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페루 대통령…탄핵 파도 넘자마자 '퇴진 요구' 시위
위기의 페루 대통령…탄핵 파도 넘자마자 '퇴진 요구' 시위
  • 김현주
    김현주
  • 승인 2022.04.11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임 9개월이 채 안 된 페드로 카스티요(52) 페루 대통령이 연이은 위기로 허덕이고 있다.

페루 수도 리마와 트루히요 등에선 지난 9일(현지시간) 카스티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펼쳐졌다고 EFE통신 등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페루 국기 색인 흰색과 빨간색의 옷을 입고 "부패한 카스티요는 물러나라" "카스티요 퇴진" 등을 구호를 외치며 비교적 평화롭게 도심 거리를 행진했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대통령과 대립하는 국회에 대한 반대 구호도 함께 나왔다고 EFE통신은 전했다.

이번 시위는 최근 전 세계적인 물가 급등으로 페루의 민심이 악화한 상황에서 나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연료와 비료, 식품 가격 등이 급등하자 트럭 기사와 농민들이 지난달 말부터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속에 최소 6명의 사망자도 나왔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질서를 되찾겠다며 지난 5일 리마와 카야오에 전격적으로 통행금지령을 내렸고, 느닷없는 통금령에 시민의 분노가 더욱 커졌다.

야당의 공세와 시민의 반발 속에 통금령은 예정보다 일찍 해제됐으나, 5일 리마에서 나오기 시작한 대통령 퇴진 요구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았다.

대선에서 박빙으로 승리해 지난해 7월 취임한 시골 교사 출신의 카스티요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순탄치 않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

내각 인선 때마다 논란이 불거져 9개월 새 총리가 네 번이나 바뀌었다.

지난 2월 취임한 아니발 토레스 총리는 지난 7일 아돌프 히틀러를 치켜세우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며 최근의 정치 혼란에 더욱 불을 붙였다.

그는 각료회의에서 "히틀러가 이탈리아 북부를 방문해 무솔리니가 보여준 고속도로를 본 후 독일로 돌아가 고속도로와 공항을 많이 건설했다. 그는 독일을 세계 경제 대국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 이후 페루 주재 독일·이스라엘 대사관이 곧바로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전 총리와 장관들도 부패와 가정폭력 의혹 등으로 줄줄이 낙마하면서 카스티요 정권의 지지율은 임기 초반임에도 바닥 수준이다.

최근 조사에서 카스티요 대통령 지지율은 20% 아래로까지 떨어졌다.

대통령 자신과 측근에 대한 연이은 부패 의혹 속에 카스티요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말과 지난달 두 차례나 국회에서 탄핵 위기를 맞기도 했다.

두 번 모두 부결되긴 했으나 첫 번째보다 두 번째에 탄핵에 동조하는 의원들이 더 많았다.

페루 국회는 지난 8일엔 카스티요 대통령에 대한 사퇴 요구안을 찬성 61표, 반대 43표, 기권 1표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사퇴 요구안은 구속력은 없는 상징적인 조치이긴 하지만, 두 번의 탄핵 위기를 넘기자마자 시위 사태까지 맞은 카스티요 대통령으로서는 남은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더욱 불투명해졌다.

정치권의 고질적인 부패와 이로 인한 국민의 불신 속에 지난 몇 년간 대통령 중도 낙마가 반복된 페루의 혼란도 더 이어지게 됐다.

후원하기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797-3464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 인신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