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또 하나의 큰 별이 스러졌다. 군부독재가 절정을 치닫던 1970년대, 담시 '5적'을 발표하며 횃불을 높이 든 청년 김지하가 우리 곁을 떠났다.
그의 영혼은 자유 그 자체였고, 그의 가슴은 펄펄 끓는 용광로 그 자체였다. 엄혹한 군부독재에도 두려움 없이 맞섰지만, 면돗날 같은 야멸찬 이념독재에도 바위처럼 두꺼운 힘으로 압도해나갔다.
소위 운동권 경력을 밑천으로 권력을 잡고 부패와
타락의 길을 걷던 세력을 향해 뼈를 때리는 비판을 쏟아낸 지식인이 그 말고 누가 있었던가!
시대의 어둠을 헤치고 자유의 길을 찾아 분투하던 김지하, 우리 민족의 테두리를 뛰어넘어 인류 앞에 생명의 기치를 제시하던 영원한 청년이 가쁜 숨을 거두었다. 편히 잠드시라, 그대는 꺼지지 않는 불꽃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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