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위험노출 상당…리스크 현실화 우려"
"부동산 위험노출 상당…리스크 현실화 우려"
  • 전성철 기자
    전성철 기자
  • 승인 2023.11.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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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여력 축적해온 한국 기업, 신용도 강화 가능…건설업은 신용 하향 압력"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2일 국내 은행들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상당하다며 부동산 경기에 따라 '테일 리스크(tail risk·발생 확률은 낮지만 발생하면 손실이 매우 큰 위험)'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손정민 무디스 연구원은 이날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가 공동 주최한 미디어 브리핑에서 "내년 한국 은행들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다소 약화하지만 영업환경, 자본적정성, 조달 및 유동성, 정부 지원 등은 안정적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손 연구원은 "내년에는 지표적으로 은행들의 자산건전성 약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는 올해 초부터 무디스가 보아왔던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중심의 개인 신용대출,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 상향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연구원은 "급격한 자산건전성 지표 악화를 예상하고 있지는 않지만 은행들의 부동산 익스포저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테일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면서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건설업 대출을 합산해 부동산 익스포저를 산출할 경우 전체 은행 대출의 40% 중반 정도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낮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나 정부의 강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고려할 때 직접적인 리스크 수준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부동산 경기 약세가 장기화한다거나 지금의 (주택가격)회복세가 반전되는 경우에는 테일 리스크의 현실화 우려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주택 가격과 관련해선 "지난 2004년이나 2009년의 주택 가격 하락기와는 달리 현재는 금리 상승기에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지난 주택가격 하락기에는 금리 인하를 통해 주택 시장의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었다면, 현재 금리 상승기에서는 그러한 옵션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좀 더 크다"고 덧붙였다.

션 황(Sean Hwang) 무디스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이 수년간 재무적인 버퍼(완충장치)를 축적해온만큼 신용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무디스가 평가하는 회사들은 투자등급 위주 회사들이기 때문에 유동성 위기와는 거리가 멀고 펀딩에도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이러한 전망에 위협이 되는 요소들은 산업별로 수급이 예상외로 약화하거나 원화 절상이 생각보다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경우 수출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황 연구원은 업종별로 내년 수익성 전망치를 제시하면서 자동차업의 경우 올해보다 소폭 약화하지만, 최근 2∼3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를 비롯한 테크놀로지 섹터의 경우에는 업황이 개선되면서 올해보다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황 연구원은 "대부분의 회사가 내년 차입금 확대를 억제하거나, 과거 증대한 생산능력을 통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조정 차입금 비율을 등급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대부분의 회사는 차입금을 크게 늘리지 않거나 일부의 경우에는 약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디스의 평가 대상 민간 기업의 약 절반이 부채의 40% 이상을 현금으로 충당하고 있어 상당한 재무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2016년 대비 최근 2∼3년간 기업들의 현금 시세가 상당히 늘어났다고 짚었다.

황 연구원은 "(현금이) 투자 소요와 펀딩,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 대응에 버퍼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금융비용 경감을 위해서 차입금 감축을 할 수 있는 재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건 한국신용평가 총괄본부장은 내년 건설,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3개 업종의 산업 전망이 비우호적이고, 신용등급 전망 또한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특히 건설업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리스크로 인해 내년 최대 이슈 업종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고 금리 상승, 공사 원가 상승 등으로 PF 사업성도 저하되면서 이제 우발 채무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크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담보 여력과 자본시장 접근성이 떨어져 유동성 대응 부담이 확대되는 상황이 계속될 경우에는 건설업에 대한 금융권의 심리가 위축되면서 위기가 상위 건설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며 "건설업종 내 신용 하향 압력은 여전히 높고 유동성이 약화한 건설사를 대상으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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