천박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받은 당사자들은 얼마나 자괴감이 밀려 올 것인가"라며 "선거도 치르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당선이 된 것처럼 마치 국회의원이 된 것인 냥 갑질을 하는 것 같아 눈꼴 사납다"고 비아냥했다.
또 다른 지역의 C 의원은 "국민의 눈높이와 똑같은 심정이다"며 "보내온 홍보물을 접하고 아연실색했다. 앞으로 이보다 더한 일들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있겠느냐"고 한숨을 내셨다.
그는 이어 "대게 후원금 모금은 통상적으로 후원회에서 직접 하던지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알리는 방법으로 하면 별다른 의혹을 사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경우는 누가 봐도 강요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D 밀양시의원은 "지방 정치를 하고 처음 겪는 일이다"며 분개했다. 그러면서 "만일 이 같은 언행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영영 우리들과 물과 기름이 될 수 밖에 없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특히 한 의원은 "본인이 후원금 홍보를 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며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지역 유권자 E씨는 "본인이 후원금 모금을 알리는 홍보물을 선출직 의원들에게 보낸다는 것은 칼만 안 들었지 강도나 다를 바가 없다"면서 "홍보물을 받은 의원들이 후원금을 안내고 용 뺄 재주가 있을 리 만무하다"고 직격했다.
이와 관련, 박상웅 후보의 해명도 오락가락하면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19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아이뉴스24에 해명했다. 그러나 이틀 새 입장을 바꾸기를 번복했다.
그는 첫날 전화통화에서 "후원회 결성을 알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공천을 받은 후 지지자들의 요청이 와서 홍보물을 돌리게 된 것"이라며 "하지만 의원들에게 돈을 달라고 하는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의 오해를 산다면 다시 메시지를 보내 후원금을 절대 내지 말라고 당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다음날 박 후보는 재차 전화를 걸어와 "후원회 홍보물은 내가 보낸 것이 아니라 수행하는 사람이 보낸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본지가 확보한 문자에는 발신인이 '박상웅'으로 되어 있었다.(사진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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