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帶狀疱疹) 발의(suggestion)’ 성격 분석
‘대상포진(帶狀疱疹) 발의(suggestion)’ 성격 분석
  • 김식
    김식
  • 승인 2023.07.16 01:09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치단체장의 20만원 선거공약과 다를 바 있는가-
사진 : 2023.7.12일자 정인교 의원 페북
사진 : 2023.7.12일자 정인교 의원 페북 (1)

 

다음은 7월12일자 정인교 속초시의원 페북 포스팅이다.

“존경하는 시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인교 의원입니다. 본 의원은 대상포진 발병이 급증하는 50세 이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2024년부터 무료 예방접종을 할 수 있는 지원 근거를 담은 ‘속초시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하였습니다. 대상포진은 스치는 듯한 가벼운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병이며 대상포진 환자들 중 약 20%가 후유증으로 완치가 거의 불가능한 신경통을 앓게 됩니다. 그러나 예방접종이 의료보험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돼 통상 10만 원 이상의 접종비용이 들어가 취약계층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이에 본 의원은 속초시에 거주하는 50세 이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무료로 지원함으로써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는 「속초시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하였습니다.“

우선, 한 가지 문제를 지적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발의를 통해 정인교 의원은 대상포진 발병 급증의 대상을 50세 이상의 취약계층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상포진’이라는 질병이 50세 이상의 일반인 중, 취약계층에 특별하게 발생된다는 통계 자료를 속초시의회에서 보유하고 있다는 것인가. 명확한 해명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정인교 의원의 「속초시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에 관한 조례안」 발의는 「속초시 50세 이상 취약계층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에 관한 조례안」으로 변경되어야 옳으며 아울러 시민들에게 불공정한 처사를 남기게 되는 사례로 남는다.

정인교 의원의 발의에서 취약계층의 ‘취약’ 개념은 곧 ‘빈곤’을 뜻함이겠다. 대다수의 사회에서 빈곤의 상태는 존재해 왔다. 사회학자들은 절대적 빈곤과 상대적 빈곤이라는 두 가지 기본 개념을 인식하고 있다. 절대적 빈곤은 물질적 최저생활수준, 즉 웬만한 수준의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기본 조건이라는 생각에 기초한다. 충분한 식량(provisions), 주거(dwelling), 의복(clothing)이 결여된 사람들은 절대적 빈곤 상태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절대적 빈곤의 보편적 기준이 존재한다는 생각에는 논란의 소지가 들어있는데, 이는 욕구를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문화별로 상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속초시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여기에 해당될( 혹은 해당되지 않을)까. 이에 대한 정인교 의원의 사유가 우선되어야 마땅하다.

사회학자 대부분이 상대적 빈곤이라는 대안적 개념을 사용한다. 그래서 빈곤을 사회의 전반적 생활 조건과 관련짓는다. 이 개념을 선택하는 주된 이유는 빈곤이 문화적으로 정의되는 것이며 보편적 기준으로 측정할 수 없다는 생각이 널리 수용되었다는 점에 있다. 한 사회에서 필수적이라고 여겨지는 것이 다른 사회에서는 사치로 여겨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정인교 의원의 사유 역시 필수다.

빈곤에 대한 설명은 사회 내의 개인(‘피해자에 대한 비난’) 또는 집단(‘시스템에 대한 비난’) 중 하나에 초점을 맞춘다.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생각은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빈곤한 상황은 가난한 개인 자신의 책임이라는 점을 함의(metaphor)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사회는 발전을 위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며 누군가 만약 성공하지 못한다면 이는 그 기회를 활용하지 못한 자신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청년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속초시는 어쩌면 절망의 지역일 수 있다. 정인교 의원에게 이에 대한 해결책의 제시가 이루어져야 마땅하다.

빈곤 개념의 지속적 사용을 두고 다양한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절대적 빈곤 개념에 대한 문화적 비판을 받아들이면 상대적 빈곤 개념만 남게 된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이를 사회불평등의 대안적 기술(description) 이상은 아니며 이해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 사회의 발전에 따른 풍요와 더불어 빈곤의 기준이 바뀌면, 극심한 박탈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경각심을 높인다는 빈곤 개념의 원래 목표가 사라져 버린다. 근대적 삶의 기술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복지 혜택을 받는 가족이 정말로 빈곤 상태에 있는 것으로 규정될 수 있을까?

소비문화가 인간의 삶의 거의 모든 측면으로 파급되는 방식을 보여 주는 사례는 산업화된 국가들에서 인기를 끌었던 마음 챙김(mindfulness) 실천이다. 따라서 정인교 의원의 언급은 다소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일종의 소비주의적 발의다. 소비주의는 원츠(wants)를 ‘니즈(needs)’로 전환시키고 사람들에게 니즈를 인식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독려함으로써 ‘작동’한다. 니즈는 ‘필요한 것’ 또는 ‘필수적인 것’이라는 의미를 갖는 반면, 원츠는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원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즉 니즈가 기능적 필요의 측면이라면 원츠는 심리적 욕망의 측면이다.

문제는 니즈와 원츠의 융합은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으며 소비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한 점에 존재한다. 실제적 니즈 충족 가능성을 보장하려면 오히려 원츠를 니즈로부터 분리하고 원츠를 축소해(curtailment) 나가야 한다. 문제는 ‘니즈’를 정의하려는 모든 시도가 허둥대고(fluster) 있다는 점이다. 니즈는 문화마다 특수하며(specific), 따라서 뚜렷한 구분을 위한 확고한 기준에 대한 의견의 일치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것에 대해 정인교 의원은 속초시의회에서 어떠한 합의를 도출시키려고 노력한 적 있는가?

일부 사회학자들은 빈곤 개념 대신 사회적 배제(social exclusion)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이 용어는 빈곤한 사람들의 특정 시민권을 거부하는 과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빈곤을 측정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박탈지수는 자연적으로 선택된 일군의 항목에 대한 파악에 기초한다. 어떤 항목이 필수적이거나 실제 니즈이며 또 어떤 것이 단지 원츠인지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일부 범주, 이를테면 따뜻한 아침 식사 또는 집을 떠나 야외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휴가 같은 것들이 빈곤에 비해 선택 및 우선순위와 더 많이 관련돼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선택성은 속초시자치단체에게 있어 실제적인 절대적 빈곤이 아닌 다른 것에도 주목하는 계기로 작동될 수 있다.

사진 : 2023.7.12일자 정인교 의원 페북 (2)
사진 : 2023.7.12일자 정인교 의원 페북 (2)

 

결국 정인교 의원의 ‘속초시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에 관한 조례안’ 발의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이병선 자치단체장 후보의 20만원 선거공약과 다를 바 없다. 단지, 적용 대상 범위의 제약(limitation)과 함께 취약(flimsiness) 혹은 빈곤(poverty)으로 치장(pretense)된 것에 불과하다. 그저(mere) 현재 발생된 하나의 권력 작용이라 하겠다.

주지하다시피 막스 베버(Max Weber)에 따르면, 권력은 “한 개인 또는 여러 명의 개인이 통솔 행위를 할 때 타인의 저항이 있더라도 자신의 의지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로 정의될 수 있다. 많은 사회학자들은 베버를 따라 권력의 유형을 강제적인 것과 정당성에 기초한 권위를 가진 것으로 구분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인교 의원의 발화 행위에 대한 적절성 판단 여부는 시민들 각자의 몫이다.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식 2023-07-16 07:15:47 (59.30.***.***)
기사를 쓸 것이었다면 자료 공개만 했겠지.
글쓰는 로보트도 아니고.
포스팅 관점을 어디에 두었는지 파악하고 덤비든가.
천민적 사고를 부르는 자치단체의 행태를 보고만 있을까.
철학적/사회학적 비교에 따른 상이한 내용을 행정용어로 따지는 건 지나치게 단순한 발상이지.
취약계층 2023-07-16 06:51:51 (223.39.***.***)
예산문제로 취약계층을 먼저 접종하겠가는데 50이상만.대상포진 걸리냐구? 참 보는 관점도 삐딱한게 ㅉㅉ
시민 2023-07-16 06:47:54 (223.39.***.***)
ㅉㅉㅉ 이걸 기사라고...
소설가 2023-07-16 06:47:05 (223.39.***.***)
와 소설가가 소설을 썻네.. 취약계층이라는 행정용어도 몰라 ㅋㅋ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797-3464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 인신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