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 임기 26일 남기고 사의
김창룡 경찰청장, 임기 26일 남기고 사의
  • 박준재 기자
    박준재 기자
  • 승인 2022.06.2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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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문란' 질책에 책임지기냐? 아니면 행안부 통제안에 대한 항명이냐?

김창룡(58) 경찰청장이 임기를 26일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다.

김 청장의 사의 표명은 행정안전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경찰 통제 권고안에 대한 조직 내부 반발, 치안감 인사 번복을 둘러싼 윤석열 대통령의 '국기문란' 질책 등에 책임을 진다는 차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청장은 이날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입장문을 발표하며 "현시점에서 제가 사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행안부의 경찰 통제안과 관련해서는 "경찰제도의 근간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그간 경찰은 그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고려해 폭넓은 의견 수렴과 심도 깊은 검토 및 논의가 필요함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고 기존의 우려 섞인 입장을 반복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2020년 7월 제22대 경찰청장으로 임명된 김 청장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조직 안팎으로 압력을 받는 모양새가 됐다.

법조인 출신 이상민 행안부 장관 지시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응하는 경찰 통제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문위가 발족한 게 신호탄이 됐다.

이달 21일 자문위가 행안부 내 경찰 관리 조직 신설을 골자로 한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김 청장은 조직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김 청장은 내부 회의에서 "자문위 주장은 경찰법 정신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행안부를 직격하고, 공식 입장문에서도 법치주의 훼손이 우려된다며 범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같은 날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가 벌어지고, 윤 대통령이 "국기문란"이라고까지 질책한 데 더해 행안부에서도 '경찰 책임론'으로 사실상 결론 내리면서 더 코너에 몰렸다.

김 청장은 지난 주말 이상민 장관과 1시간 반 가까이 통화하면서 경찰청 입장을 설명했으나 이 장관이 경찰 통제안 관련한 브리핑을 강행할 것으로 보이자 사의 표명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청장은 이날 퇴근길 기자들에게 "경찰청 입장을 말씀드렸고 신중한 검토와 폭넓은 여론수렴 등의 과정을 거쳐서 (자문위 권고안을 실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장관님은 장관님의 의견을 또 말씀하셨다, 그게 다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이 김 청장의사표 수리를 보류하기로 한 가운데 김 청장이 사의 발표 직후 휴가를 내 다음 주 중반까지 연차를 쓸 것으로 전해지면서 당분간 경찰청은 사실상 윤희근 차장 직무대행 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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