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 칼럼] (15) 이재명의 터진 입이 큰 문제다
[조우석 칼럼] (15) 이재명의 터진 입이 큰 문제다
  • 조우석 칼럼니스트
    조우석 칼럼니스트
  • 승인 2024.03.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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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공천 두고 “친일-극우 공천”이라 비난

-극우 프레임은 박헌영의 남로당이 원조

-국힘당, 제대로 된 반격을 가하는 게 정상

아무 말이나 던지고 보는 민주당 대표 이재명의 터진 입이 문제다. 그는 지난 3월 10일 민주당 공천은 “혁신 공천”이라고 자화자찬하면서 막상 국민의힘 공천이야말로 “친일-극우-패륜 공천”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놀라운 발언이고, 몰상식의 극치다. 물론 국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말대로 “이재명이 이재명을 공천한 것 자체가 패륜 공천”이라는 걸 세상이 안다.

문제는 극우란 프레임이다. 그게 문제다. 세상은 그걸 무심코 받아들일지 몰라도 실은 큰일 날 소리이기 때문이다. 제1야당 대표가 극우란 말로 보수당을 공격한 것은 헌정사에서 유례가 드물거나 거의 처음이었다. 한겨레-경향-미디어오늘 같은 좌익 매체들이 함부로 휘두르는 극우 공격에 민주당 대표까지 끼어들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한국 정치지형이 심하게 좌편향됐음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즉 민주당 자체가 붉은 정당으로 변질됐음을 노출했다. 왜? 해방공간 때부터 박헌영의 남로당은 이승만-김구-한민당을 극우라고 매도했다. 극우 타령 족보는 그렇게 거슬러 올라간다. 더 고약한 건 김구가 1948년 대한민국 건국에 반대하며 남북 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에 참석해 김일성과 좌우합작을 시도하자 저들은 극우 리스트에서 김구를 슬며시 빼주는 아량 아닌 아량을 베풀어줬다.

그럼 이재명의 이번 극우 발언은 이번이 처음인가? 아니다. 지난해 여름에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극우 정권 극우 대통령”이라며 마구 덤벼들었다. 당시 윤 대통령이 연일 반국가세력 발언을 하자 이재명이 그렇게 반격했던 것이다. 놀랍게도 당시 문재인까지 깜짝 참전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지목해 “그거야말로(반국가세력 발언이야말로) 냉전적 사고”라고 때렸다.

그때 필자인 나는 깜짝 놀랐다. 그건 현직 대통령과 야당 당대표 그리고 전직 대통령 셋 사이의 보기 드문 설전이었는데, 그건 해프닝이 아니었다. 당시 나는 그걸 대한민국 체제전쟁 시즌2의 뚜껑이 열린 징후라고 판단을 했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진행 중인 ‘느슨한 내전’이 체제전쟁 시즌 1이었으며, 그게 다시 불타오른 국면이란 뜻이다.

유감스럽게도 현 상황은 선빵을 날린 윤 대통령이 외려 밀리면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좌익의 무리가 죽느냐 사느냐의 게임을 벌이는데, 우린 대통령 혼자서 싸우는 꼴이 됐다. 당시 책임있는 윤석열 정부의 참모들이라면 상황을 그렇게 방치해선 안 됐다. “반국가세력 발언”(윤석열)과 “극우 정권 극우 대통령” 발언(이재명)을 두고 전면적인 사상전으로 발전시켜야 옳았다.

그걸 하지 않았으니 이번에 이재명이 기고만장해서 다시 극우 발언을 반복한 것이다. 실은 좌익이 자유우파를 향해 극우라고 부르고, 친일파 딱지를 마구 붙이는 것 자체가 저들이 힘이 있을 때만이 한다. 자기들이 소수이고 세력에서 밀리고 있다고 판단하면 그런 말을 결코 하지 않고 바짝 엎드려 있다.

대신 저들이 힘이 있을 때는 극우 타령에 친일파 주홍 글씨를 마구 붙이면서 혹시 누가 반격을 가해오면 저들은 “그런 말 자체가 색깔론이다”며 되받아치는 수법을 구사한다. 그렇게 점점 더 버릇이 나빠진 저들은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발전시킨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대통령을 옹호해도 극우파라고 눈알을 부라린다.

이번에 영화 ‘건국전쟁’ 흥행 때에도 그런 장면을 우린 봤다. 대한민국 사상전이 정말 큰일은 큰일이다. 더욱이 이재명의 그런 막말에 국힘은 거의 대응을 못한다. 한동훈이 “이재명이 이재명을 공천한 것 자체가 패륜 공천”이라고 지적한 건 제대로된 대응이 아니었다. 진짜배기 사상전-이념전을 벌일 때가 지금이다. 총선을 왜 하는가? 그걸 전쟁을 제대로 벌이자고 하는 것이 아니던가?

칼럼니스트 소개

현) 평론가

전) KBS 이사

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

전) 중앙일보 문화전문기자

전) 문화일보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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