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마산회원1동 11통 주민들 "김명순 통장님 감사합니더~~"
창원시 마산회원1동 11통 주민들 "김명순 통장님 감사합니더~~"
  • 김 욱 기자
    김 욱 기자
  • 승인 2024.05.0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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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고양이 중성화 봉사로 야간 발정 소음 거의 소멸 및 개체수 조정 효과
주부민방위 대장 맡아 어버이날 독거어르신 꽃 선물에 고독사 예방 '분주'

 

시골 도시 할 것 없이 떼거지로 몰려 다니는 길 고양이의 폐해로 주민들이 골 머리를 앓고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발정기 때의 신경질 유발 소음에다 툭 하면 새끼를 낳아 몰고 다니며 놀이터나 집과 가게 앞, 골목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싸재끼는 똥과 오줌, 쓰레기 봉투 수거지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통에 주민들은 진절머리가 난다는 입장이다.

마산 회원 1동은 주택으로 형성된 구 도심 지역으로 주민들의 불편은 타 지역보다 서너배는 더했다. 그런데 지난 해 말부터 길고양이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는 가 하면  한 밤중 잠을 설치게 하는 발정 소음 역시 거의 사라졌다.  

회원1동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창원시 마산회원1동 김명순 통장이 설치한 포획틀에 길고양이 한 마리가 갖혀 있는 모습(좌). 김 통장이 주부민방위대원들과 함께 어버이날을 맞아 관내 독거 어르신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고 있다. / 김 욱기자
창원시 마산회원1동 김명순 통장이 설치한 포획틀에 길고양이 한 마리가 갖혀 있는 모습(좌). 김 통장이 주부민방위대원들과 함께 어버이날을 맞아 관내 독거 어르신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고 있다. / 김 욱기자

지난 3일 오후 5시 경, 길고양들의 사교장(?)으로 변신한 마산 회원1동 놀이터.  시커먼 천에 쌓인 직사각형의 물체를 들고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한 중년 여성이 운동을 하고 있던 기자의 눈에 들어왔다. 이 여성은 조경수가 우거진 으슥한 곳에 정체불명의 물체를 놓고 사라졌다. 여성이 놓고 간 사각물체는 '길고양이 포획틀' 이었다. 그날 밤, 길고양이 한 마리가 포획됐고, 그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을 받고 다시 방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그 누구도 몰랐던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 봉사를 해오고 있던 이 중년 여성은 마산 회원1동 김명순 통장(11통. 60세)이었다.

어버이 날인 8일 이른 아침 8시, 주부민방위대장 신분으로 관내 독거 어르신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기 봉사 활동을 하고 있던 김 통장을 만났다.

"고양이도 새끼를 낳지 않으면 행복하게 살수 있으며, 개체수 증가에 따른 주민들의 불편함도 덜어 줄수 있겠다는 생각에 작년 창원시의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에 응모해 선정되어 지금까지 25마리를 중성화 시켰습니다"

김 통장의 중성화 봉사는 아무런 댓가도 없었다. 그저 통장으로서 주부민방위대장으로서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 주민을 위한 '초아의 봉사' 활동을 해왔던 것이다. 중성화 사업은 길 고양이들을 해치거나 학대하지 않고 개체수만 줄여 나가는 현재 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안으로 김영순 통장 한 사람의 희생으로 수 천명의 주민들이 편안한 생활을 영위하게 된 것이다.

김 통장은 오늘도 저녁 무렵이면 15~20kg 무게의 포획틀을 들고 길고양이가 자주 출몰하는 구역을 찾아 설치하고, 다음날 아침이면 포획된 길고양이의 무게가 더해진 틀을 집으로 가져와 처리업체에 연락하는  '아무도 알아 주지 않는, 알리고 싶지도 않은' 봉사활동을 묵묵히 할 것이다.

한 사람의 희생과 헌신으로 수 천명의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 통장의 '나섬 없는' 봉사활동은 그래서 값진 것이고 '우리 동네 영웅'으로 기억되고 극찬 받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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