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철의 유통칼럼(77) TEMU④ 미국에서 성공한 것은 de minimis 때문이다?
권순철의 유통칼럼(77) TEMU④ 미국에서 성공한 것은 de minimis 때문이다?
  • 권순철 칼럼니스트
    권순철 칼럼니스트
  • 승인 2024.04.15 1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테무(TEMU)가 미국에서 성공한 핵심 요인이 100년 된 무역규칙인 de minimis(최소값) 때문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드 미니미스(de minimis)라고 불리는 허점은 미국 관광객들이 해외 여행에서 돌아올 때 소액 구매에 대하여 세관에 신고하는 번거로움 없이 기념품을 집으로 가져올 수 있도록 1938년에 만들어졌다. 2016년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지자 국회의원들은 세관원의 업무량을 줄이기 위해 면제 패키지(소포) 한도를 200달러에서 800달러로 높였다.

최소 한도가 200달러에서 800달러로 인상되자 Temu와 Shein은 수천만 명의 미국 소비자를 유혹했고, 미국으로 들어오는 패키지(소포)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중국 공산당 하원 특별위원회의 임시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최소 가치 면제에 따라 10억 개의 패키지(소포)가 미국으로 들어왔고,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소형 화물의 30%가 Temu와 Shein에서 주문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가 드 미니미스(de minimis)라고 불리는 관세법의 허점 때문이라는 표현은 4달러짜리 티셔츠, 10달러짜리 헤어드라이어 등을 판매하고, 평균 주문금액이 71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조금은 과장된 듯하다.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테무(TEMU)가 미국에서 성공한 핵심 요인이 관세(Tax)가 아니라면 상품을 배송하는 배송비의 문제가 아닐까?

테무가 대한민국 내 배송을 위해 한진, 우체국, 롯데글로벌로지스, CJ대한통운 등 여러 업체에 위탁하여 배송하듯 미국에서도 국제우편, UPS, Fedex 등을 여러 업체에 위탁하여 소비자에게 상품을 배송한다. 그 중에서 국제우편을 이용하여 배송되는 경우를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국제우편을 이용하는 테무의 배송은 만국우편연합(UPU)의 국제간 배송 요금 체계의 적용을 받는다. UPU의 국제간 배송 요금 체계는 소형, 일반, 항공, EMS 등 우편물의 종류에 따라, 우편물의 중량에 따라, 발송국과 도착국의 거리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고, 도착국의 우체국이 우편물을 처리하는데 드는 터미널 비용이 추가된다.

UPU는 각 국가가 우편물 배달을 위해 다른 국가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터미널 요금)에 대한 규칙을 설정하는데, 터미널 수수료는 국경을 넘어 우편물을 처리, 운송 및 배달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실제 배송 비용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개발 수준 및 우편 성과에 따라 국가를 4개 그룹으로 나누는 분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UPU는 가난한 개발도상국에 낮은 터미널 수수료를 할당하는 반면, 부유한 선진국은 더 높은 터미널 수수료를 지불한다. 이는 개발도상국의 우편 부문이 성장하고 서비스를 개선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UPU는 중국을 여전히 "과도기적" 국가로 간주하는데, 이는 중국이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 우편물을 보낼 때 더 낮은 요금을 누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요금체계를 적용하여 2018년 미국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미국 기업 또는 제조업체는 Priority Mail Retail 요율을 사용하여 LA에서 뉴욕으로 1파운드 패키지를 배송하는 데 7~9달러를 지불하는 반면, 터미널 수수료 시스템에 따라 USPS(US Postal Service)는 중국에서 출발하여 동일한 경로로 이동하는 유사한 패키지에 대해 약 2.50달러만 받는다. 특히, 저가 품목의 경우 이 정도의 배송비 차이는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이러한 격차로 인해 미국의 중소기업과 제조업체를 심각한 경쟁적 불이익에 노출되고, 전자상거래 시장에 엄청난 왜곡이 발생한다며, 2018년 10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UPU가 체납금 시스템을 개혁하고 미국이 다른 나라로부터 들어오는 우편물에 대해 자체 요금을 설정하도록 허용하지 않는 한 UPU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9년 9월 UPU는 제네바에서 임시 회의를 열었고, 그 회원들은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2020년 7월부터 수신 메일에 대한 요금을 자체적으로 선언할 수 있도록 하는 절충안을 승인했다. 이로 인해 미국의 탈퇴는 막았고, USPS는 경쟁국보다 빠르게 요금을 인상할 수 있어 배송비 격차를 매년 조금씩 줄일 수 있게 되었다.

테무(TEMU)가 전적으로 국제우편에 의존하여 소비자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서 초기 성공의 핵심 요인 중에는 관세(Tax)보다 만국우편연합(UPU)의 국제간 배송 요금 체계에 더 크게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권순철 칼럼니스트

 

후원하기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797-3464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 인신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